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해외연수…‘왜 하필 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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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해외연수…‘왜 하필 이때(?)’
  • 이백상 기자
  • 승인 2007.11.0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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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들 간 ‘불신풍조’ 먼 이국땅에 떨쳐 버리고 와야

핵폭탄이 아닌 소폭탄도 못 터트린 시의회…나몰라라 해외연수

요즘 참 답답하고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천시의회 돌아가는 꼴을 보면 말이다. 위원장 돌연 사퇴 속에 가까스로 채택돼 올라온 행정사무조사 보고서 발표 한 달간 연기. 일각에선 행정사무조사 결과발표를 둘러싸고 ‘핵폭탄(?)’이 터질 것이라는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그런데 시의원들은 소폭탄도 못 터트린 채 7박9일간의 일정으로 ‘나 몰라라’ 해외연수를 떠났다. 그것도 아주 머나먼 유럽등지로 말이다. 수사 용어를 잠시 인용하자면 한마디로 ‘증거 인멸’ 의심을 받기에 딱 알 맞는다. 실제로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옛 속담에 ‘배나무 밑에서는 갓끈을 고치지 말고 참외밭 옆에서는 운동화 끈을 묶지 말라는 격언이 있다. 의심받을 행동은 아예 하지 않는 게 좋다는 뜻이다. 장장 40일간의 행정사무조사를 벌였고, 그 결과를 한데 모았는데 한 달간 연기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니 생각이 짧다.

이미 해외연수 일정이 잡혀 있더라도 시기가 적절하지 않았기 때문. 어디 그뿐인가. 그동안 시의회와 관련된 시민들의 궁금한 사항을 나열해 보자. 지난 9월21일 행정사무조사가 시작됐고, 한 달 뒤인 10월21일에는 시의원 의정비가 4800만원으로 잠정 결정됐다.

시민·시민단체 등은 ‘왜 이렇게 많이 주냐’고 난리를 쳤다. 같은 달 29일 행정사무조사 보고서를 채택하기로 한 날 조사특별위원장인 김학인 의원이 위원장직을 돌연 사퇴, 파문이 일었다. 그리고 다음날인 30일 간사 진행으로 최종보고서를 채택했다. 김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고 당시 갖은 의혹이 눈덩이처럼 번졌다.

그래도 의정비심의위원회는 열렸다. 31일 시의원 의정비가 74% 인상된 4387만원으로 전국지자체 가운데 상위권 금액으로 최종 확정됐다. 역시 시민단체 등은 성명서를 내고 반발했다. 드디어 행정사무조사 발표 예정일인 지난 2일 핵폭탄(?)이 터질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조사발표 한 달간 연기’라는 싱거운 발표. 연기 이유 또한 궁색하기 짝이 없다.

“보고서 자료보완 차원….” 이를 두고 관변 안팎에선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의혹 제기. 아무래도 시와 조사대상 업체 측과의 법적 공방 때문인 듯하다. 그리고 3일 김학인 의원이 위원장직 사퇴 배경에 대해 피력. 모 의원의 발언이 발단이 됐다.

모 의원은 “김 위원장이 행정사무조사를 물 타기 하는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 이에 김 의원 “동료의원이 의심한다는 말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고 사퇴 결심. 따라서 “의심받는 위원장직을 사퇴하는 것은 당연 한 것”이라고 변명. 다른 이유도 있다고 해명.

이쯤에서 집고 넘어가자. 시의원 전원이 9명밖에 안되는데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고 있다는 얘기 아닌가. 이래서야 어찌 의회가 바로 설 수 있나 참 답답한 노릇이다. 더한 것은 이런 마당에 시의원 전원이 해외연수를 떠나다니…불신이 팽배한 그들만의 조화속(?)이 아닐 수 없다.

부디 고한다. 개인들의 감정은 접어두고 오로지 민의를 위해 일해주기 바란다. 먼 이국땅에서조차 불신풍조가 만연하지는 않을 것이라 믿는다.

이왕이면 비싼 땅에서 의기투합하여 돌아와 눈앞에 닥친 난제들을 슬기롭게 풀어나가길 기대한다. 시민들은 더는 못 봐주겠다고 아우성이다. 지난 일들을 꼼꼼하게 되새겨보면 숙제는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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