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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명예감정 침해하는 종교비판은 '모욕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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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n 2008-10-08 12:04:44  |   icon 조회: 10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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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명예감정 침해하는 종교비판은 '모욕죄'
아동인권 침해한 종교언론인 벌금 50만원


모욕적 언사로 개인의 명예감정을 침해해온 무분별한 종교비판 행위에 철퇴가 내려졌다.

25일 서울북부지방법원 제1형사부(한창호 부장판사)는 모 교회 어린이들의 얼굴이 나오는 동영상을 공개하며 이단강의를 해온 현대종교 발행인 겸 국제종교문제연구소 소장 탁모(40)씨에 대해 모욕죄를 적용해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들의 행위에 대하여 쓴 표현, 특히 강연제목이 '진짜와 가짜', 피해자들이 소속된 교단에 대한 '사이비종교', '북한의 아이들'과 같은 것들은 모두 피해자들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가치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모욕에 해당한다"며 "피해자들이 식별 가능한 상태의 동영상을 보여주며, 이에 대해 사이비종교에 빠져 있는 비정상적인 사람이라는 듯한 표현을 사용하였고, 종교비판을 위하여 특별히 피해자들의 신원을 밝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으므로, 피고인의 행위는 종교비판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판결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주위적 공소사실인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명예훼손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명예가 침해 내지는 훼손되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것이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는 방법으로 이뤄져야 하고, 사실 적시가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사실이어야 한다"는 이유로 원심의 판단에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탁씨는 2006년 12월 CTS 기독교 방송국과 2007년 4월 명지대학교에서 모자이크처리 없이 모 교단 어린이합창단 동영상을 무단 도용해 '북한 아이들'에 비유하며 "끔찍하다" "이단에 빠진 부모 잘못 만나 세뇌 당했다"는 등 비하·경멸·조롱하는 이단강의를 2년 가까이 해오다 검찰의 기소로 재판을 받아왔다.

"명예훼손 무죄판결은 억울하다", 피해 아동과 부모들 눈물의 인터뷰

피해 아동 부모 이모(41) 씨는 "명예훼손죄를 인정하면서도 '종교비판의 자유와 공공의 이익'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던 원심을 인정하고, 모욕죄로만 유죄 판결내린 항소심의 판단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씨는 피고인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이 잘못됐다며 "종교비판이라는 명분하에 악의적으로 비방"해왔고 "이단강의로 기독교계에 내분을 일으키고 서로 대립각을 세워 분쟁·충돌하도록 조장했다"고 주장했다.


또 피해자 문모(41)씨도 탁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현대종교에서 개종상담을 해준다며 편집위원으로 있는 개종전문가 진모 목사에게 소개시켜 많은 여성들이 인권유린을 당하고, 심지어 정신병원까지 끌려가는 사건까지 있었다는 사례를 들며 "이제 어린아이들까지 비방꺼리로 삼아 인권을 유린하고 있는데 종교비판과 공익을 근거로 무죄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문씨는 "종교비판에 대한 법적 가이드라인이 없어 인권침해와 종교의 자유 및 기본권 침해가 비일비재했다. 이를 포괄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과거의 구태의연한 판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전하며 "유죄든 무죄든 우리 가족은 평생 이 아픔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피해 아동 아버지 이모(44) 씨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부모님이 마음 아플까봐 힘든 내색을 감추려는 아들의 모습에 더욱 가슴이 찢어졌다. 우울해 하고 대인기피 증상까지 보여 차라리 내가 이 고통을 다 받고 싶었다"며 "탁씨는 자신의 비방이 화목했던 가정을 파탄으로 몰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북받치는 감정을 애써 참았다.

피해 아동 박모(15) 양은 "단순히 길을 가다 욕을 먹은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아저씨가 2년이 넘도록 많은 사람들 앞에서 '북한 아이들'에 비유하면서 끔찍하다’고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며 "10년 동안 알고 지낸 단짝 친구 엄마가 탁씨 아저씨의 강의 동영상을 보고 나와 놀지 말라고 했다"고 힘든 심경을 토로했다.

박양은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할 시기에 하루하루 울면서 지내고 있다. 즐거운 학창시절이 되어야 하는데 왜 이렇게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앞서 선고를 받고 법정을 나온 탁씨에게 "아저씨, 저에게 사과해 주세요"라며 수차례 요구했지만 탁씨에게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한 피해 아동 정모(13) 양은 "나를 북한 아이 같다, 끔찍하다고 한 것에 대해 미안하다고 말하고 동영상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듣고 싶었는데 아저씨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무시하고 가버려 화가 난다"며 "아저씨도 아빠일 텐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학교도 가기 싫고 죽고 싶을 때도 많았다"며 눈물을 그칠 줄 몰랐다.

탁씨는 재판 결과에 대한 승복 여부와 상고 여부에 대한 질의는 물론 "사과해달라고" 요구하는 피해 학생에게 사과할 의사는 없는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동행한 직원들과 함께 차를 타고 법원을 벗어났다.

한편 피해 아동 부모는 명예훼손에 대해 검찰이 상고할 뜻을 내비쳤다고 전하는 한편 대법원 판결을 통해 아이들의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아동을 상대로 범위 넘어선 종교비판 발언 자제해야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이번 판결에 대해 "탁 소장은 교리를, 피해아동 부모는 아이 인권을 쟁점으로 보고 다투었던 문제"로 파악하고 "주장이 다르지만 무엇이 중요한가를 놓고 보면 힘없는 소수와 개인, 아동의 인권이 더 조심스럽게 다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종자연 관계자는 "이단에 대한 판단기준 자체가 서있지 않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거나 형법상 처벌을 받지 않았다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며 "아동의 초상권이라든지 인권적 측면을 봤을 때 미성년자이고, 또 영상을 반복적으로 사용한 것은 문제가 있다. 신중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학내종교자유를위한학부모울타리 대표 이옥순(47) 씨는 아동의 종교자유가 현실적으로 보호받고 있지 못한 부분을 지적하며 "UN아동권리협약 등 법에서 최우선적으로 보호하게 되어 있는 아동을 종교비판 대상으로 삼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법에서조차 보호받지 못하고 고려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 가장 기본적인 종교도 보호받지 못한다면 국가와 사법부가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기독교 성장세가 둔화되고 보수교단이 거대화·권력화되면서 발생한 문제로 인지하며 "배타적 선교가 문제이지 이단의 문제로 발생한 일로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UN아동권리협약 제14조 1항에는 '당사국은 아동의 사상, 양심 및 종교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되어 있고 제16조에는 '어떠한 아동도 사생활, 가족, 가정 또는 통신에 대하여 자의적이거나 위법적인 간섭을 받지 아니하며 또한 명예나 신망에 대한 위법적인 공격을 받지 아니한다. 아동은 이러한 간섭 또는 비난으로부터 법률의 보호를 받을 권리를 갖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한국은 1991년 이 협약을 비준해 협약 당사국이 되었으며, 협약에 명시된 모든 아동의 권리를 보장할 의무를 지고 있다.


출처 오마이뉴스
2008-10-08 12: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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