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시민을 위한 제94회 평생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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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시민을 위한 제94회 평생아카데미
  • 양원섭 기자
  • 승인 2007.06.21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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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임동진 씨의 참다운 인생 이야기

부모의 불화로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낸
방송인 임동진 씨의 참다운 인생 이야기

“요즘 인기리에 방영된  『내 남자의 여자』는 단순한 불륜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온몸을 던진 기억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
라는 점에 초점이 맞춰 있습니다 ”

매월 셋째 주 화요일, 이천시민회관 주차장은 자동차와 인파로 붐빈다. 이곳에서 한달에 한번씩 평생아카데미가 열리기 때문이다. 이천시에서 주최하는 평생아카데미는 1999년부터 시작해 이번에 94회를 맞았다.


지난 19일, 방송인 임동진 씨가 제94회 이천평생아카데미에 강사로 출연했다. 임동진 씨는 강의를 통해 6.25 전쟁 피난 시절에 전쟁 때문이 아닌 부모의 불화로 헤어져야 했으며, 이로 인해 2년 후 어머니가 음독 자살을 하는 지난했던 어린 시절의 회상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그리고 부부의 무책임한 행동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를 깨닫게 하면서 요즘 세대에게는 평범한 말이 되어버린 이혼이라는 말을 꺼냈다. 47%의 이혼율. 이것이 현재 우리나라의 이혼율이라 한다. 결혼한 부부의 절반은 실패라는 것이다. ‘남편의 무능력으로 떠난 아내, 그를 그리워하는 자식들’이 아주 도식처럼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그는 어떻게 하면 참다운 인생을 사느냐는 질문에 대해 아주 평범한 답을 내린다. 그것은 현재 맡은 바 역할에 충실하면 된다는 것이다. 남편이 남편으로써의 맡은 바 일, 아내가 아내로써의 일을 명확히 하고 이런 역할들이 각자 충실히 지켜질 때 그 가정은 화목하고 평안하게 유지된다는 것이다.


또 자식을 버리고, 자식과 상관없이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무책임한 행동이 참다운 삶을 살지 못하는 데에서 벌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60억분에 1로 만난 부부가 사소한 이유로 이혼을 하고, 불륜이라는 일을 사소하게 생각하는 현실 속에서 한번쯤 가정과 가족을 생각하고, 두 사람의 만남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텔레비전 드라마는 특별한 개인의 일을 얘기한다기보다는 우리 현실 속에 진행되는 일들의 진행형으로 파악하면 된다고 했다. 이것이 대중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라는 것이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방송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는 그저 멀쩡한 친구 남편을 꼬드긴 단순한 불륜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그는 말한다. 이 드라마에서 남편을 친구한테 뺏긴 아내는 친구를 “딱하다”고 “이해가 된다”고 말한다.

어떻게 자기 남편과 바람이 나 가정까지 버리게 한 친구를 이해할 수 있을까. 하지만 드라마에서 그녀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온 몸을 던진 기억을 공유하고 있다. 아내는 20년 간 남편과 가족을 위해 헌신했고, 친구는 친구의 남편을 얻기 위해 1년 동안 겪을 수 있는 모든 수모를 겪었다. 이 공유된 두 가지 상반된 마음을 시청자들은 당연하다는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강의는 흥미롭게 그리고 진지하게 됐다. 그래서 어쨌다는 결론은 없었다. 결국 판단은 강의를 듣는 이천 시민들의 몫이었다.

 

8년 동안 5만 여명의 청중 동원한 이천 최대의 강좌

8년 동안 매달 평생아카데미를 듣기 위해 시민회관에 모인 인원만 해도 5만 여명이 넘는다고 한다. 물론 중복된 인원도 많으리라 짐작 되지만, 8년이란 세월을 진행하면서 그 수준과 강의를 듣는 사람들의 수준도 상당히 향상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그저 강제적이고 강압적으로 시간 때우기에 그쳤지만 지금은 매회 강의 마다 한가지씩의 교훈과 마음의 지표를 잡는다고 한다.
이날 강의를 들은 창전동의 사는 한 어르신은 “강의를 듣다보니 내가 살아온 날들을 반성하게 되고, 저승 간 남편 생각이 난다”며 “예전에는 살기 위해 뛰다보니 이런 여유가 없었는데, 요즘은 공짜로 이런 강의도 들을 수 있어 좋다”며 소감을 말했다.


증포동의 사는 ㅈ모씨는 “매번 강의를 듣지만 공감할 수 있고, 가슴이 뭉클하는 감동이 있어 좋다”며 “일이 힘들고 지칠 때 좋은 강의를 들으면 새로운 힘이 나는 것 같다”고 했다.


평생 아카데미는 이렇듯 평소 접하지 못한 강연을 열린 공간에서 개최하기 때문에 비교적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도가 높다. 앞으로 강사 및 강의 주제에 대한 사전 홍보가 잘 이루어진다면 시민들의 참여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강의 주제 또한 시민에게 공감되는 주제를 선정해 누구나 들어도 유익한 강연이 될 수 있도록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올 하반기부터는 장소나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원거리에 거주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권역별로 찾아가는 평생 아카데미 강좌를 할 것을 검토중이라고 한다.
다양한 평생아카데미 운영 방법을 모색해 시민들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시민의 의견을 반영 최대한 반영해 시민과 함께하는 평생아카데미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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