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와 집중을 통해 상생의 공동체로 다시 태어난 스트라스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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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와 집중을 통해 상생의 공동체로 다시 태어난 스트라스부르
  • 이천저널
  • 승인 2007.03.2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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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이 꿈꾸는 혁신 모델 도시(5) /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Strasbourg)

   
   
스트라스부르는 파리에서 동쪽으로 약 400km 떨어진, 프랑스 북동부 알자스 지방의 중심도시이다. 스트라스부르는 일(Ill) 강가에 있다. 이 강은 독일과 국경을 이루는 라인 강으로 흘러들며 라인 강 너머에는 독일 마을 켈(Kehl)이 있다. 글|준 초이 (경제 칼럼니스트)

큰 시야로 보면 스트라스부르는 라인 강 계곡 안에 있으며, 보스게스(Vosges) 산으로부터 동쪽으로 약 20km, 블랙 포레스트(Black Forest)로부터 서쪽으로 25km 떨어져 있다. 계곡과 산과 숲들이 천연의 방벽을 만들어 스크라스부르로 흐르는 바람의 길을 막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곳의 여름은 유난히도 덥다. 바람의 흐름이 정체되어 있는 스트라스부르는 프랑스에서도 가장 대기 문제가 많은 도시이다. 교통 규제와 중공업 시설의 이전 등으로 상당한 개선을 이루고 있지만, 문제는 여전하다.

이런 지리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스트라스부르는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예쁜 도시’이다. 그래서 이곳을 여행하고 돌아온 사람들은 저마다 ‘도시의 어디를 보아도 마치 그림엽서 같은 곳’이라고 전한다. 스트라스부르는 정치, 행정면에서도 유럽의 중심 도시이다. 유럽회의(Council of Europe), 유럽 인권 법원(European Court of Human Rights), 유럽 옴부즈맨(European Ombudsman), 유럽 의회(European Parliament) 등이 이 도시에 위치하고 있다.

스트라스부르는 유럽 전체를 연결하는 도로, 기차, 하천 교통의 요충지이며 철강, 기계, 식품 산업이 일찍부터 발달한 산업도시이다. 스트라스부르 항구는 라인 강 줄기에서 두 번째로 크다.

또한 스트라스부르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 도시 역사의 중심인 ‘그랜드 아일랜드(Grand Island)’는 1988년 유네스코로부터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스트라스부르의 역사는 기원전 12년, 로마제국이 군대 요새를 세우고 아르젠토라툼(Argentoratum)이라고 이름 붙인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지난 1988년 스트라스부르는 도시 탄생 2000년을 자축했다.

   
>> 프랑스식 지방자치제인 도시 공동체

1960년대부터 프랑스식 지방자치제의 하나인 ‘공동체, Community’제도가 여러 정치적 곡절 속에서 시행되면서 프랑스의 각 지역은 정치, 경제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었다. 프랑스의 지방자치제는 사회주의 성격이 대체적으로 강한 유럽의 다른 나라들 중에서도 특히 강한 편이다. 1990년대 말 제정된 세베느망 법이 기존 법들의 문제를 상당 부분 개정하면서 중앙 정부와 지방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골자는 지역 인구에 따라, 중앙에서 지방으로의 재정 지원에 격차를 둔 것이다.

스트라스부르 역시, 1990년대부터 경제,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게 되었다. 새로운 변화는 위험과 기회의 이중적인 험난한 고비를 넘도록 지역민들을 강요했다. 경제, 사회, 환경 같은 복합적인 난관을 극복하고 서비스와 부를 최적으로 분배하기 위한 지속적인 개발 모델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이런 변화를 극복하게 만든 운동 주체는 1967년에 형성된 이 지역의 도시 공동체였다.

스트라스부르 도시 공동체는 28개의 코뮌으로 이루어져 있다. 도시 공동체의 행정 조직은 지역민들에게 80여 종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6천여 명의 직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코뮌을 대표하는 90명의 위원들로 구성된 공동체위원회가 주요 운영기구이다. 위원장이 공동체위원회를 대표하며, 각 코뮌을 대표하는 위원의 수는 인구 비례에 따라 정해진다.
지역개발의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함과 동시에 지역을 구속하는 세베느망 법에 따라 스트라스부르가 속한 도시공동체의 위원회는 지역을 새롭게 개발시킬 계획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수립된 제1차 지역개발계획에 따라 교통, 환경, 주거, 지역 경제 정책이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 냈고, 이 공동체는 여전히 위기 속에서 길을 찾고 있는 다른 공동체들의 모범이 되었다.

