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후견인제’ 중소기업에 해 줄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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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후견인제’ 중소기업에 해 줄게 없다
  • 양동민
  • 승인 2007.03.29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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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창고 증설, 관내 업체 이용, 도로 개선, 융자 순

각종 규제와 미완의 정책으로 민원해소 불투명

이천시가 벌이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한 시책 사업인 ‘기업 후견인제’가 기대와 달리 큰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건의한 내용들이 대부분 공장 도로 증설, 창고 신 증축, 공장 규제 면적 완화, 용도 지역 변경 같은 각종 규제 법률에 의해 묶여 있고 수도권 정책 변화 추이에 따라 추후 결정될 사안들이어서 처리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2020년을 목표로 한 도시기본계획 수립 이후에나 검토될 사안들이 상당수인데 도시기본계획이 언제 나올 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기업 후견인제는 이천시가 지난해 10월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 T/F(테스크포스)팀’ 토론회를 통해 도출된 것으로, 시는 행정 경험이 풍부한 시 소속 6급 공무원 196명에 대해 관내 15인 이상 중소 제조업체 196개소를 1대1 후견 관계로 지정 기업민원을 지원키 위해 시작됐다.
기업 후견인으로 지정된 공무원은 매월 1회 이상 해당 기업을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연락을 통하여 기업사정을 수시로 모니터하고, 경미한 사항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직접 도움을 주는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그 뒤 이천시는 이 제도가 기업들로부터 긍정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고 판단, 지난 1월부터 소속 7급 공무원에까지 확대 운영키로 한다. 지난 3월 22일 7급 공무원 370명까지 늘려 관내 총 585개 기업체를 대상으로 한 ‘기업후견인 결연식’을 시민회관에서 가진 바 있다.

하지만 기존 1차 6급 공무원이 맡은 196개소의 활동 상황 및 처리 결과를 보면, 미흡한 부분에 대한 보완과 후속 처리를 완료한 후 확대 운영을 하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라는 후견인과 기업체의 지적이다.

후견인 A씨는 “직접 기업체를 찾아가 다양한 얘기를 듣지만, 막상 건의 내용을 보면 법적으로 제한 요소가 많습니다. 같이 고민도 하고 사심 없이 터놓고 관계를 지속하지만, 빨리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사업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며 “‘긍정적이다’는 이유로 기업체 수를 확대하는 것은 성급함이 있다”고 덧붙였다.

기존 1차 6급 공무원이 후견한 제조업체 중 80여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공장 창고 증설에 관한 건의가 26건, 관내 기업 수의계약 및 물품 이용 건이 13건, 도로 확포장 증설 및 안내판 설치 건이 12건, 재정지원 및 저금리 융자 건이 11건, 용도지역 변경 건이 6건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 10여개가 넘는 업체는 건의 내용은 받아갔으나, 3월 말인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을 들은 바 없다고 하면서, “언제나 그런 거 아니냐? 취임 초기 열심히 하지만 얼마 안가서 조용히 사라졌다. 해마다 똑 같았다”며 행정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특히 규제 관련법으로 인한 건의와 관련 부서의 답변 또한 ‘오염총량제 도입을 전제로 (중략) 상향조종 해 줄 것을 중앙정부에 강력히 요구’, ‘추후 수도권 정책변화 등 여건 변화에 따라 (중략) 반영 여부를 검토’, ‘자연보전권역의 기업 규제에 대해 중앙정부에 요구 (중략) 향후 문제점이 해결될 경우 증설’ 등의 불명확한 답변들로 일관했다.

답변서를 받은 D업체의 경우 창고 증축을 건의했으나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은 보인다”며 “한때 잠깐 하고 마는 시책이 아니라 꾸준히 지속되었으면 한다”며 과거에 보였던 전시 행정의 모습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랬다.

기타 사항으로 도예 업체들은 상시 전시 공간 요구, 행정과 긴밀한 협조 유지, 환경 감시 통합 지도 점검 등 다양하고 실질적인 내용이 많았다.

이처럼 이천시가 열정적으로 펼치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 개선 시책에도 불구하고 기업체가 흡족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이유는 기업 민원이 한시적이 아니고 과거로부터 지속되어 왔지만, 시에서는 이들의 소리를 적극적으로 듣고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아 왔기 때문이다.

한 시의원은 “기업후견인제는 그동안 관련부서가 못 챙긴 각 기업체의 민원 자료를 총괄적으로 수집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선후를 따져 차근차근 해결해 나갈 때 후견인제가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신중하게 접근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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