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한 명분이 곧 희망’…“정치논리가 아닌 경제논리로 풀어라”
“하이닉스 문제로 이천은 지금 초상집 분위기나 다름없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습니다. 희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의 희망은 곧 분명한 명분이 있다는데서 기인합니다.”
‘분명한 명분이 곧 희망’이라고 강조하는 비대위 김태철 대변인. 범대위에서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면서 생겨난 자리가 바로 대변인자리다. 말 그대로 비대위의 주요 활동 사항과 이천시민의 입장을 기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바로 대변인의 역할이다.
자세히 말하자면 각종 집회 행사를 취재하는 기자를 지원하는 일에서부터 비대위 공동 대표, 사무국장 등 비대위 관계자들의 인터뷰 요청 처리 등 그야 말로 비대위 조직가운데 가장 야전(野戰)적이랄 수 있다.
광화문 상경집회가 있었던 지난달 23일 김 대변인의 역할은 참으로 컸다. 이천시민의 상경집회의 목적을 모든 언론을 통해 정부는 물론 전국에 알리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일 집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에서는 어지간해선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기 때문.
그런데 그는 그 자리에서 이천시의 입장을 충분히 알리는 대변인의 본분을 다했다. 모든 언론은 기다렸다는 듯이 김 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하이닉스 증설과 관련된 이천시민들의 입장’을 충분히 보도 했다.
이날 저녁 모든 방송사에서 광화문 상경집회를 다뤘고, 또 다음날에도 전국 언론을 비롯해 지방, 지역 등 모든 매스컴에서 광화문 집회가 보도 됐다. 집회 전반에 대해 능수능란하게 브리핑을 소화했던 것이다.
늘 ‘이천사랑’을 강조하고 있는 김 대변인은 이천 토박이 출신으로 향토협의회 회원이자 평범한 직장인이다. 그런 그가 대변인으로 발탁된 것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대변인 역할과 무관하지 않은데다 평소 남다른 지역사랑을 예찬해 왔기 때문이다.
비대위의 성격상 지나치게 경직돼서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너무 느슨해서는 언론의 주목을 받는데 실패하기 십상인 지라, 대변인의 역할을 무리 없이 해나갈 적임자로 낙점된 것이다.
그는 한 사석에서 “대변인 제의가 왔을 때 사실 고심했었다”고 털어 놨다. 불합리한 정부정책을 강하게 꼬집고, 분노에 찬 이천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하는 일이 그리 쉽지 많은 않았던 것이다.
대변인의 역할은 잘해야 본전이다. 하지만 그는 의기소침하거나 경색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밝고 활동적인 어투와 성실함이 담긴 브리핑으로 이천시민의 억울한 입장을 전국에 알리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터뷰 요청을 위한 기자들의 카메라 초점과 방송용 마이크가 그의 앞에 놓여 져 있을 때도 절대 당황하지 않았다. 군더더기 없는 분명한 명분을 가지고 조리 있게 설명하고 불합리한 정부 규제에 대해선 단호한 어투로 꼬집어 대변하는 등 기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데 손색이 없었다.
보도 자료를 만들기 위해 회의 자료를 꼼꼼히 챙기고 있는 김태철 대변인은 “그동안 삭발투쟁과 상경집회에 참여해 준 모든 시민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분명한 명분이 있는 만큼 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이 반드시 이뤄지도록 최대한 노력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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