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여, 최고의 인생을 꿈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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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여, 최고의 인생을 꿈꾸어라!
  • 마장중학교 영어 교사 유지완
  • 승인 2006.12.21 1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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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수업에 관한 다양한 방법들 즉, 노래, 게임, 다양한 활동, 수없이 많은 다양한 교수 방법들이 여러 교재와 인터넷에 널려 있다. 그런 정보화 시대에 감사한다. 영어 교사는 교육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그런 정보들을 수업 목표에 맞도록 유용하게 만들어서 학생들의 수준과 요구에 맞도록 조정해주는 전문적인 ‘조정자(coordinator)’가 되면 수업의 기술적인 면은 충분하다.”

영어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

‘There is no royal road for learning.’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는 말이다. 전해오는 얘기에, 따르면, 알렉산더 대왕의 후임으로 왕좌에 오른 알렉산드리아의 프톨레마이오스 1세는 자신의 가정교사였던 유클리드에게 좀더 쉽게 수학을 배울 수 있는 방도가 없냐고 물었다고 한다. 당시 유클리드는 천재적인 수학자로 그때의 저작물인 ‘원론(Elements)’은 2000년이 넘게 수학의 가장 중요한 저작물로 인정받고 있다. 그때 유클리드가 “기하학에는 왕도가 없습니다”라는 명언을 남겼다고 한다.
학창시절 영어 참고서의 한 귀퉁이에서 본 듯한 이 구절을 불현듯 꺼낸 든 이유는 이렇다. 명지대에서 영문학을 가르치는 에릭 함슨이라는 분이 쓴 글에 보면, 한국에서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면서 꽤나 지겹도록 받는 질문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영어에 왕도가 있느냐는 것이라고 한다. 이상한 것은 일본이나 중국 사람들보다 유독 한국 사람들이 이 질문을 많이 한다고 한다. “혹시 요행을 바라거나, 새치기를 해서라도 남보다 앞질러 가려는 문화의 단편은 아닐까? 그래서 영어를 파는 사람도 한국에 유독 많은 것”이 아닐까 하고 그는 의구심을 던진다. 

영어 교육은 수단이 아니라 소통 그 자체다

누구나 다 아는 대답이 되었지만, 언어를 배우는 데 왕도는 없다. 그저 많이 연습하고, 될 수 있으면 그 나라 말을 사용하는 사람과 함께 생활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는 영어가 학교 교과목이 아니라 의사소통을 위한 수단으로 남에게 나의 뜻을 전달하고 남의 뜻을 이해하는 수단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이다.
곧 영어를 배우는 목적이 학생들의 능력 평가를 위한 하나의 수단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그 나라 사람과 문명을 이해하거나, 그 말을 배움으로써 나의 삶이 풍성해지고 지식이 다양해지며 결국은 그 말을 이용해 세계 시장에 내 생각을 전하고 우리가 만든 물건이나 프로젝트를 팔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면 아마 태도가 달라지지 않을까?
바로 이런 관점을 학교 영어 교육에 실천하고 있는 선생님이 마장중학교 영어 교사 유지완 선생님이다. 우선 마장면이라는 곳에는 도시 지역과 달리 그 흔한 영어 전문 학원 하나 없다. 그러다 보니 영어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 할지라도 효율적으로 영어와 친숙해 지는 일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마장중학교는 마장고등학교 병설로 고등학교 소속이신 원어민 선생님이 일주일에 한 번씩 순회 교육을 해준다는 것이다. 

