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일기 6월 첫째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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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일기 6월 첫째 주
  • 이천저널
  • 승인 2007.06.0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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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종의 영농일기

제사 때문에 내려온 아이들 덕에 제초제 일도 덜고 

각 시군에 있는 대형 마트에서 국산 농산물만 팔겠다고 농산물품질관리원 경기지원에 신청한 서류들을 심의했다. 인증서를 신청한 17군데 중 4곳이 자격 미달로 탈락했다. 이천에서는 신둔 하나로마트가 통과했다. 

지난 금요일에는 용인전업농 회장이 우렁이 농법을 해보겠다고 우렁이를 좀 구해달라고 해서 이천에서 우렁이를 생산하는 분에게 이야기를 해서 50kg을 구해주었다. 우렁이 농법은 나도 2년째 해오고 있지만, 비료만 조금 쓸 뿐 무농약, 무제초제로 환경에도 그만이다. 물론 값도 조금 더 받는다. 이 사업을 농협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한다면 더 확대될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에 늘 아쉽다.

3일에는 농촌진흥청에서 하는 여주와 양평 쌀 연구회에서 운영이 어렵다고 해서 도장 공장 등을 돌아보고 쌀 수급 문제에 대해 의논했다.

후기 제초제를 뿌리려면 물이 어느 정도 찰랑거려야 하는데 몇 군데 물이 적어 양수기를 돌렸다. 시장님을 만나 이천 하이닉스와 군부대 문제를 상의하고 집으로 돌아오니 창전동에 사시는 분이 모 심은 게 자꾸 죽는다고 해서 같이 논에 가보았다. 마을에서 모를 구해다 보식을 시키고, 우곡리 이장이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해서 원주 기독병원에 병문안을 다녀왔다.

5일에는 조부모님 기제사가 있어 아이들과 함께 제사를 지냈다. 제사 때문에 내려온 아이들이 제초제를 주고 가겠다고 해서 한결 수월하게 일을 마무리했다. 이제 장마 때까지는 논에 크게 신경 쓸 일은 없을 것이다.  


석재인의 영농일기

일흔은 넘어야 어른 대접을 받는 농촌

손님이 왔다. 중학교 2학년의 미즈끼 학생. 일본 고오카 시의 미나구찌 중학교에 재학 중인 미즈끼 학생의 우리 집 방문은 이천시와 고오카 시 사이에 중학생 홈스테이 교류 사업으로 이루어졌다. 학생이 오기 전부터 우리 집은 큰딸이 앞장서서 대청소는 물론이고 방마다 방 이름 달기를 하는 등 부산을 떨었다. 막상 학생이 오자 큰딸보다 동생들이 더 신이 났다. 말이 안 통해서인지 쑥스러워서인지 막내인 아들 녀석은 엄마 등 뒤로 숨기만 한다. 손님을 맞이하는 우리 집은 마냥 즐겁기만 하다.

열매솎기(적과)를 끝냈다. 참 힘이 들었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열매가 잘 달린 결과이겠지만 그것보다는 절대적인 일손 부족도 문제고 또한 하늘 높이 솟는 품삯도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앞으로 우리 농가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이지만, 농촌 인구의 고령화라는 불가항력의 현실이 이런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우리 마을 만해도 일흔은 넘어야만 어른 대접을 받는다. 어른도 조금 젊은 어른 축에 든다.

적과가 끝나면 봉지 씌우기로 접어든다. 봉지를 씌우기 전에 칼슘제 살포와 응애 약 살포는 필히 해줘야만 과일이 단단해진다.

장호원 인근에 있는 초등학교 세 곳이 같은 날인 6월 3일에 총동문회를 열었다. 대서초등학교는 그 나름대로의 아담함이 있었고, 이황초등학교는 개회식 전에 멋드러진 풍물로 잔치에 참석한 동문들의 마음에 즐거움을 더해주었다. 장호원초등학교는 개교 96주년 기념까지 겹쳐 다양한 이벤트에 노래자랑으로 한껏 흥을 돋았다. 동기들이 노래라도 할라치면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서로 나가서 흥을 돋우는 모습은 예전 친구 그대로의 마음을 전하기에 충분했다.

아파트를 건축 한다면서 조선 태종께서 화원 석 여명에게 친필로 내린 교지를 판각하여 모셔 두었던 어필각을 중장비로 부셔 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화가 나기도 하고 과연 우리가 사는 곳이 순리가 있는 지역인지, 또 문화라는 개념이 있는 곳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가 없다. 어필각은 우리 장호원 지역에서는 귀중한 문화재였다. 이런 일이 발생해도 건설사와 종중간의 문제로 치부하니 아무도 관여하지 말라는 얘기인지. 아주 좁게 말해도 내 땅에 있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의 건물을 건물주의 허락 없이 부셔도 되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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