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농사를 돌아본다/ 복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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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농사를 돌아본다/ 복숭아
  • 이천저널
  • 승인 2006.11.09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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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화 지구 지정이 살길이다

“생산량은 줄었지만, 맛과 가격은 좋았다”
“게르마늄 농법도 좋지만 동해 문제 해결 시급해”
“특화 지구 지정에 연구소 들어서면 미래 밝아”

   
▲ 이걸재 삼부자 농원 대표
이걸재/ 복숭아는 올해 전국적으로 수확량이 15% 가량 준 것으로 알고 있어요. 판매량이 아니라 생산량을 말하는 겁니다. 그 이유로는 지난 겨울의 동해와 7, 8월 장마, 그리고 8월 이후의 가뭄을 들 수 있습니다.

송창범/ 게다가 5월 개화하기 직전에 온 저온 현상과 6월에 내린 국지적인 우박도 생산량을 줄이는 요인이 됐지요. 환경이나 기후적인 조건으로 봤을 때 생산량이 줄을 수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수요 공급 차원에서 가격은 좋았어요.

이걸재/ 당도에 따라 조생종 때는 가격 편차가 많았어요. 2~3배정도의 가격 차가 났으니까요. 중생종 이후부터 가뭄으로 당도가 올랐죠. 수량은 실질적인 재배 면적이 20% 정도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거꾸로 양은 늘었어요. 이천 지역은 복숭아 전체 가격을 좌지우지할 만큼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전망은 좋아요. 다른 지역에 비해 기술력이나 품질면도 뛰어나고요.

   
▲ 한관수 복숭아연구회 부회장
한관수/ 복숭아가 소득이 높은 이유는 가격 조절 능력이 없기 때문인 듯해요. 가격이 올랐다고 바로 수입할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복숭아 농사를 짓는다고 하면 처음 5년간은 수익없이 투자만 해야 하는 등 채산성을 생각하면 그렇게 높다고 볼 수 없어요. 다만 이천 지역에는 토질이나 기후 조건이 복숭아 재배에 맞고 뚜렷한 대체 작물이 없으니까 농사를 짓는 거죠. 다만 수입 개방이 되었을 때 어떻게 중국 농산물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냐 하는 의문이 남습니다.

이걸재/ 저는 좀 생각이 다릅니다. 사과나 배 같은 경우는 수입이 가능하지만 복숭아는 농사를 짓는 방법에 따라서 기술력이라든지 소득의 격차가 가장 큰 품종이라고 봅니다. 승부할 수 있는 길은 결국엔 기술력이라고 봅니다. 기술력은 과학 영농과 직결된다고 봅니다. 예전에는 복숭아 가격 차이가 별로 없었는데 요즘은 달라요.

한관수/ 기술력에서는 저도 자부하면서 농사를 짓지만 중국이 항상 후진국으로 가진 않는다는 거지요. 인위적으로 복숭아에서 게르마늄이 검출되는 정도의 기술력이라면 몰라도 당도는 중국이나 같다고 봐요.
중국 날씨나 우리 날씨나 똑같아요. 중국에서 복숭아가 생물로 온다고 하면 여기는 심각한 타격이 올 수 있을 거예요.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모든 농가들이 다 같이 갈 수 없으니까 ‘선택과 집중’이라고 해서 의욕이 있는 농가들만 가지고 대처해나가야 한다는 거지요.

   
▲ 송창범 농업기술센터 계장
송창범/ 복숭아가 이천에서는 다른 과수들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저장력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것이 오히려 수입을 막을 수 있는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벼나 과일 작물은 익을 때 일교차가 큰 지역에서 잘 됩니다. 일교차가 큰 지역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이천이 3위인데 특히 장호원 황도 복숭아가 익어가는 시기가 중국의 생산지보다 유리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하지만 기술력이라는 것은 기후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에 방심하지 말고 우리 기술을 향상시키면 당분간은 소득이 보장되는 작목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관수/ 요즘은 셀레늄이니 게르마늄 농법이니 해서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는데 워낙 미미한 양이 검출이 되다보니 아직 실효성은 낮은 것 같아요. 다만 지금으로서는 어떻게 나무가 동해를 입지 않게 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인 것 같아요.

