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축산으로 수입 위기 타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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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축산으로 수입 위기 타개한다
  • 이천저널
  • 승인 2006.11.16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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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시장의 투명성 확보가 전개되어야 한다”

   
올 축산업 최대 이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종극/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는 한우협회 회장님께서도 관심이 있으시겠지만 저희들도 관심이 큽니다.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면 고기 값이 우리나라 돼지고기와 같은 값으로 유통되거든요. 그러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향으로 볼 때 소고기 값이 돼지고기 값이랑 비슷하게 되면 쇠고기를 먹습니다. 그러니 자연히 수입 쇠고기가 가장 먼저 우리나라 양돈 시장을 잠식하게 될 거라고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임관빈/ 한우 생산자 입장에서는 우선 심리적으로 위축이 됩니다. 아무리 한우와 수입 쇠고기가 맛으로 차별된다고 하지만, 사실 우리나라 사정은 그렇지가 않아요. 시장에서는 수입 쇠고기와 한우, 젖소가 뒤섞여 팔리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저희가 주장하는 것도 유통 시장을 먼저 투명하게 해 놓고 수입을 하라는 겁니다. 소는 같은 소끼리 경쟁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서동필/ 유제품도 83년도부터 수입이 되고 있지만 국내 분유 소비량의 70%를 수입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우유 출고량 쿼터제를 시행하고 있으니 농가는 농가대로 불만이 상당히 많습니다. FTA를 체결하면서 그 부분을 꼭 보완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희용/ 저희 입장에서는 FTA협상이죠. 고급육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하지만, 저희가 판매를 해봐서 압니다만, 매장이나 마트에 놓고 등급제로 판매를 하면 농촌이나 소도시에서는 반응이 썩 좋지 않아요. 또 하나는 사료 값이 5~6% 정도 올랐다는 겁니다. 가뜩이나 FTA 협상 때문에 가격이 떨어질 거라고 하는데 그런 면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나 우려됩니다. 

김상원/ FTA 협상에서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가장 예민한 부분인데 올해는 저희가 큰 행사를 좀 했어요. 이천에서 한우인의 날 행사도 하고 축산 평가 대회도 해서 나름대로 보람이 있었는데 가장 큰 문제는 양돈 농가들의 분뇨 처리 문제예요. 2010년부터는 해양 투기도 전면 금지된다고 하니 그전에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다행히 시장님께서 공동 처리장을 만드시겠다고 약속했으니 상당히 의미 있는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환경 친화형 축산만이 살길이다

정종극/ 축산이 인구는 적어도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런데도 축산 농가들은 모두 죄인 아닌 죄인 취급을 받고 있어요. 어떨 때는 이것이 과연 사람답게 사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 정도입니다. 단적인 예로 어느 텔레비전을 보니까 가축에게 항생제를 많이 먹이다고 하는데 그건 말도 안 되는 애기입니다. 돼지를 생산해서 도축하기 전에 수의사들이 전부 검사를 해서 검사에 통과하지 못하면 농가로 되돌아옵니다. 물론 대한민국 축산 농가 중에 한둘 정도는 엉터리도 있겠지만 대다수는 그렇지 않거든요. 사료에 넣는 항생제도 정부에서 다 규제를 하고 있고요, 우리는 지속적으로 교육을 하거나 지시에 따를 뿐입니다. 

임관빈/ 저희 한우 농가 중에서도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 봉침을 이용하시는 분이 있어요. 벌침의 독이 염증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기도 하지만 잔유 물질이 남지 않고 인체에 전혀 무해하기 때문이지요. 벌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농가들이 사용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자연 친화적으로 가야한다는 인식은 모두 갖고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축산 농가들의 희망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희가 추진하는 게 친환경 축산 직불제도 그런 차원에서 올해 9개 농가가 참여해서 시범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서동필/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등록제도 같은 차원의 노력이지요. 축사 면적 당 마리수를 제한하는 것인데 그 때문에 그만 두는 농가들도 많이 생기고 있어요. 낙농 같은 경우에는 20여 농가가 폐업을 했어요. 환경 문제도 친환경 쪽으로 빨리 해결되어야 해요. 이 부분은 농가들이 노력해야 할 부분이지만 정부나 일반시민도 가축의 분뇨가 유기질 거름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어요. 언론에서도 그런 쪽으로 홍보를 해주시기를 기대합니다. 또 한 가지 간과할 수 없는 문제가 방역인데 예전에는 구제역 파동도 겪지 않았습니까. 농가들은 생사가 걸린 문제이니 만큼 철저하게 관리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임관빈/ 저도 축산업을 하지만 한편으로는 소비자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축산을 할 때 우리 가 먹을 것과 팔 것을 따로 구분하지는 않아요. 잔류성 같은 부분도 저희가 할 말은 아니지만 우리가 먹는 감기약에 들어 있는 항생제의 양이 축산에서 쓰는 항생제보다 몇 배는 높다고 합니다. 기준보다 많은 항생제를 먹인 농가의 잘못도 크지만 너무 확대해서 보도하는 것도 우리의 먹거리에 균형을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좀 자제해 주실 것을 당부합니다.

