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 마을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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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 마을이 이상하다
  • 양동민
  • 승인 2007.03.2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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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선 축제 준비, 한쪽에선 나무 팔아

   
백사면에선 오는 30일 열리는 ‘제8회 산수유꽃축제’ 준비가 한창이다. 그런데 한쪽에선 산수유나무를 팔아 넘기고 있는 모습들이 보여 지역민과 이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 파는 산수유나무는 조경용 묘목이 아니라 20년~50년 이상이 된 고목들이라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산수유나무가 군락을 이룬 일부 마을의 경우 상당수의 나무들이 분이 떠진 채 비닐 이나 새끼줄로 묶여 있었으며, 지상부는 후속 처리가 없이 방치돼 죽은 나무들도 많았다.

백사면에서도 산수유 군락을 형성한 도립리, 송말리, 경사리 일대는 예로부터 그 경관이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릴 만큼 일품이었다. 하지만 마을에 들어서면 멀리서 보이는 경관과는 달리 노란 산수유나무가 있는가 하면 노란 꽃망울은 간데없고 마른 가지만 앙상한 산수유나무가 눈에 띄게 많다.

조경업체 관계자는 “산수유나무 열매는 차와 약재로 많이 이용되며 약용뿐 아니라 정원수, 공원수 등 다용도로 이용되고 있어 찾는 고객이 많다”고 전해 점차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을에서 40년이 넘게 살아온 주민 A씨는 “개인 소유의 것이라 뭐라 말은 못하지만, 지역의 상징물인 만큼 지역민으로 관심을 갖고 보호해야 한다”며 특히 “묘목을 키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다 큰 아름드리 나무를 판매하는 것을 보면 화가 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에 면 관계자는 “내용은 알고 있지만 개인 것을 어떻게 하겠냐”며, 산수유 열매를 판매했던 과거와 달리 중국산에 밀려 그마저 채산성이 떨어져 나무 자체를 팔면 20~30만원 이상의 가격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축제 추진위 관계자는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군락이 사라질 것이며, 별 수 없이 축제도 위기를 맞게 된다며, 지역민들이 주인으로써 지속적인 참여와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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