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 주간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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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 주간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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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4.23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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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 분야별 대책팀 만들자

최근 황주홍 전남 강진군수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미 FTA 체결로 인해 농업 분야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전국 기초 자치 단체 가운데 최초로 ‘한·미 FTA 대책반’을 만들어 발 빠른 행정력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대책반은 부군수를 단장으로 교육·홍보팀, 식량 작물팀, 원예 특작팀, 유통팀, 축산팀 등 5개팀 20명으로 짜여 있으며, 매주 1회 이상 회의를 열고 분야별로 실천 가능한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한다.

좀 색다른 것은 교육 홍보팀이다. 황 군수는 교육 홍보팀을 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강진 같은 농촌은 FTA 타결로 득보다 실이 훨씬 많지만, 농민들이 필요 이상의 좌절감을 느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FTA가 몰고 올 파장을 정확히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공직자 중에서 FTA 전문가들을 키우고 있다. 그들이 동료 공직자와 287개 마을 이장 등을 대상으로 FTA의 세부 내용을 브리핑하게 될 것이다.”

무엇이 어떻게 바뀌고 변하는지 제대로 알고 위기에 대처하자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사실 한미 FTA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렇다고 막연한 불안감만으로 농업을 표기하거나 좌절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적을 먼저 알고 그에 따른 전략을 수립하자는 것이다. 강진군의 전략은 기업농 육성과 수출 원예 전문 생산 단지 육성, 틈새농업 개발, 농업(축산) 시설 현대화 등이다.

우선 가장 큰 피해가 우려되는 축산 분야에 대해 고급 브랜드 육성과 조사료 공장 건립, 생산과 도축, 가공에 이르는 쇠고기 이력 추적 시스템을 도입하여 농가 소득 증대를 도모할 계획이라고 한다. 특히 현재 일본에만 수출하고 있는 파프리카를 미국 시장으로 진출시키고, 농업 현장에서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농업인을 찾아내 내년에는 ‘1억 이상 농업인 부자’를 군내에 100명이상 만드는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황 군수의 말을 들으면 더 자신감이 생긴다.

“쇠고기 분야에서만 매년 25억원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우선 친환경 사료인 ‘총체 보리’를 많이 심어 저렴하게 공급하겠다. 이를 통해 육질을 개선하고 ‘쇠고기 이력 추적 제도’를 도입해 항생제를 쓰지 않도록 유도하겠다. 믿을 수 있는 쇠고기라면 비싼 값을 지불하고도 사 먹을 구매층이 형성돼 있다는 게 저의 소신이다. 닭고기도 연간 5억원의 피해가 예상되는데 지난 2월 특허 등록된 ‘황금 닭’을 통해 상쇄해 나가겠다. ‘황금 닭’은 ‘황금’이란 한약재를 섞은 사료를 먹인 닭으로 질병에 강하고 육질이 쫄깃한 게 특징이다. 이런 닭은 어느 나라에서도 생산할 수가 없다. 또 일본으로만 연간 30억 원어치 수출해온 파프리카를 올해부터는 미국으로도 수출할 계획이다. 피해 의식에만 젖어 있을 것이 아니라 ‘역발상’이 필요하다.”

요즘은 타산지석이라는 말보다 벤치마킹이라고 말해야 더 쉽게 알아듣는다지만, 강진군을 벤치마킹하라고 권하기에는 요즘 이천시의 상황이 너무 나쁘다. 이천 경제의 미래를 결정짓는다고 총력전을 벌이던 하이닉스 증설 문제도 오리무중이 되어버린 시점에서 원치 않는 군부대 이전 문제까지 터졌기 때문이다.

자, 그러나 위기는 우리가 위기라고 인식만 한다면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총력전이다. 전투는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강진의 경우처럼 우리도 분야별 대책반을 만들어야 한다. 총력전은 더 이상 해결책이 아니다. 반드시 이겨야 할 싸움도 있고, 방어가 최선인 싸움도 있는 것이다. 기대하지 않은 종목에서 금메달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한미 FTA 체결로 인한 농업 문제는 농업 대책팀이, 하이닉스 공장 증설 문제는 하이닉스 대책팀이, 군부대 이전 문제는 그 문제대로 분야별 대책팀을 만들자. 더 이상 우왕좌왕 하다 기운만 빠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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