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의 일이다. 이천시가 평생학습 대상을 수상하고 이천시장이 평생학습도시 협의회장으로 선출됐다. 이같은 경사가 겹치자 이천시와 시민들은 평생학습도시로서의 위상을 제고하는 한편 짧은 기간 준비를 통해 얻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며 축제 분위기에 들떠 있었다.
이천이 배움에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좋은 이미지가 전국에 울려 퍼졌던 것이다. 하지만 그 뒤로는 사정이 많이 달랐다.
일선에서 노력했던 한 평생학습사는 “일하기 정말 힘들다”며 젊은이답지 않게 긴 한숨을 내쉬었다. 한마디로 “비전이 없어 일할 맛이 안 난다”는 것이다.
신바람 나게 일해보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이라는 표현으로 보였다. 무엇이 이 젊은 평생학습사의 어깨를 짓누르고 자신이 꿈꿔오던 소중한 희망을 포기하도록 만들었을까.
또 다른 평생학습사의 쇼킹한 말이다. “알고 들어왔지만 이렇게까지 서러움 받을 줄은 몰랐어요?” 무슨 뜻인지 금방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비전임 계약직의 한계와 설움을 겪고 있다는 뜻이다.
야무진 각오로 채용에 임했고,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일한 그들이다. 하지만 1년여 간의 근무기간을 통해 얻은 것이라고는 비전임 계약직의 설움과 ‘자신감 소멸 뿐’이라고 넋두리한다.
연봉 1600만원에서 의료보험 등을 떼고 나면 한달 평균 124만원을 받는다. 오전 9시~오후 6시까지 근무하며 야근은 물론 휴일근무도 수두룩하다. 그런데 시간외 수당은 고사하고 퇴직금조차도 없다. 더 큰 문제는 비전이 없다는 것이다.
성과 위주의 일도 진저리난다. 물론 수치상으로 나오는 결과가 중요하기는 하나 이들이 요즘 느끼는 불만의 본질은 ‘주민들을 위한 주민자치센터’가 아니라 ‘보여주기 위한 성과위주의 운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한다.
그저 생소하기만 했던 평생학습이 짧은 기간 놀라운 발전을 이뤄냈다. 이는 평생학습사들의 역할이 매우 컸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들의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순항 할 수 있는 세심한 사회적 배려가 매우 절실한 시점이다.
서럽고 고달픈 일에 견디지 못한 평생학습사들이 하나둘 떠나게 될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작은 배려가 인색해 사표를 내 던지고 나가는 일은 없어야겠다. 지금 그들에게 필요한 건 일한 만큼의 보수와 일 할 수 있는 직장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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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