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평생학습사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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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평생학습사의 눈물
  • 이백상 기자
  • 승인 2007.03.10 11:58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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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임 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어느 평생학습사의 눈물.

얼마 전의 일이다. 이천시가 평생학습 대상을 수상하고 이천시장이 평생학습도시 협의회장으로 선출됐다. 이같은 경사가 겹치자 이천시와 시민들은 평생학습도시로서의 위상을 제고하는 한편 짧은 기간 준비를 통해 얻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며 축제 분위기에 들떠 있었다.

이천이 배움에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좋은 이미지가 전국에 울려 퍼졌던 것이다. 하지만 그 뒤로는 사정이 많이 달랐다.

일선에서 노력했던 한 평생학습사는 “일하기 정말 힘들다”며 젊은이답지 않게 긴 한숨을 내쉬었다. 한마디로 “비전이 없어 일할 맛이 안 난다”는 것이다.

신바람 나게 일해보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이라는 표현으로 보였다. 무엇이 이 젊은 평생학습사의 어깨를 짓누르고 자신이 꿈꿔오던 소중한 희망을 포기하도록 만들었을까.

또 다른 평생학습사의 쇼킹한 말이다. “알고 들어왔지만 이렇게까지 서러움 받을 줄은 몰랐어요?” 무슨 뜻인지 금방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비전임 계약직의 한계와 설움을 겪고 있다는 뜻이다.

야무진 각오로 채용에 임했고,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일한 그들이다. 하지만 1년여 간의 근무기간을 통해 얻은 것이라고는 비전임 계약직의 설움과 ‘자신감 소멸 뿐’이라고 넋두리한다.

연봉 1600만원에서 의료보험 등을 떼고 나면 한달 평균 124만원을 받는다. 오전 9시~오후 6시까지 근무하며 야근은 물론 휴일근무도 수두룩하다. 그런데 시간외 수당은 고사하고 퇴직금조차도 없다. 더 큰 문제는 비전이 없다는 것이다.

성과 위주의 일도 진저리난다. 물론 수치상으로 나오는 결과가 중요하기는 하나 이들이 요즘 느끼는 불만의 본질은 ‘주민들을 위한 주민자치센터’가 아니라 ‘보여주기 위한 성과위주의 운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한다.

그저 생소하기만 했던 평생학습이 짧은 기간 놀라운 발전을 이뤄냈다. 이는 평생학습사들의 역할이 매우 컸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들의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순항 할 수 있는 세심한 사회적 배려가 매우 절실한 시점이다.

서럽고 고달픈 일에 견디지 못한 평생학습사들이 하나둘 떠나게 될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작은 배려가 인색해 사표를 내 던지고 나가는 일은 없어야겠다. 지금 그들에게 필요한 건 일한 만큼의 보수와 일 할 수 있는 직장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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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2007-03-19 00:16:49
평생학습사분들에게도 있는 모양입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행복맘 2007-03-16 16:07:16
정말 몰랐어요. 너무 열심히 일하는 평생교육선생님들이 이런 어려움에 힘겨워 하는지...
아이와 함께 주민자치센터에서 운영하는 저렴하지만 질 높은 다양한 강의를 접할 수 있어 너무 좋았는데...그래서 다른곳에 사는 친구들에게 자랑도 많이하고 그 친구들도 부러워 했었는데... 평생학습도시로서 우뚝선 이천이 그 일에 최선을 다하는 평생교육선생님에게도 잘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평생교육사 선생님 화이팅*^^*

교육은 미래 2007-03-16 14:26:46
이천의 또한가지 허와 실을 보는것 같아 착찹하네요.

이런 환경속에서도 평생교육을 위해 애쓰시는

평생학습사님들 정말 대단합니다. 힘내십시요..

이천시민 2007-03-16 14:23:49
주민자치센터를 다니고 있는 두 아이의 엄마 입니다.
이곳에 나와서 다른 수강생 어머니도 사귀고,
이제 막 배우는 재미를 느꼈고,
친절하게 나의 개인 상담까지도 해주는 교육사님이 너무 고마웠는데...

속으로 이렇게 아픈맘이 있었는지 몰랐습니다.
제발 떠나지 말고 우리가 계속 배울 수 있도록 해 주세요.

주민자치위원 2007-03-16 14:15:26
저도 현재 주민자치위원의 한 사람으로 있는 사람입니다. 옆에서 우리면에 있는 평생교육사가 힘들하고, 또한 마을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에 맞는 처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기사가 난 이상 그들을 위한 처우의 개선을 위해 14개읍면동의 주민자치위원회에서도 적극적으로 평생교육사들을 지지를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