영어 선생님은 단순한 “교사(teacher)”가 아니라 “조력자(facilitator)”

유지완 선생님은 바로 이 장점을 놓치지 않고, 원어민 선생님과 학생들이 원하는 보람된 수업이 될 수 있도록 서로의 아이디어를 나누어가며 수업 계획을 짰다. 나아가 영어 교사의 위치를 단순히 날마다 영어를 가르치는 “teacher(교사)”에 국한시키지 않고 학생들의 인생을 설계하는 데에 근본적인 동기 유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준비시키는 “facilitator(조력자)”로서의 역할까지 자임했다. 학생들이 “the best of the best(최고 중의 최고)”가 되어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 하나가 수준별 이동 수업이다. 2학년 때의 성적을 기준으로 상위 그룹과 하위 그룹을 구분해 심화반과 보충반으로 나누고, 중간 10% 내외의 학생들은 희망을 받아 반을 선택하게 했다. 보충반의 경우는 학습에 대한 기본적인 흥미를 잃지 않도록 다양한 게임을 활용해 수업의 내용을 정리하고 확인하게 했다.
그런가 하면 최상위 수준의 특별 ‘열린 학급’을 만들어 일주일에 두 번씩 점심시간을 활용해 고1 수준의 영문법 수업과 독해 연습을 시켰다. 특목고 등 진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위한 배려였다. 이런 차별화 교육은 자연스럽게 보충반의 경우 학습 기본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고, 심화반 학생들의 경우 학습 성취감을 높일 수 있었다.

의사소통 중심의 능동적인 프로그램

여기에 가세한 선생님이 고등학교 원어민 교사다. 일주일에 한번씩 이루어지는 팀 티칭(team-teaching)은 철저하게 의사소통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완벽한 발음도 중요했지만, 다른 나라의 문화를 경험하게 해보는 일도 빠뜨리지 않았다. 외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일이 영어 학습을 능동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 하나가 할로윈 데이(Halloween Day) 가상 체험이다. 2학년 영어 교과서에 나오는 “Holidays in Fall"을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그들의 문화 속으로 들어가 비슷한 복장에 준비물을 갖추고 역할을 나누어 그들의 풍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학생들은 낯선 나라의 풍습에 신기해하면서 그들의 언어와 제도를 효과적으로 익힐 수 있었다. 3학년 여름방학 과제로 내준 “My Future University(내가 가고 싶은 대학)”에 다녀온 기행문 쓰기도 좋은 학습 사례였다. 학생들은 원어민 교사의 교정을 받으며, 미래에 대한 자신의 이상과 꿈을 설계해 보는 기회가 됐음은 물론이다.  
이 같은 체험을 통한 교육은 모든 영어 교사에게도 실시됐다. 방학 동안에 실시된 이 영어 캠프 교육은 영어로 하는 요리하기, 연극하기, 경매, 여러 가지 게임 등 이른바 잠입식 교육프로그램(immersion program)으로 운영됐으며, 여기서 얻어진 다양한 경험들은 학생들에게 다시 되돌려졌다.

놀라운 학습 성취도 보여

이 같은 교육의 성과는 수치로도 쉽게 확인됐다. 2학년의 경우 지난 해 학업 성취도 평가보다 수준별 이동수업 실시한 올해 평균 점수가 17.53점으로 크게 향상되었으며, 3학년의 경우 올 2학기 경기도 학업 성취도 영어 과목 평가 결과 도평균 점수 달성율이 97.67%에 이르렀다. 그런가 하면 올 6월에 열린 한국관광고등학교 주최 「전국 중학생 영어 말하기 대회」에 3학년 황금찬 학생이 이천의 도자기와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주제로 한 “My Hometown, Icheon”으로 동상을 받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유지완 선생님의 교육관은 확고하다.
“영어 수업에 관한 다양한 방법들 즉, 노래, 게임, 다양한 활동, 수없이 많은 다양한 교수 방법들이 여러 교재와 인터넷에 널려 있다. 그런 정보화 시대에 감사한다. 영어 교사는 교육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그런 정보들을 수업 목표에 맞도록 유용하게 만들어서 학생들의 수준과 요구에 맞도록 조정해주는 전문적인 ‘조정자(coordinator)’가 되면 수업의 기술적인 면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는 또 이렇게 말한다.
“나는 내가 가르친 아이들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보다 안정된 가이드라인을 가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즐겁게 외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그럴 확률이 더 높으며,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선택의 기회와 폭이 넓어질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이런 믿음 속에서 원어민과 나누는 대화는 더 즐겁다. 이것이 나의 기본 방향이다.”
학생들이여, 최고의 인생을 꿈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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