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아닌 단기방학 ‘속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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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아닌 단기방학 ‘속탄다’
  • 이석미 기자
  • 승인 2008.04.24 11: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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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개 초등교 5월 중 9일간 휴업
아이 맡길 곳 없는 학부모 ‘난감’
이천지역 관내 초등학교가 5월에 장기간 재량휴업(단기방학)으로 최대 9일까지 휴업, 학부모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관내 초등학교가 오는 5월 중 재량휴업으로 인해 장기간 휴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자 일부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 기간 ‘아이 맡길 곳이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천교육청과 각급학교, 학부모 등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은 가족 단위의 문화활동 활성화를 위해 초·중·고 교장의 재량으로 재량휴업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천지역 30개 초교 가운데 29개 초교에서 어린이날 다음날인 6일부터 9일까지 4일간 재량휴업에 따른 단기방학을 실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경우 5월 4일(일)과 5일(어린이날), 10일 쉬는 토요일, 11일(일), 12일(석가탄신일)을 모두 포함하면 8일~9일간 연속해서 휴업하게 되는 셈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학부모들은 “장기간 휴업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특히 맞벌이 부부는 애를 어디에 맡기란 말이냐”고 항의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천교육청 관계자는 “재량휴업일에 맞벌이 부부나 저소득층 가정의 학생이 혼자 지내는 일이 없게 각 학교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또한 ‘허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단기방학 중 운영되는 특별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아이가 프로그램 참여를 꺼려한다는 것이다. 또한 단기방학 특별프로그램은 오전까지만 운영, 급식이 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별 도움이 되지 않다는 지적이다.

초등학교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등교 희망자가 없어 재 접수를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로 단기방학이 실시되는 5월 4일까지 십여일 가량이 남은 23일 현재, 단기방학 중 등교를 희망하는 참가학생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농가에서도 걱정이다. 농번기철 농사일로 바쁘다는 한 학부모는 “때를 놓칠 수 없는 농사일 때문에 놀토(쉬는 토요일)에도 아이들을 방치해둘 수밖에 없는데 9일이나 휴업한다니 걱정이 태산”이라며 “아무리 좋은 뜻의 정책이라도 지역 현실에 맞게 운영돼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때아닌 단기방학에 대해 많은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어디에 맡기라는 말이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이 기간 동안 어린 학생이 있는 가정은 부모도 모두 휴가를 내 여행을 하거나 행사에 참여하라는 것이냐”면서 “도대체 누구를 위한 방학이냐”고 오히려 반문했다.

한편 단기방학은 강제 규정이 아니다. 또한 이를 실시하는 학교에 대해서는 연간 규정된 수업일수를 감안해 여름·겨울 방학을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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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2008-04-24 15:17:47
학교 선생님 그리고 교장선생님...
학부모들 입장을 좀 폭넓게 들어보세요..
대부분은 그런 방학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학교에서 우리 아이들과 선생님이 문화활동 해 주시면 더 고맙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