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왔던 ‘끼’를 신나는 두드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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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왔던 ‘끼’를 신나는 두드림으로…
  • 이석미 기자
  • 승인 2008.05.08 1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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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앓던 우울증도 난타로 한방에 싹~
신둔면 주민자치센터 난타팀 ‘신두타’
지난 6일 화요일 오후. 신둔주민자치센터에서는 ‘난타’ 3기생들의 연습이 한창이다. 학생들의 단기방학 때문인지, 연휴 후유증인지 오늘 출석률은 평소에 반도 안 된다. 그러나 바꿔 말하면 그야말로 난타 골수팬(?)들만 모인 자리. 이들 수강생들은 웬만해선 결석을 하는 일이 없다. 둥둥둥둥 둥둥둥둥~. 박자에 맞춰 북을 두드리고, 신명을 돋우는 추임새와 안무. 초급반이라지만 그 신명나는 울림은 가까이에서 듣는 것, 보는 것만으로도 속 시원한 후련함이 느껴진다.

한 차례 연습이 끝난 후 김민석 강사의 난데없는 한마디. “짜장면 시키신 분~” 이어 중국집 철가방까지 들고 온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냄비에 국자, 주전자, 주걱까지 들고 오는 수강생들. 이른바 ‘길놀이’를 위한 악기들이란다.

석유통을 두드리며 앞장 선 김 강사의 꽁무니로 기차놀이를 하듯 주방기구를 손에 든 수강생들이 뒤를 따르며 다시 한바탕 난타 연주가 시작된다. 역시 속이 후련해진다.

“난타의 매력이요? 한마디로 ‘발산’이죠. 나도 모르던 내 안의 모든 것을 꺼내놓는 기분이에요. 한 번의 수업으로 일주일이 즐거워져요.” 난타교실 3기를 이끌고 있는 김미정 단장은 밝아진 자신의 모습에 가족들이 더 좋아한다며 환한 미소를 짓는다.

또 다른 수강생 이봉례 씨는 심한 우울증으로 3년 동안이나 병원치료를 받아오다 우연한 기회에 접한 난타로 이젠 우울증의 흔적조차 없이 말끔히 치료됐다고 한다.

“잠도 못 잘 정도로 (우울증이)심했어요. 죽을 생각도 여러 번 했었죠. 난타를 시작한 후 새로운 삶을 얻은 기분이에요.” 수강생들 중 가장 밝은 모습의 이 씨가 심각한 우울증 환자였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2005년 8월 개강해 1기, 2기를 배출한 신둔주민자치센터의 ‘난타교실’. 지금은 지역의 각종 행사에 빠짐없이 초빙될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만 해도 산수유축제를 비롯해 자원봉사센터 10주년기념행사, 어린이날 행사, 신둔면 경로잔치 등 벌써 다섯 차례의 공연을 펼쳤다. 수강생 대기자도 줄을 서 있을 정도다.

수강생들이 입을 모아 자랑하는 신둔 ‘난타’의 또 다른 매력. 바로 ‘멋쟁이 선생님’으로 통하는 김민석 강사다. 수강생 정복연 씨는 “다른 곳에서 (난타를)조금 배우다 왔는데 김 선생님의 강습은 정말 재미있고 특별하다”며 “최고”를 연발한다.

김민석 강사는 2001년 PMC프로덕션(대표 송승환) 난타 오리지널 멤버로 활동해 왔으며 현재는 연극배우와 난타강사로 활동 중이다. 첫 개강 때부터 신둔면 난타교실을 맡고 있는 김 강사는 신명나는 난타를 더욱 ‘난타 스럽게’ 연출하며, 수업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게 만든다. 수강생들은 2시간 수업이 너무 아쉽기만 하다.

신둔주민자치센터의 난타팀 ‘신두타’. 이젠 명실공히 지역을 대표하는 ‘난타팀’으로 그 실력을 인정받으며, 나날이 삶의 활력을 찾아가는 모습들이 아름답다.“스트레스요? 난타를 시작하면서 그런 건 싹~ 날려버렸답니다. 우리 ‘신두타’의 멋진 공연 꼭 보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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