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찌 해야 하나? 이대로 모른 척 해도 될까?
왼 종일 망설이다가 어둑해진 뒤 집을 나섰다.
싼타 할아버지가 다녀갔다는 흔적만은
남겨놓고 싶어서다.
이천의 번화가라는 문화의 거리로 갔다.
어? 왜 이리 조용하지?
거리엔 츄리도 캐럴 송도 없다.
명색이 ‘크리스마스 이브’ 인데~~~
휴대폰을 꺼내 날짜를 확인해 봤다.
분명 12월 24일이다.
자선냄비 앞에도 사람이 없다.
상점도 텅텅 비었다.
팔리질 않으니 구색을 갖출 수 없단다.
근사한 물건도 없어 애들 장갑을 샀다.
다음날 25일 저녁.
어제 저녁보다 더 을씨년스럽다.
IMF때 보다 더 힘들단다.
내년엔 지금보다 더 힘들다는 뉴스뿐이다.
TV를 켜니 국회의원들이 싸움질만 한다고
아우성이다.
국민들의 어려움은 안중에도 없다는 질책이 끊이질 않지만 소귀에 경 읽기다.
그들의 눈과 귀는 정상이 아닌가 보다.
훌륭한 분들이 국회만 들어가면 빙신이 되는가 보다.
싼타 할아버지의 선물을 받지 못한 아이들의 휑한 마음을, 엄마 아빠들의 싸한 마음을 그들은 알기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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