이걸재/ 이천은 농촌 지역이라고는 하지만 중소 도시의 특징도 가지고 있어요. 부동산 값이 높다보니 농민들이 안정적으로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지자체에서 특화 지구로 묶어 대단위 농장도 만들고 연구소도 만들어 관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관수/ 기술센터와 연계해서 이천 지역에 자체 연구소를 만들어 동해 방지며, 품종 개발을 해서 생산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해주면 좋겠다는 애기죠. 지역마다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장호원 소도읍 육성 사업안에 복숭아 연구소가 생길 계획이라니까 그쪽으로 가야죠.

송창범/ 저희 숙원 사업으로 연구소를 거론했었는데 조병돈 시장님도 이 내용을 받아들이셔서 지금 농업기술센터에 연구소 전담 직원이 있습니다. 예산부터 조직 관계까지 합리적인 방법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시기가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가능한 당겨서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걸재/ 지금 장호원은 농가 면적이 줄고 있습니다. 부동산으로서의 가치가 더 높기 때문이지요. 솔직히 자기 땅에 농사짓는 사람이 얼마나 됩니까? 그점에서 시에서 규모화 단지를 조성해 준다면 경쟁력이나 경제성에서도 크게 유리할 겁니다. 시유지를 놀려서 뭐합니까. 임대주면 됩니다. 산지도 줄여들지 않고 경제성도 생기고 장호원엔 그런 시설이 될 만한 곳이 많습니다. 일례로 포천의 경우는 사과농지를 시에서 30만평을 조성해주었다고 합니다.

한관수/ 이천시는 수도권 정비 계획법 때문인지 땅 주인의 승낙을 받아 개간 신청을 해도 허가가 안 나와요. 무슨 근거인지 몰라도.

이걸재/ 안동의 경우 소를 기르는 것이 특화 사업으로 정해졌으면 초지를 하겠습니다 하면 모든 규제에서 안 걸리고 추진할 수 있어요. 여기도 시에서 주체가 되어 하는 거에요.

한관수/ 시장님과의 간담회 때 말씀드렸는데 잘 안 됐어요.

송창범/ 그렇게 쉽지는 않지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가 이슈화시켜서 시도해 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걸재/ 지금 햇사래 복숭아가 눈에 보이지 않게 중저가로 하락하는 면이 있어요. 그 점에서 직거래를 늘려나가는 것도 이 지역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송창범/ 광역 브랜드에 관해 말씀드리자면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정보화 시대고 물량도 경쟁력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규모가 형성되지 않으면 아무리 품질이 좋다고 하더라도 결국 생산비가 많이 들어가고 경쟁에서 뒤떨어지지요. 예를 들어 또 연구소에 관한 인가도 이천만 가지고는 쉽게 인가가 안 날 거예요. 당분간은 소 브랜드보다는 광역 브랜드로 나가 주는 것이 실리적으로 이천에 맞는 제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걸재/ 내년에도 농사가 잘 되었으면 좋겠는데 나무상태를 봤을 때는 이상 기온 때문에 전망이 밝은 편은 아니에요. 특화지구라든가, 연구소라도 빨리 되어서 복숭아 하면 이천이 생각나게 하는 것이 우리가 살아남을 길인 것 같아요.

한관수/ 특화 사업도 좋지만 농가들의 의식구조가 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 나름대로 노력해서 좋은 농산물을 생산해서 소비자들이 수입 농산물이 들어와도 믿고 찾아 먹을 수 있게끔 해야죠. 그런 농민들의 의식 개혁이 있어야 앞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봐요.

송창범/ 이천에는 이천복숭아연구회라는 모임이 있어요. 내년도에는 그 모임을 중심으로 해서 햇사래 복숭아든 장호원 황도든 잘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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