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 과목과 좋아하는 과목은 다르다
상태바
잘하는 과목과 좋아하는 과목은 다르다
  • 이천저널
  • 승인 2007.06.01 17: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소에는 매일 놀기만 하는 것 같은데 공부를 잘하는 친구.

같이 공부했는데도 항상 나보다 성적이 좋은 친구.

 같은 과목, 같은 분량을 나보다 늘 빨리 공부하는 친구.

혹시 이런 ‘엄마 친구 아들’ 아시나요?

 이런 친구 때문에 속상한 학생은 자신의 ‘공부 속도’를 측정해 보세요.

사람마다 공부하는 속도가 다릅니다. 한 사람의 공부 속도도 과목마다 다릅니다. 자신의 공부 속도를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는가는 자신이 얼마나 ‘스스로 공부’를 하고 있는가를 가늠하는 척도입니다. 또한 공부 속도는 여러 과목 중에 자신의 적성과 부합하는 과목을 간접적으로 알려줍니다. 더불어 과목별 공부 속도에 대한 자신만의 ‘감(感)’을 가지고 있으면 학습 계획이나 시험 계획 등을 세울 때 유용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신의 공부 속도를 잘 모릅니다.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은 빨리 공부할 수 있지만 싫어하는 과목은 느리게 공부한다고 막연하게 생각합니다.

▶▷과목별 공부 속도 측정법

자동차의 속도는 1시간 동안 달린 거리를 보고 결정합니다. 한 시간 동안 50km를 달리면 50km/h 라고 합니다. 하지만 공부 속도를 측정할 때는 좀 다릅니다. 왜냐하면 과목마다 같은 페이지 수를 같은 분량이라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수학책에서 1페이지에 걸쳐 설명되어 있는 ‘피타고라스 정리’와 화학책 1페이지에 실려 있는 ‘원소 주기율표’는 아무래도 같은 공부 분량이라고 말하기 힘듭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자신의 공부 속도를 측정할 수 있을까요?

과목별 공부 속도를 측정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학교에서 1시간 동안 공부한 내용을 복습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학교 수업의 공부 분량은 평균적으로 학생들이 소화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선생님들이 미리 잘 준비하여 진행하시기 때문에 자신만의 공부 속도를 측정할 때 좋은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1)복습할 과목 선택하기

오늘 학교에서 배운 여러 과목 중에 복습할 과목 둘을 선택합니다. 수학-국어도 좋고, 물리-영어도 좋습니다. 다만 1시간 동안 배운 내용이, 가능하면 다음 시간으로 이어지지 않고 오늘 마무리된 과목을 선택하면 좋습니다.

2)복습 내용 예상하기

공부를 하기 전에, 과목별로 공부할 내용을 상상해 봅니다. 기억이 잘 안 나면 책이나 공책을 잠시 훑어보고 나서 상상합니다. ‘음, 대략 30분 정도 걸리겠군!’, ‘수학이 국어보다 약 2배 정도 시간이 더 걸리겠군!’ 하는 식으로 공부할 양을 미리 가늠해 봅니다.

3)공부하기

두 과목을 차례로 공부합니다. 공부 시작과 끝에 시계를 보고 공부한 시간을 측정합니다. 유의할 점은, 두 과목을 이어서 하루에 공부해야 합니다. 한 과목은 오늘하고 다른 과목은 내일하는 식으로 하면 안 됩니다. 하루 차이라도 두뇌가 기억하는 정도에는 차이가 많기 때문입니다.

4) 측정한 결과를 예상과 비교하기

공부가 끝났으면, 처음에 예상한 과목별 시간이나 난이도를 결과와 비교해 보세요. 아마 상당히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입니다. 때로는 예상과는 반대의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습니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간단히 과목별 공부 속도를 측정해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공부 속도를 측정하여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과목에 대한 오해가 풀립니다. 과목에 대한 오해란 막연하게 좋은 과목, 싫은 과목, 어려운 과목, 쉬운 과목 식으로 평소에 과목들에 대해 가지고 있던 선입견입니다.

어떤 과목은 늘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공부 속도를 측정하면서 공부를 해보면 의외로 단시간에 정해진 분량을 공부해 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기도 하고, 거꾸로 평소에 늘 쉽다고 생각했던 과목이 실제로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합니다. 물론 시간이 많이 걸리면 ‘못하는 과목’이고 금방 공부를 끝내면 ‘잘하는 과목’이라고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결과’의 차이를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과 ‘잘하는 과목’에 대한 그림을 그려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칭찬에 귀 기울이지 마라

예상은 30분이었는데 결과는 1시간이었다면, 이 과목은 ‘잘하는 과목’이라기보다는 ‘좋아하는 과목’일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예상은 1시간이었는데 결과는 30분이었다면, 이 과목은 ‘잘하는 과목’일 것입니다. 즉 잘하는 과목과 좋아하는 과목이 늘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흔히 어떤 과목에 늘 자신이 있었는데 정작 큰 시험을 그 과목 때문에 망쳤다는 말을 듣는데, 이런 경우가 바로 잘하는 과목과 좋아하는 과목에 대한 자신의 차이를 모르고 공부한 학생의 경우입니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다릅니다.

공부 속도에 대한 감을 평소에 잡아 두면 이런 차이를 미리 알고 대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시험 계획을 세울 때 도움이 됩니다. 시험은 과목에 대한 개인의 선호나 우열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냉정합니다. 또한 시험은 시간과의 싸움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크고 작은 시험을 준비할 때 자신의 과목별 공부 속도에 대한 스스로 믿을만한 기준이 있으면 도움이 됩니다. 만만하게 생각하고 뒤로 미루어 두었다가 제대로 들여다보지도 못하는 과목, 혹은 괜스레 겁을 먹고 시험 전에 미리 포기하는 과목을 없앨 수 있습니다.

공부 속도를 측정하여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이점은 자신의 적성을 판단할 때 확인됩니다. 잘하는 과목과 좋아하는 과목에 대한 차이를 이해하면, 과학을 잘 하니까 과학자가 되고 국어를 잘 하니까 문학가가 되겠다는 생각은 위험하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려운 미분 방정식을 단 번에 풀어내는 어떤 학생이 시(詩) 한 줄을 완성하려고 며칠을 두고 이리저리 끈기를 가지고 궁리하고 있다면 이 학생은 수학자가 되어야 할까요? 아니면 시인이 되어야 할까요?

‘잘 한다’는 말에는 다분히 다른 사람의 의견과 평가가 들어가 있습니다. 반면, ‘좋아한다’ 말에는 타인의 평가와는 무관하게 자신만의 즐거움과 고집이 들어 있습니다.

신사임당의 큰딸 이매창은 어머니를 닮아 어려서부터 그림을 잘 그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칭찬에 너무 으쓱해 하는 매창에게 신사임당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의 칭찬에 너무 귀를 기울이지 말라.
칭찬듣기 좋아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의견에 의존하는 것이고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게 되면 결국 자신을 잃게 된다.

이천저널
이천저널
webmaster@icjn.co.kr
다른기사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