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서의 발목 잡는 공부에 날개 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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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서의 발목 잡는 공부에 날개 달기
  • 이천저널
  • 승인 2007.05.11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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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념을 몰아내는 명상법

우리가 하는 걱정 중에 실제로 일어날 일의 확률은?

공부를 하려고 책상에 앉으면 이런 소리가 마음속에서 들립니다. ‘아, 어제 본 그 드라마 다음 편에는 어떻게 될까?’, ‘이번 달 휴대폰 요금 많이 나올 텐데.’ 등등...

수업시작 종이 울리면 또 이런 소리가 들립니다. ‘오늘 점심 메뉴가 뭐더라?’, ‘그 친구 만나면 뭘 할까?’ 등등...

잡념입니다. 우리 마음은 항상 이런저런 잡념들이 파도처럼 왔다갔다 오르락내리락 합니다. 생각들이 일어났다 사라지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공부나 어떤 대상에 집중해야 할 때 일어나는 온갖 잡념들입니다. 잡념의 특징은 없애려고 하면할수록 더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인도에 이런 옛날이야기가 있습니다.

용하다고 이름난 한 의사가 있었습니다. 중한 병을 앓고 있던 어떤 사람이 소문을 듣고 그 의사를 찾아 가서 말했습니다.

“선생님, 제발 제 병을 좀 고쳐 주십시오.”

의사가 말했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이 약을 아침, 저녁으로 며칠만 먹으면 병이 나을 것입니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무슨 조건이요?”

“약을 먹을 때, 절대로 회색원숭이를 생각하면 안 됩니다.”

이 사람이 병을 고칠 수 있었을까요? 아마도 약을 먹을 때마다 생각하는 회색원숭이 때문에 약도 못 먹고 병도 못 고쳤을 것입니다. 사람의 생각이란 이렇게 자기 마음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생각을 안 하려고 해도 자꾸 일어나는 것이 잡념의 특징입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집중을 방해하고 시간을 허송하게 만드는 이놈의 잡념을...

잡념을 다스리는 방법은 잡념을 없애려고 잡념과 씨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잡념을 무시하고 다른 것에 집중하는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흔히 ‘명상’이라고 불립니다. 문화나 지역에 따라 여러 가지 명상법이 전해 내려오고 있지만, 명상의 첫째 목적은 잡념을 다스리는 기술을 터득하는 것입니다.

간단한 자기만의 명상법을 익혀두면 유익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면 공부를 할 때나 시험을 볼 때 집중력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여러 문화권의 명상법 중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온 한 방법은 자신의 호흡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수식관(數息觀)이라고 합니다. 수식관을 하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1)편안하게 앉는다.

바닥에 앉을 때는 편하게 책상다리를 하거나 다리를 적당히 펴고 앉는다. 의자에 앉아 있을 때는 등을 등 받침에서 살짝 떼고 두 다리를 적당히 편하게 벌리고 발바닥은 땅에 댄다.

2)등은 편하게 세운다.

너무 꼿꼿하게 세우면 오히려 긴장이 된다. 몸의 무게 중심을 살짝 뒤로 보내면 꼬리뼈 부근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3)천천히 숨을 쉰다.

너무 느리거나 빠르지 않게 호흡한다. 자신이 느끼기에 편하면 된다. 가슴을 앞 쪽으로 약간 오목하게 만들면 호흡이 좀 더 자연스러워진다.

4)가능한 복식호흡을 한다.

호흡을 하면서,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마다 배가 불룩하게 나왔다 들어갔다는 하는 것을 느껴본다. 너무 무리하게 배를 내밀 필요는 없다.

5)호흡에 맞춰 숫자를 센다.

숨을 한번 들이쉬고 내쉴 때마다 마음속으로 숫자를 센다. 하나부터 열까지 세고, 다시 열부터 하나까지 거꾸로 숫자를 센다. 생각보다 긴 시간이다.

6)중간에 잡념이 일어나 세던 숫자를 잃어버리면 그냥 무시하고 다시 센다.

처음에는 한 시간을 앉아 있어도, 하나부터 열까지 다시 열부터 하나까지 잡념의 방해 없이 단 한 차례도 왕복하기가 힘들다.

수식관을 하다보면 처음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한 번에 세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중간에 잡념이 일어나 세던 숫자를 잊어버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럴 때 ‘아, 또 잡념이 일어났네. 왜 자꾸 일어나지. 숫자를 어디까지 셌더라. 계속 할까말까...등등’의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납니다. 잡념이 잡념을 낳는 것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잡념은 관심을 보이면 더 무성해집니다. 호흡을 세다가 잡념이 일어나면 그냥 무시하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숫자를 세십시오.

하루 중에 특별한 시간을 내서 수식관을 연습해도 좋고, 아니면 수시로 잠깐씩 연습을 해도 좋습니다. 일주일 정도 하다보면 하나부터 열까지 숫자를 놓치지 않고 할 수 있게 됩니다. 잡념을 무시하는 법이 어느 정도 터득되게 됩니다.

우리가 하는 잡념은 자세히 살펴보면 크게 두 종류입니다. 하나는 과거에 있던 고통스런 일을 미래에는 피하기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과거에 있었던 즐거운 일을 미래에도 반복하기 위해 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미래에 대한 불안과 기대가 잡념의 주된 내용물입니다.

수식관 등의 연습을 통해 잡념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머리’와 ‘꼬리’가 분명해지면 한번 이런 실험을 해 보십시오. 문득 잡념이 일어나면 그 잡념의 내용을 살펴본 다음, 잡념을 실현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 한 시간, 반나절, 혹은 하루에 대한 ‘잡념 계획’을 꼼꼼하게 생각하고 예측하여 계획을 세우십시오. 일어날 일, 만날 사람, 그 일을 통해 내가 바라는 것 등을 가능한 자세하게 미리 그려봅니다. 그러고 나서 그 잡념의 내용을 계획대로 실천하십시오. 최대한 자신이 예상하고 계획한 대로 실천하려고 노력하십시오.

계획대로 일을 하면서 혹은 일이 끝난 후에, 자신이 미리 예상했던 것과 일의 과정과 결과가 얼마나 비슷했는지 되돌아보십시오. 아마도 자신의 계획과 합치되는 부분은 10%도 안 될 것입니다. ‘잡념의 미러는 항상 예상치 못한 일과 사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런 실험을 생활 속에서 간간히 해 보면, 우리가 늘 하는 잡념이 정말 헛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잡념은 잡념일 뿐입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걱정 중에 실제로 일어나는 일은 20%이고, 이 20%의 일 중에 미리 걱정해서 막을 수 있는 일은 또 다시 그 중 20%에 불과하다.’ 즉, 100가지 일을 미리 걱정하고 있다면 이중 미리 걱정을 해서 예방할 수 있는 일은 4가지에 불과할 뿐입니다.

걱정하지 말고, 잡념하지 마시고, 열심히 공부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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