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 교체 설치, 처음부터 다시 논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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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교체 설치, 처음부터 다시 논의하라
  • 양동민 기자
  • 승인 2008.06.1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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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역사의 공공미술품, 공청회 한번 없이 철거 예정
용역사 디자인을 공무원과 단체장 투표만으로 졸속진행
이천시가 창전동 5거리 분수대를 새로 건립키로 하자 이천시의 일방적인 추진과정에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분수대 재건립 여부에 대한 주민여론수렴 과정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천시는 지난 5월 21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조병돈 시장을 비롯해 읍면동장과 60여명의 사회단체장이 자리한 가운데 분수대오거리 분수대설치(안) 용역설명회를 가진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용역사인 플러스파운틴(주) 측은 현황조사와 자료수집을 거쳐 상징조형물에 대한 디자인을 선정했다며 3개의 안을 설명한 뒤 그 가운데 하나를 선정해달라는 설문지를 돌렸다. 결국 ‘화합’이라는 작품명으로 제시된 제1안이 36표를 얻어 분수대 조형물로 확정됐으며 이천시는 도자도시 이천을 상징하는 새로운 명물의 탄생을 기대한다며 총 예산 5억원을 투입해 8월말까지 신규 분수대 설치를 완료키로 했다.그러나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지난 2004년 교통흐름에 지장을 준다는 용역결과에 따라 진행됐던 분수대 철거계획을 시민들의 반대로 무산시킨바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또한 시민들은 이천시가 의견수렴도 없이 분수대 전면 교체를 결정하고 용역을 발주하고 몇몇 사람만이 참가한 가운데 최종 디자인을 선정한 후 설치공사를 진행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시민들은 장마철이 낀 3개월 동안에 서둘러 공사를 마치려는 이천시의 태도에 불만을 표출하면서 추진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부발읍 신하리에 거주하는 김 모(53)씨는 “낡아서 못쓰게 된 건 수도배관이나 전기배선, 콘크리트 구조물이지 시민의 소중한 뜻이 결집되고 23년의 역사가 담긴 조형물(아동 군상) 자체는 아니지 않느냐”면서 공공예술 작품을 통째로 바꿔버리겠다는 식의 경박한 시 행정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실제로 이천시는 지난 1년동안 전국 지자체 가운데 비교적 최근에 건립된 분수대를 벤치마킹하면서 전면 교체를 둘러싼 시민들의 의견 수렴과정을 생략했다. 심지어 시는 2007년 6월 27일자로 분수대 정비와 관련해 시민들의 건립의지와 정성이 담긴 조각상을 보존해줄 것을 요청하는 JC측의 정식 공문을 받고도 이를 무시한 채 전면 교체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천JC 회장으로 분수대 조형물 건립을 주도했던 심재환 춘사영화제 조직위원장은 “분명히 공문을 통해 조각작품을 그대로 두는 정비를 요청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새로 건립을 추진하고, 조각은 설봉공원에 두니 어쩌니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며 원점에서 다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태일 시의장은 “이천의 상징적인 조형물로 이미 각인돼 있고, 앞으로도 오랫 동안 사랑 받을 수 있다면 굳이 새 조형물로 바꿀 필요가 없다”며 “절차상 시민 의견 수렴과정이 부족했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처음부터 다시 논의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시 담당자는 전문가와 일반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부분을 시인하면서도 “위원회를 구성해 추진할 경우 자칫 소수의 의지대로 진행될 우려가 있어 공개 입찰로 용역 발주를 했다”며 과정의 투명성을 강조했다.

한편 용역사는 이천시가 ‘샘솟는 이천’을 상징하는 현대적 감각의 조형분수대를 주문함에 따라 6개의 디자인 시안을 제시, 국장과 실과소장(4월 28일), 시의원(4월 30일)의 복수 추천을 받는 한편 시청 공무원들에게 인터넷으로 단수 추천을 받아 3개 안을 결정하고 5월 21일 용역설명회를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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