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아다다를 죽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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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아다다를 죽였는가
  • 이천저널
  • 승인 2007.01.0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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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미/ 이천제일고 2학년

인간의 인생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의지로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피히테의 말처럼 인간은 인간 사이에서만 인간일수 있기 때문에 인간끼리 같이 살다보면 자연히 다른 인간의 영향을 받아 인생이 바뀔수 있기 때문이다. 왕자님으로 태어나는 것과 가난한 거지고 태어나는 것, 시기를 당하는 것과 살해를 당하는 것도 다른 사람의 영향이다. 때문에, 나는 아다다의 죽음이 아다다 때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백치 아다다의 아다다라는 여자는 벙어리이다. 그 때문에 아다다는 버려지듯 시집을 가게 된다. 결혼 초에는 벙어리라도 젊은 나이에 시집을 와준 아다다를 남편과 시댁식구는 따스하게 대해주었지만 돈과 새 여자가 생긴 후 남편은 비정해 졌다. 아다다는 참을 수 없는 남편의 매질에 친정으로 도망쳐 온다. 하지만, 버리듯 시집을 보낸 친정이 아다다를 잘 대해 줄 리가 없었다. 아다다는 친정에서까지 매질을 당하게 된다. 참다못한 아다다는 자신에게 잘 대해주는 노총각과 살게 된다. 하지만, 노총각의 돈을 본 아다다는 노총각이 전 남편처럼 돈을 벌면 자신에게 비정해 질까봐 그 돈을 버리게 되고 뒤쫓아온 노총각이 아다다를 절벽에서 떨어뜨린다.

어떤 사람들은 아다다가 돈에 겁을 먹고 버려버린 것이 잘못된 판단이라 한다. 하지만, 절벽에서 떨어뜨릴 정도로 돈을 아다다보다 중요하게 여겼다면 언젠가는 전 남편과 똑같이 비정해졌을 것이다. 그런데, 아다다의 판단에는 다른 사람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 생각된다. 이 이야기에서 아다다는 다른 사람의 영향으로 네 번의 인생이 바뀌었다. 노총각은 아다다를 사랑하지 않았다. 그저 단순하게 나이 많고 능력 없는 자신과 살아 줄 여자가 필요하던 참에 때마침 아다다가 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보통사람이라면 그의 마음을 의심해 봤을 것이지만 아다다는 오갈 곳이 없는 신세라 의심의 여기가 없었다.

두 번째는 전남편의 비정함에 있다. 전남편은 결혼 초에는 아다다에게 지극정성으로 잘 대해주었다. 하지만 돈이 생기자 여자들은 전남편에게 접근했다. 그러다보니 아다다에게 싫증이 났다. 그래서 매질을 해 아다다를 쫓아내 버린 것이다. 쫓겨난 아다다는 그래서 돈을 무서워하게 되어버렸다.

세 번째는 친정식구의 태도에 있다. 아다다는 선천적 벙어리이다. 이것이 아다다의 부모님의 잘못에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다다의 부모님은 모든 것을 아다다의 잘못으로 여겼고 아다다를 미워했다. 그래서 꼴 보기 싫은 아다다를 눈앞에서 치워버릴 심산으로 받아주는 아무 곳으로 아다다를 시집보내 버린다.

마지막 넷째로는 시대에 있다. 아다다는 여자다. 현대는 별문제 될 것이 없지만 아다다가 살던 시대는 고리타분한 남아 선호 사상이 뿌리박혀버린 때다. 때문에 아다다는 여자라는 이유로 원하지 않는 혼사를 해야만 했다. 또, 이 때는 장애를 갖은 사람에게는 냉정하던 때이다보니 여자에 벙이리인 그녀는 자신의 의사를 주장할 수 없었다.

단 한번이라도 그녀가 다른 사람의 영향을 피했다면 아다다는 어떠했을까? 벙어리는 우대해주는 시대에서 친정식구들의 사랑을 받았다면, 전 남편이 비정해지지 않아서 노총각과 살게 되지 않았다면 아마도 아다다는 죽지는 않았을 것이다. 혹은 단란한 가정에서 행복했을 수도 있다. 한명의 인간으로서 아다다의 삶처럼 다른 사람의 영향을 받고 있는 입장으로써 아다다의 인생은 보고 배울 점이 있다. 그것은 내가 받고 있는 영향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나쁜 영향이어서 나를 불행으로 몰고 가는 것이라 판단되면 나는 노력해 볼 것이다. 타고난 천성이 게으르다면 되도록 부지런하게, 조상대대로 거지라면 돈을 벌어 부자가 되도록 말이다. 비록 그 길이 험난하다고 해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노력해 볼 것이다. 아다다는 벙어리에다 생각하는 것도 바보 같지만 그녀의 힘겨운 인생과 죽음은 나에게 정말로 인생의 중요함을 가르쳐 주었다.(이 글은 이천시립도서관에서 주최한 독후감 공모에 당선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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