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 이천시립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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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 이천시립도서관
  • 장수정
  • 승인 2007.04.23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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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당신이 도서관 주인입니다”

   
도서관 가보셨습니까? 이천에는 도서관이 딱 두 개 있는데, 창전동 망현산 자락에 있는 시립도서관과 장호원읍에 있는 청미도서관이 그곳입니다. 보통 인구 5만 명당 도서관 하나씩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이천시가 평생학습도시라고 하는데, 도서관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시민들이 도서관에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습니다. 그나마 시립도서관은 시내에 있다고는 하나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가기에는 버스 타는 시간보다 걷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걸어가는 길도 점점 경사가 완만하게 높아지다가 도서관 입구부터는 산에 오르듯이 가파르게 올라갑니다.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절실하게 필요하거나 대단한 열의가 아니면 도서관에 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벼르고 별러서 자가용이라도 타고 가면 주차난도 심각하고 도서관 전체가 북적거려 느긋하게 책도 못 읽고 금방 나오게 됩니다.

시립도서관도 고민이 많습니다. 도서관이 접근도가 떨어지고 주말이면 주차난에 시달리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서 18만 권이나 비치해 놓은 책을 읽어줬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찾아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서관이 아닌 독서실로 이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시험기간이 되면 시험공부를 하기위해 몰려오는 학생들로 자리가 없습니다. 물론 많은 책이 서가에 가지런히 꽂혀있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시험공부를 하는 것은 아주 매력적인 일이지요.

누구나 시험공부를 도서관에서 열심히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도서관 문화가 살아나려면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 책을 즐겨 읽으며 지적 탐구를 열심히 하는 겁니다. 그러다보면 궁금한 게 생길 것이고, 궁금하면 정보 열람을 통해 새로운 것을 알게 되고 활용하는 능력이 생깁니다. 도서관은 필요한 정보를 스스로 찾을 수 있게 되어 있고, 또 그런 훈련을 하기에 딱 좋은 곳입니다.

   
“어서오세요, 당신이 도서관 주인입니다”는 제43회 도서관 주간 표어입니다. 한국도서관협회에서 주최하고 문화관광부가 후원하는 제43회 도서관 주간은 전국적인 행사로 대부분의 공공도서관이 독특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4월 12일(수)부터 일주일간 하는데 이천시립도서관은 4월 27일(금)까지 연장해서 합니다.

변화와 창조의 희망 아이콘인 도서관이 인생의 멘토를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멘토(mentor)란 인생살이의 선배나 정신적 스승을 뜻하는데 정보화 시대에 도서관은 무궁무진한 정보를 갖고 있는 멘토임이 분명합니다. 시민들이 도서관 활용을 충분히 해서 자기계발을 꾸준히 한다면 아주 멋진 멘토를 찾아낸 것입니다.   

이천시립도서관은 올해 도서관 주간에 인형극을 선보였습니다. 지난 4월 14일(토)에 공연한 사과나무 극단의 ‘동굴마녀와 덜렁이’는 도서관이 적은 예산을 쪼개서 문화 빈곤지대에 있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준 선물입니다. 인형극을 보러 도서관에 간다면 유아기 때부터 도서관 방문의 기회를 갖는 거지요.

도서관 주간인 요즘 시립도서관을 찾으면 도서관 1층 로비에 마련해 놓은 추천 도서 전시회를 둘러볼 수 있습니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및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도서인 어른 책부터 어린이 책까지 15점을 전시하고 있는데, 책은 물론 서평과 인상 깊은 본문도 같이 전시해 놓아서 어려운 책도 쉽게 펼쳐보게 됩니다.

>> 지역 사회 교육향상과 문화발전에 기여하는 도서관

시립도서관은 종합 문화 공간으로 기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2003년 3월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두 시에 시청각 자료실에서는 명작 영화를 상영하고 있습니다. 첫째, 셋째, 다섯째 토요일에는 어린이와 초등학생을 위한 영화를 상영하고, 둘째와 넷째 토요일에는 청소년과 일반 시민을 위한 영화를 상영합니다.

매년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는 관내 5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독서 교실을 열어 다양한 독서 활동을 경험하게 해줍니다. 도서관 이용법도 알려주고 책 고르기서부터 독후 감상문 쓰기, 신문 활용 교육, 글쓰기도 합니다. 문화 강좌에 관심 있는 시민들을 대상으로는 무료로 시민 문화 교실을 열고 있습니다.

시민문화교실은 15기에 걸쳐 1017명이 수료를 했는데 반응이 좋고, 이번 16기에는 독서치료의 이론과 실제, 영어 스토리텔링, 동화 구연 강좌로 12주간이 진행됩니다. 강좌가 끝나면 자발적인 모임이 형성이 되어 도서관을 중심으로 자원봉사 활동을 합니다. 매주 토요일 오후 1시에는 동화구연을 해줍니다. 초등학교 저학년과 유아들 그리고 같이 온 보호자들 대상으로 색동어머니회 회원들이 돌아가며 자원봉사로 동화구연을 합니다.

특히 가족열람실과 안쪽에 있는 어린이실은 마룻바닥에 보일러를 깔아 어린이들이 편안하고 안락하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그곳에서 엄마랑 같이 책을 읽거나 엄마 같은 분들이 책을 읽어주고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밖에 나가 뛰어 노는 것 못지않게 아이들은 무척 좋아합니다. 어려서부터 도서관을 좋아하고 자주 찾는다면 커서 어른이 되도 도서관을 찾을 것입니다.

평생 독서는 물론 문화 활동과 여가선용의 장으로 백분 활용하리라 생각합니다. 주말에 가족들하고 같이 도서관으로 나들이 해보십시오. 모처럼 도서관에서 문화생활을 즐긴 탓에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즐겁고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뿌듯한 마음이 가득할 겁니다.

>> 도서관이 아가들과 눈을 맞췄다.

이천시립도서관은 경기도에서 최초로 북스타트 행사를 시작했습니다. 북스타트(bookstart)란, ‘책과 함께 인생을 시작하자’는 취지로 북스타트한국위원회와 지방 자치 단체가 펼치는 사회적 육아 지원 프로그램입니다. 매주 수요일에 담당자와 자원봉사자들이 보건소에 홍보를 나갑니다. 정기 예방 접종을 하러오는 영유아 부모들에게 북스타트 취지를 설명하고 공공 도서관 이용 안내를 합니다. ‘유아기 교육 이천시립도서관과 함께 하세요’ 라고 적힌 쿠폰을 나눠주고 북스타트데이인 목요일에 도서관을 방문하도록 권합니다. 이천 관내에 거주하는 6개월 이상 1년 미만의 아기들에게 책 두 권, 손수건, 홍보 책자가 들어 있는 가방을 선물하기도 합니다. 2006년 7월 28일, 북스타트 선포식을 한 후, 계속 회원이 늘어 현재 회원 가입이 250여 명 된다고 합니다.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에서 12시, 오후 2시에서 4시까지 1층에 있는 가족열람실에서는 북스타트 강연과 부모 교육을 하고 동화 구연 시연도 합니다. 참석한 부모들에게 북스타트 전용가방을 나눠주는 행사는 ‘책 읽는 가족’ 문화를 만들어가는 첫걸음입니다. 북스타트 운동은 책만 주는 것이 아니라 책을 통해 부모와 아가들이 맺는 관계를 풍요롭게 합니다. 어릴 때부터 책읽기의 즐거움을 경험한 아이는 소리에 대한 민감성과 집중력이 크다고 합니다. 북스타트에 관심이 많거나 참여하고 싶은 분들은 시립도서관(전화644-8736) 정순복 사서에게 문의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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