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탑환수를 위한 1인 운동가' 김창진 선생과의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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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탑환수를 위한 1인 운동가' 김창진 선생과의 대담.
  • 이천뉴스
  • 승인 2008.05.01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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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을 가진 활동가들로 환수위원회 구성해야

군부대이전 둘러싼 돼지퍼포먼스 일본에서 널리 알려져
밀어붙이기식이나 일회성 이벤트로는 석탑 환수 어려워


▲ 오층석탑과 김창진 선생
한국에서나 일본에서나 사람들을 만날 때 마다 '석탑환수를 위한 1인 운동가' 라는 자신의 명함을 돌릴 정도로 향교석탑에 관한한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는 사람. 이천출신의 재일교포 김창진 선생이 잠시 고향을 다녀갔다. 마침 '향교방 오층석탑 환수를 위한 시민토론회'가 개최된 직후인지라 감회가 남달랐으리라. 오는 가을 일본 도쿄 청소년들의 고향방문에 앞서 ‘이천 시립박물관’과 ‘이천시립 월전미술관’등을 둘러보는 그에게 향교방 5층석탑(이하 오층석탑) 환수운동에 관해 그의 속내를 들어보았다.

-일본 도쿄에 있는 오층석탑과 관련해 최근 시민단체들이 주축이 되어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알고 계시는지?
/지인들을 통해 자세히 들어 알고 있다. 좀 늦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특히 해외 문화재환수의 전문가라는 분(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 연구소장을 말함)이 큰 관심을 가지고 적극 돕고 있다니 큰 원군을 만난 기분이다.

-지난 16일 있었던 오층석탑 환수를 위한 토론회에서 황 소장께서는 첫째, 석탑의 명칭정리, 둘째,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위원회 구성, 셋째 탑이 세워질 자리의 확보 등 세 가지를 이천 시민들에게 주문했는데.
/적절한 주문이다. 특히 이 운동은 국가 간의 문제이기보다는 이천 시민과 오쿠라문화재단과의 문제다. 따라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나 사고방식과 전혀 다른 일본인들을 상대로 하는 미묘한 일이기 때문에 위원회는 전문성을 가진 활동가들로 구성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따라서 문화재의 환수운동은 문화운동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위원회의 책임자나 각 분과장의 자리가 정치지향적인 인사들로 채워진다면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내기가 힘들 것이다. 탈정치, 탈종교, 탈 이념적이어야 할 것으로 본다.

-추진위원회 같은 게 구성되고 활발한 활동이 시작되면 일본에서 김 선생의 할 일이 많아질 것으로 보이는데.
/ 일본에서 보란티어(volunteer)로도 많은 활동을 해 나 개인적으로는 그곳에서 자리를 굳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고향사랑이 강하다 해도 나의 전부와 바꿀 수는 없다.
자의적인 판단 하에 도울 일은 돕고 피할 일은 피하겠다는 뜻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만일 이천사람들이 도쿄의 한 복판인 슈코칸(석탑이 세워져있는 곳)앞에서 붉은 머리띠매고 석탑 내 놓으라 구호를 외친다면 나는 결코 협조할 수 없다는 뜻이다.
지난 일이지만 군부대 이전문제에서 불거진 돼지 퍼포먼스는 당시 일본의 권위 있는 모든 방송사들이 매시간 방영했다. 모자이크 처리도 없이 흉측한 모습 그대로였다. 그때 내 심정이 어땠겠나.

-솔직히 말해 석탑을 돌려받을 확률은 있다고 보는지.
/현재로서는 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포기할 수는 없지 않나. 이 운동은 지금부터 시작해도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한다. 밀어붙이기 식이나 이벤트처럼 일회성으로 하다가는 오히려 그들을 자극해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으며 재일교포인 나의 입장도 매우 난처해진다. 우리 대에 안 끝나면 우리의 후세들이 이어받게 한다는 각오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

-혹시 당부할 말이라도.
/잘 하시겠지만 석탑환수운동은 신중한 기획, 운영, 그리고 상대방과의 접촉내지는 요청방법까지 세세한 일까지도 면밀히 검토하여 일이 꼬지지 않도록 확실하게 운영해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좀 건방지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김창진이가 지금까지 고향을 위해 많은 일들을 해 왔는데 모두들 잊고 있다. 지금까지 활동해 온 모든 것을 기록으로 남겨 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 물론 추진위의 모든 사항도 예외일수는 없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젊은이들이 전면에 포진했으면 좋겠고, 또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일본인을 가장 잘 아는 나를 최대한 활용하기를 바란다.
▲ 오층석탑이 있는 ‘오쿠라 슈코칸’ 전경(건물 뒤편에 석탑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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