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렬의 음악 이야기<9> 캔자스의 「DUST IN THE 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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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렬의 음악 이야기<9> 캔자스의 「DUST IN THE WIND」
  • 이천저널
  • 승인 2007.04.0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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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바람에 흩날리는 먼지라네

   
어머님과 절친한 친구 분께서 얼마 전 말기 암 판정을 받고 힘겨운 투병중이시란 소식을 들었다. 같은 교회를 다니는 교우셨고 나의 성장 과정도 대략 알고 계시는 그런 분이셨다.

아주 시원스런 성품의 여걸이셨고, 누구보다 강건하셨던 분이었는데, 이번에 뵙고 보니 몹시 늙고 쇠약해져 있었다. 마치 시간을 되돌려 어린아이가 된 듯이. 가족들을 위해 청춘을 받쳐 희생했고 이젠 만년의 평온함을 누릴 때인데도 남편과 자식들이 걱정할까봐 병을 숨겨 키워온 것이 화근이었다.  

나 자신 이외의 것들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이 지경까지 이르러야 한단 말인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어머니의 마음이란 것. 이러한 화두 앞에 내가 감히 무엇을 말하겠는가. 널 이해한다 하시며 내미신 가냘픈 손길. 아직 예전의 따스함이 남아 있는 그 손길 앞에서 눈시울을 붉힌 나는 어느새 죄인이 되어 있었다.

언제나 이런 무거운 마음 뒤엔 겸손하자는 다짐과 얼마 되지 않는 잔돈푼에 얽매여 쫀쫀하게 살지 말자고 다짐하곤 한다. 그러나 이 현실이란 벽 앞에서 언제나 무너지고 마는 나의 모습이란…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이웃과의 경계를 무시하는 어처구니없는 행태에 이성을 잃고 분노한 것도 바로 어제 일이 아닌가. 

삶이란 무엇인가. 결코 특별함이란 없는 그냥 그런 시간의 연속 아닌가. 우리 모두는 사막의 신기루가 아닌가 싶다.

잠시 눈을 감으면 순간은 사라져 버리네.
내 모든 희망이 내 눈앞을 스쳐 지나가 버리네.
바람에 흩날리는 먼지.
모든 것이 바람에 흩날리는 먼지와 같다네.
똑같은 옛 노래
끝없는 바다에 떨어지는 물방울
우리가 보길 원치 않아도 우리가 행하는 것은 산산 조각이 나 버리지.
바람에 흩날리는 먼지.
우리는 모두 바람에 흩날리는 먼지라네.
무엇에건 매달리지 말아야해.
땅과 하늘을 제외하곤 모든 것이 변해가니까.
살며시 떠나네.
당신의 돈으로도 흐르는 시간을 살 수 없다네.
바람에 흩날리는 먼지
우리는 모두 바람에 흩날리는 먼지라네.
모든 것은 바람에 흩날리는 먼지라네.
 - KANSAS, 「DUST IN THE 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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