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많은 이유로 ‘당선’ 나이 적은 죄로 ‘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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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많은 이유로 ‘당선’ 나이 적은 죄로 ‘낙선’
  • 양동민 기자
  • 승인 2008.07.10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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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어느 선거 보다 과열·혼탁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난리 법석’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한판 승부가 끝이 났다. 역대 어느 선거보다 더 치열한 접전 양상을 벌였다. 출사표를 던진 당사자들보다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더 난리를 친 선거였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4일 열린 이천시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가 바로 그것이다.최종 승자는 재선의 이현호 의원. 전반기 부의장을 지낸 이 의원은 이날 3차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각각 4표씩 동률을 이룬 오성주 의원을 나이차로 누르고 신임의장에 당선됐다.

9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의장에 당선된 이 의원을 지지한 동료 시의원은 김학인, 박순자, 성복용 의원으로 알려졌다. 또 나이 적은 이유로 아쉽게 낙선한 오 의원을 지지한 시의원은 전반기 의장을 지낸 김태일 의원과 김문자, 권영천 의원 등이며 결선투표에서 기권을 던진 시의원은 서재호 의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뒤늦게 출사표를 던졌던 서 의원은 1, 2차 투표에서 김문자 의원의 지지를 받아 각각 2표씩을 얻었으며 2차 투표가 끝난 뒤에는 정회를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무슨 이유로 정회를 신청했는지에 대해 지역정가는 의문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권영천 의원은 이날 시의원들의 만장일치로 부의장에 선출됐다. 또 김문자 의원은 의회운영위원장, 성복용 의원은 산업건설위원장, 3선의 김학인 의원은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자치위원장에 선출됐다.

위원장 선출 투표에선 김문자 의원이 각 상임위별로 고르게 한 표씩을 얻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위원장 투표 역시 의원들간 원만한 조율이 이뤄지지 않았거나 누군가 약속을 어겼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나라당 당심은 어디로 쏠렸을까. 우선 신임 의장으로 선출된 이현호 의원은 한나라당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당적을 갖고 있는 김학인, 성복용 의원의 전폭적인 지지로 당선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지역과 달리 이천 한나라당에선 이번 의장선거를 앞두고 의원총회나 의원들간의 깊이 있는 조율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당심이 오성주 의원에게 쏠렸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번선거에선 당심이 통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안양시의회의 경우는 의원총회를 통해 당 후보가 된 시의원이 낙선하고 같은당 소속의 다른 시의원이 당선돼 당론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당선된 그 시의원은 도당 징계윤리위원회(위원장 이범관)에 회부돼 조만간 징계수위가 결정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당심이 작용했던 오 의원이 아닌 이 의원의 의장당선으로 당 차원에서는 어떠한 입장을 취할지 지역정가의 이목이 집중된다.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난리 법석. 지역정가에서는 선거가 있기 한참 전부터 이번 선거는 단 한 표가 당락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 놓았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이 때문에 비교적 중립 입장을 밝혔던 시의원이나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던 시의원은 후보군들의 표적의 대상이 됐다.

이를 안 일부 후보는 표적이 된 시의원들과 친분이 두터운 주변지인들을 최대한 동원해 표 구애 공세를 펼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견디다 못한 모 시의원은 아예 핸드폰 전원을 꺼놓고 다니는가하면 또 다른 시의원은 조율을 통한 추대형식이 아니라면 투표장에서 기권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었다. 어찌됐건 민선4기 후반기 의장단 선거는 과열 혼탁선거를 치렀다는 시민들의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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