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지고 들면 미운털, 억울해도 참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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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고 들면 미운털, 억울해도 참아야”
  • 양동민
  • 승인 2007.04.05 12: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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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체결로 갈길 바쁜 농협에 인사 시비

객관적인 평가 기준 없는 합의제 방식 모순 드러나

한미 FTA가 체결됐다. 합의문이 발표되어야 자세한 내막이 드러나겠지만 가장 큰 피해 계층이 농민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노무현 대통령은 담화를 통해 피해 계층을 위해 모든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그렇다 치고 이제 문제는 농협이다.

사실상 우리나라의 농협은 농민들의 생존에 필요한 모든 행위, 곧 생산, 금융, 소비 등 모든 면을 지원하는 최일선이자 최후의 보루다. 자유무역 체제에서 농협의 활로는 곧 농민의 활로를 대신한다. 농협 관계자들은 이제 경쟁력 없는 군소 농협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당연히 농협간의 대통합만이 FTA 체제에서 경쟁을 위한 기초 체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이천 농협은 어떤가. 지난달 2년 만에 이천시 관내 농협간 인사 이동이 있었는데 이를 둘러싸고 직원들은 직원들대로, 조합은 조합별로 불만의 소리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A상무는 이번 인사에서 모 농협에 전무로 발령이 났다. 연공서열로 보았을 때는 파격이었다. 그러나 불행한 것은 그럴 만한 이유도 약했고, 정서적 공감도 받지 못했다는 것이 농협 관계자들의 평이다. 그러다보니 내부에서조차 서열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고 한다. 또 ‘조커’라는 조합장의 예외적 인사권은 공공연히 ‘자기 사람 지키기’로 악용되다보니 한 농협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사람도 있다. 순환 인사의 목적에 정반대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인사 문제의 시발은 단위 조합 직원의 인사권을 조합장이 가져온 1994년 이후로, 그러니까 농협중앙회와 단위 조합이 이원화 된 이후로 보는 것이 옳다. 왜냐하면 이때부터 합의제를 기반으로 한 이천농협인사운영협의회가 구성, 시행되었기 때문이다.   

한 농협 관계자는 인사에 공정성이 떨어진 이유로 인사 평가 제도의 신뢰성 결여와 조합 간의 이해관계에 따른 다양한 예외 규정을 들고 있는데 그 구조를 들여다보면 그들의 불만이 쉽게 이해된다. 우선 농협인사운영협의회에서 인사 대상자의 기준을 정한다. 그리고 그 기준에 든 대상자들을 가지고 평가 합의를 하고, 최종적인 결정은 시지부장이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인사 대상자에 대한 기준만 있을 뿐 개별적인 평가나 객관적인 검증 시스템이 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위원들이 모두 이해 당자들인 조합장이라는 점은 합의를 어렵게 만든다. 이것이 지난해 다섯 번이나 인사위원회를 열고도 합의를 못한 이유다. 또 인사 대상자들은 조합장이 자신의 인사에 대해 전권을 가지고 있다보니 직원들 간에 줄서기와 과잉 충성 시비도 끊이지 않는다.        

어느 조직에서든 인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보다 더 근대적인 인사 정책으로 젊고 패기 있는 농협인을 육성하는 것이 농민과 농협인이 모두 살길이라는 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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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jlds 2007-04-09 10:3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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