문희용/ 축협 중앙회 차원에서 많은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만, 저희 이천축협에서는 시의  도움을 받아 쇠고기 생산 이력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저희 조합이 시범조합입니다. 그래서 어느 매장에서 고기를 사면 그 소가 누구네 소며, 언제 무얼 먹였고, 항생제는 뭘 썼고 하는 내용들을 소비자가 죄다 알게 되는 거지요. 무엇보다 이런 노력들이 신뢰성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임관빈/ 한우 같은 경우 정책적으로 생산 이력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만, 전축종에 생산 이력제가 실시되고 소비자 단체에서도 공신력을 인정하면 수입 고기와의 경쟁에서도 이길 수 있을 겁니다.

문희용/ 수입 쇠고기는 1차로 900kg 정도 들어온 걸로 알고 있는데요. 왜 머뭇거리는지 모르겠어요. 또 뼈가 붙은 고기가 들어온다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되는 거죠.

정종극/ 아시다시피 광우병 때문에 뼈 수입은 금지하고 있는데, 사실 살과 뼈를 완벽하게 분리하기란 쉽지 않지요. 미국에서는 지금 한국에 압력을 가해서 물렁뼈나 잔뼈는 인정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들어올 준비를 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이때 나라와 나라간의 협약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수입을 최대한 막으려면 질병 같은 문제를 제기해 그런 문제들을 잘 활용하는 나라가 수입을 막을 수 있는 겁니다. 아마 곧 거세게 밀고 들어올 것입니다.

올 한해 축산업 생산성과 가격 괜찮았다

임관빈/ 언론에 보니 한미 협상을 하면서 1차 검사는 100%, 2차 검사는 10%, 3차부터는 5% 이렇게 되어 있다고 해요. 그래서 1차에는 적음 물량만 들어온 것이라고 하던데요. 아무튼 올 생산량은 지난해 비해 많이 늘었죠. 지금 7000두 정도 사육하는데 2년 전과 비교하면 20~30%가 증가한 폭이지요. 농가 수보다는 마리 수가 늘었죠. 고기 값은 보합세예요.수입 쇠고기의 안전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한우 값은 조금 오르는 추세지요.

서동필/ 낙농 같은 경우에는 우유 값이 지난번에 7년만에 12% 오른 거예요. 검사의 안전성 부분은 세계적으로도 알아주지요. 우유는 우리나라가 최고예요. 우리나라 처음 검사를 철저히 해서 세균, 체세포, 유질부분에서 앞선 나라가 없습니다. 그만큼 기반은 열악한데 환경에 많은 투자가 되어 있다는 얘기죠. 하지만 실제 농가들이 투자한 만큼 이익을 내고 있지는 못해요. 그게 큰 문제죠. 홀로 설 수 있도록 보다 더 과감한 투자 정책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종극/ 양돈협회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수입 쇠고기에 잠식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 요인이 문제지요. 불안 요인이 있으면 사업에 재투자를 하지 않고, 재투자를 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떨어지고 품질 향상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제가 알기에 이천시 축산과에 배정된 예산이 30억 정도밖에 안됩니다. 그 예산으로 모든 축산 분야를 다 지원해주어야 하는데 너무 적다는 생각이 안 드나요?

김상원/ 사업비를 늘리려고 요구는 하지만 우선 순위에서 밀려요. 게다가 이번 조직 개편에서는 농업과 축산을 통합을 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와 힘들었습니다. WHO나 FTA 같은 문제로 축산업은 계속 열악해 지고 또 도시화로 자꾸 밀려나는데 축산이 제 몫은 하고 있거든요. 조금만 더 투자를 해 주시면 지금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쇠고기 이력 추적 시스템이란?

소의 생산에서 도축, 가공,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대한 정보를 기록, 관리하는 제도로 광우병 등 문제가 발생할 때 유통 경로를 추적하여 신속하게 원인을 규명하고 회수할 수 있는 조치로 소비자의 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소비자 안전 시스템이다. 2006년 11월 현재, 한우의 10% 수준인 20만 두 정도가 시범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2007년에는 두 배 이상 늘려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시스템으로 농가에서는 개체별 사양 관리가 가능해지고, 소비자는 쇠고기 구입 전에 원산지와 등급 등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안심하고 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축산업 등록제란?

일정 규모 이상의 축산 농가의 가축 사육 시설 면적과 사육 두수 등을 시장이나 군수에게 등록토록 하고 농가에 고유 번호를 부여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선진 축산으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생산 이력제, 농가별 가축 방역 관리 시스템, 친환경 직불제 등 새로운 제도의 도입과 정착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농가의 지원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등 유럽연합의 여러 나라도 축산 농가 등록제를 실시하고 잇으며, 대만은 1997US 구제역 발생을 계기로 축목업 등기제를 도입, 환경 보전과 축산물 안전성 제고를 위해 축산업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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