   
>> 스트라스부르 도시 공동체의 운영 전략

스트라스부르는 지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공동체 운영의 전략적 목표를 가지고 있다.

① 고용 촉진, 경제 발전, 직업 훈련
스트라스부르 공동체는 사업 지구와 주거 지구를 나누고 결정하는 정책을 함께 고민한다. 기업체들이 효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지역과 이들에 대한 지원, 소요 근로자의 훈련 문제를 공동체 차원에서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한다. 전통적인 대도시인 스트라스부르는 상업과 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주변의 코뮌들은 주거와 안락한 환경을 지역민에게 제공하는 상생의 협력을 하고 있다.

② 삶의 질 향상
각 지역의 시설과 서비스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이 스트라스부르 공동체의 주요한 목표이다. 스트라스부르 코뮌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지역의 부가가치는 공동체 전체로 배분되어 문화적 다양성을 개발하고 이렇게 개발된 가치를 지역 시설과 접목한다. 더불어 다양한 문화생활을 뒷받침하기 위한 각 코뮌의 지역경제가 활성화되어 결과적으로 지역민의 생활이 향상되고 있다. 모든 개발은 환경친화적인 운영을 기본으로 한다.

③ 지역 간 연대감 회복
중앙의 법이 지방을 구속하면서 지역 간 연대가 더욱 강화되었다. 스트라스부르 도시공동체는 이런 연대를 발전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그린 네트워크를 개발하고 있다. 각 코뮌의 주민들이 자신들의 생활근거지에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되는 이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 간, 주민 간의 소통이 더욱 원활해지고 주거 형태도 이웃 간에 울타리가 사라지는 등 열린 공간으로 변모됐다.

>> 중앙과 지방의 갈등, 양보와 집중으로 효율 만들어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중앙과 지방의 갈등은 쉽게 풀리지 않는 문제이다. 중앙은 중앙대로 지방은 지방대로 자신들의 힘과 가치를 높이기 위해 움직인다. 이런 태생적이고 역학적인 관계는 어쩔 수 없이 중앙과 지방간의 관점과 집중의 차이를 양산하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관계도 이와 비슷하게 복잡하고 어려운 시기에 있다. 비교적 오랜 지방자치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서구의 여러 나라들도 이런 어려운 시기들을 겪어 왔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다분히 정치적 이유로 제정되고 개정되는 중앙의 관련법들은 순식간에 새로운 변화를 지방에 강요하기도 한다. 스트라스부르는 지방에 늘 상존하는 이런 내외의 위기를 도시공동체를 일구어 극복한 예이다. 스트라스부르는 변화를 슬기롭게 대처하고 지방의 각 단위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 양보와 집중의 효율을 만들어 냈다.

   
지역 간의 격차는 큰 규모(서울, 충청, 전라, 경상 등)로 존재하기도 하지만, 인접한 지역 간(이천, 여주, 음성, 광주 등)에도 있기 마련이다. 각 지역은 나름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또한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분도 가지고 있다. 스트라스부르 공동체는 이런 지역 간의 장, 단점을 보완하여 좀 더 발전된 새로운 지역을 탄생시켰다. 스트라스부르가 발전시킨 이런 공동체에 대한 자신감은 이제는 국경 너머 독일의 켈 지역까지 공동체에 포함시키려는 혁명적인 발상도 가능하게 하였다. 아직도 ‘지역 갈등’, ‘지역 이기’란 말이 특히 선거철마다 구태스럽게 회자되는 우리에게, 따갑지만 진지하게 경청해야 할 메시지를 스트라스부르가 전하고 있는 것이다.
자료출처 : 스트라스부르 도시공동체, www.strasbourg.fr
위키페디아, wikipedia.org

‘따로 또 같이’로 자유와 이익 누리는 느슨한 공동체

>> 스트라스부르 도시 공동체(Urban Community of Strasbourg)

프랑스는 11세기부터 13세기에 걸쳐 코뮌(commune)이란 독특한 도시 자치단체를 발전시켰다. 초기에는 신흥 상인의 요구에 의하여 생겼으나 왕과 영주의 인가를 받아 행정, 사법의 권한까지 행사하기도 하였다.

