촌로(村老)들 “협상은 없다. 죽기 아니면 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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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로(村老)들 “협상은 없다. 죽기 아니면 살기다”
  • 이백상 기자
  • 승인 2007.04.29 15:48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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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묻히고 싶다. 마지막 남은 소원이라네….” 
“어떤 조건을 제시해도 도저히 땅을 내줄 수 없다” 

국방부의 특전사 이전계획이 평생 자식 같은 땅을 부쳐 먹고 살아왔던 촌로(村老)들의 삶의 터전과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

29일 오후 2시 원적산 아랫자락에 아담한 터를 이루고 있는 신둔면 장동리. 이 마을에 사는 김동원(57·농업)씨가 쟁기질이 끝난 논에 비료를 뿌리고 있다. 논둑에는 김씨의 부친 김세연(83)씨와 모친 이필섭(82)씨가 나란히 앉아 아들의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이들은 삶의 터전을 언제 잃을지 모를 착잡한 심경으로 손수 아들을 따라 나섰던 것이다. 김 할아버지는 “이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 왔다”며“여기를 떠나느니 차라리 죽는게 낫다. (군부대 이전을)목숨 걸고 막아 내겠다”고 말했다.

비록 수백년간 대대손손 이어져 온 터전은 아니지만 75년 전 김 할아버지의 부친이 이곳에다 터를 잡고 지은 집을 물려받아 아들과 손자 등 삼대가 지금까지 살아온 김세연 할아버지에게 ‘군부대 이전’이란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식이다.

김씨와 같은 사정에 처한 이 일대 이웃 주민들 또한 갑자기 날아든 군부대 이전소식에 조상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생명 같은 삶의 터전을 잃게 됐다며 식음을 전폐하고 있다.

국방부는 원적산 일대 100여만 평 부지에 특전사 등을 이전할 계획으로 내년 8월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결같이 고령의 촌로들이 세대주가 많다. 이들은 국방부의 계획에 맞서 싸울 힘도 없다. 안타깝게도 방송을 통해 지켜본 평택 대추리 시위 현장이 남의 얘기가 아닌 현실이 된 것이다.

또 다른 주민 김모씨는 “이 나이 먹고 이제 어디로 가는 말이오. 태어나 단 한번도 고향을 떠나본 적이 없는데… 보상이니 뭐니 돈도 필요 없으니 그냥 살수만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주민들은 국방부가 어떠한 조건을 제시해도 도저히 땅을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정이 딱한 주민들도 많다.

특히 칠순이 넘은 일부 주민들은 평생 자신의 땅 한 평 없이 남의 땅을 임대해 농사를 지어 겨우겨우 생활해온 터인지라, 이주할 터를 장만 하기는 커녕 전세방 한 칸 마련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 끝에 이들은 ‘부대이전 적극 반대’라는 최종 답을 냈다. “어차피 고향을 지키지 못할 바엔 끝까지 싸우다 죽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국방부 정책은 번복하기가 힘들 것이라는 얘길 들었지만 주민이나 관(이천시)에 이렇다 할 얘기(협의)도 없이 막무가내로 군부대를 옮기려 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매우 어렵네.” 국방부와 촌로들 간 피할 수 없는 설전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산 좋고 물 좋은 전형적인 시골 마을에 불어 닥친 군부대 이전 소식은 이들 촌로들의 마지막 남은 소원마저 앗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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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하다 2007-05-06 15:09:40
수십조땅투기해서 이천에다가는 고작몇천억풀어서 이천경제보탬준다구 ...
제발와달라고하는데가서 군부대만들어요 안된다고하는데서 몰상식하게 밀어부치지말구요

이천사랑 2007-05-06 15:03:27
들어온다면이천에 좋아질건거의없다. <도지리>와 <장동리 도암리 지석리>이런구도라면 경사리조읍리 점촌등 군부대로수용가능하다3년안에 성남에있는항공부대도 들어올것이고 모든계발계획에 차질이있음이충분하다 군사도시 이천이되는거 상상도하기싫다 ..
이천시민여러분 멀리보고 살기좋은도시로만들어가십시다

신둔사랑 2007-04-30 17:03:59
어르신들 걱정하지마세요. 군부대 안들어올거에요.
조병돈 이천시장님이 지키고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