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와의 전쟁'에서 이기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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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와의 전쟁'에서 이기려면...
  • 이 병 균(이천소방서장)
  • 승인 2010.04.2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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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병 균(이천소방서장)
소방방재청이 2010년을 '화재피해저감 원년의 해'로 정하고「화재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2003년 대구 지하철화재, 2008년 숭례문 화재로 인한 국보 소실과 2009년 부산 사격장 화재에 이르기까지 뼈아픈 대형재난을 겪어오며 화재예방 및 진압의 일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소방대원의 한 사람으로서 좀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이번 화재와의 전쟁 선포는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고 또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반갑고도 든든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속담에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G20 정상회의를 개최할 만큼 고도의 산업발전을 바탕으로 세계속에서 뛰어난 위상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동안 한편으로 이러한 국격에 맞지 않는 후진적 대형화재 등 재난으로 인해 실로 엄청한 손해를 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사회적으로 각종 사건이 터지면 언제나 '발본색원'이나'항구적 대책수립'이라는 확고한 국가의 의지가 표명되었으나'불조심'은 언제나 국민들의 입속에서 구호로만 끝나버렸다.

오랜 세월 구조적이고 관습적으로 배어 있는 안전 불감증이 대형화재에 무방비인 부실한 체질을 바꾸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화재의 근원부터 짚어보고 정부와 민간이 서로의 역할을 제대로 설계해 보는 노력, 즉 화재에 대한 국가적 역량을 강화시키고자 하는 체계적 노력에는 늘 부족함이 많았다.
즉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고 있다는 얘기다.

결국 금년 봄부터 소방방재청이 화재 예방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고, 관련법률개정과 화재위험도가 높은 다중이용업소의 화재보험 의무가입 추진, 또한「화재와의 전쟁」선포 후 화재건수·인명피해가 전년도에 비해 대폭 감소했다는 여러 통계를 보면서 비록 시작은 늦었지만, 전열을 잘 가다듬어 이번 전쟁을 승리로 마무리 지어 온 국민이 편안하고 안전한 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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