스트라스부르 도시공동체(CUS)는 인터코뮌(inter-commune)구조이다. 스트라스부르를 중심으로 28개의 도시들이 모여 있다. 지리적으로는 동편의 스트라스부르 메트로폴리탄을 중심으로 주변의 코뮌들이 둘러싸고 있는 형상이다. 스트라스부르 공동체는 에르스텡(Erstein), 코세르스베르(Kochersberg), 바세 조르느(Basse Zorn) 등의 다른 공동체들과 이웃하고 있다.

>> 인터코뮤날리티(Intercommunality)

아무리 인위적으로 행정구역을 나누더라도 지역 간의 자연스런 소통을 막을 수는 없다. 프랑스는 1959년부터 90년대 말까지, 40년에 걸쳐 소위 ‘인터코뮤날리티’ 제도를 다듬어 왔다. 이 제도는 각각의 독립적인 코뮌들이 모여서 원하는 조합을 이룰 수 있는 자유를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쓰레기, 상·하수도 등의 행정을 함께 하는 것이다. 이 법이 시행되면서 프랑스의 각 지방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조합의 이름을 한 거대한 쓰레기차가 시골길을 지나는 풍경이 익숙하게 되었다. 코뮌들은 팀을 이루어 대중교통 시스템을 함께 구축하기도 하고 심지어 세금 행정을 통합하기도 한다.

프랑스의 도시 공동체는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예산 부문을 제외하고 결합된 형태이다. 비교적 느슨한 결합을 보이는 이 공동체는 주로 코뮌간의 전통적인 조합 형태를 띠고 있다. 결합된 코뮌들이 해당 조합을 재정적으로 지원할 수는 있지만, 조합에게 세금 징수권 등의 권한은 주어지지 않는다. 코뮌은 언제든지 조합을 떠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조합은 특정한 도시 문제를 공동으로 처리하기 위한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만들어진다. 법의 구속을 받지 않는 이 형태의 공동체는 프랑스에서 점차 그 수가 줄어들고 있다.

프랑스의 또 다른 형태의 공동체는 재정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경우이다. 이 공동체는 1999년 발효된 세베느망 법(Chevenement law)에 의해 구속을 받는다. 이 법은 공동체를 세 가지로 분류한다. 농촌 지역을 위한 ‘코뮌 공동체(Community of Communes)’, 중소도시와 주변 마을을 엮는 ‘애그로머레이션 공동체(Community of Agglomeration)’, 대도시와 인근 지역을 연결하는 ‘도시 공동체(Urban Community)’가 그것이다.

이들 세 종류의 공동체 중에서도 애그로머레이션 공동체와 도시 공동체는 좀 더 강한 재정운용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 공동체들은 코뮌을 대신하여 세금을 징수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동시에 쓰레기, 교통 문제 해결 등 과거 조합들이 하던 서비스도 대신하고 있다. 더불어 경제, 주거, 환경 정책 등도 처리할 수 있는 법적 권한도 있다. 코뮌 공동체의 코뮌들에 비해 도시 공동체의 코뮌들은 상대적으로 자치권이 적은 셈이다.

새로운 공동체 관련법에 따라, 중앙정부는 지방의 인구 비례에 따라 재정 지원을 한다. 지방의 각 코뮌들은 많이 모일수록 경제력이 증가하고 반면에 자치권의 줄어드는 묘한 반비례 속에서 자율적인 결단을 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세베느망 법은 아주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프랑스 대부분의 코뮌들은 저마다 새로운 공동체를 이루었다. 2006년 1월 1일 현재, 프랑스에는 2558개의 공동체가 이루어졌다. 프랑스 전체 코뮌의 89.7%인 3만 2826개의 코뮌이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이는 프랑스 전체 인구의 85.7%에 해당하는 약 5200백만 명의 사람이 공동체에 속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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