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만에 바뀌는 학생 체력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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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만에 바뀌는 학생 체력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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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4.1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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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형 체력평가 시스템 도입, ‘학생들 체력 수준 종합평가 맞춤형 신체활동 처방 제공’
교육인적자원부가 ‘맞춤형 학생건강 체력평가 시스템(PAPS)’을 본격 실시키로 했다. 학생 비만 증가와 체력 저하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 체력 혁신 방안을 마련 발표한지 2년만이다.

인하대와 서울대 체육 담당 교수 등이 참여해 최근 완성한 PAPS는 기존 초·중·고교 학생체력장 제도를 완전히 바꾼 선진국형 체력평가 시스템으로 학생들의 체력 수준을 종합 평가해 맞춤형 신체활동 처방을 제공함으로써 비만 해소와 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PAPS 활용 방법 = PAPS는 심폐 지구력과 근력ㆍ근지구력, 유연성, 체지방, 순발력 등 5개 분야로 나눠 모든 학생들의 체력을 측정하고 비만평가나 심폐지구력 정밀평가, 자기신체 평가, 자세평가는 학생 선택에 따라 활용하는 방식을 도입한다.

PAPS는 측정 종목이 과거에 비해 다양해지고 첨단 IT장비를 활용, 학교 체육시설 여건에 따라 체육종목을 조절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현행 학생 체력검사 종목은 ▲ 50m달리기 ▲ 1천600m(여자 1천200m)달리기▲ 앉아윗몸앞으로굽히기 ▲ 제자리멀리뛰기 ▲ 윗몸일으키기 ▲ 팔굽혀펴기(여자 오래매달리기) 등 6가지다.

PAPS는 이들 종목 가운데 요통을 유발할 수 있는 윗몸일으키기를 윗몸말아올리기로 바뀌 페이서(왕복달리기)와 스텝, 종합유연성, 악력, 체질량지수(BMI), 체지방량, 허리엉덩이비율 등을 추가로 측정한다.

측정은 운동기능체력 아닌 건강체력 위주로 이뤄지며 현재 9∼10월중 1회인 횟수는 4월과 10월 2회로 늘어난다. 건강체력이란 활력있는 일상생활 및 건강유지에 필요한 체력을 의미한다.

이 처방을 받은 학생은 체육수업 및 방과후 특별활동, 가정 신체활동 시간과 칼로리 소비량, 심장박동수 등을 최소 2개월 단위로 점검해 기록, 학생부 수행평가에 반영한다.

선택 사항인 자세평가는 과도한 학습시간과 잘못된 습관으로 자세 이상과 신체뒤틀림 등의 문제가 빈번한 점을 감안해 학교에서 1차적으로 점검해 의사에게 전문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PAPS를 활용하면 심폐지구력과 순발력이 우수한 학생을 조기에 발굴해 전문적인 스포츠 영재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장점도 있다.

◇ 외국 사례 = 교육부는 미국과 싱가포르, 유럽, 일본 등 해외 학교 체육수업 사례를 벤치마킹해 PAPS를 개발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학생 체력평가 시스템은 ‘FITNESSGRAM’이다.

건강체력 검사를 토대로 학생들의 체력수준을 평가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통보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학교장은 우수체력 학생에게 졸업식장에서 대통령 표창장과 메달을 수여함으로써 체육활동 참여 동기를 유발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T.A.F(Trim And Fit) 프로그램은 1992년부터 교육부의 주도로 시행되고 있으며 학생의 비만 감소와 체력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2년에는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가장 효과적인 비만퇴치 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

모든 학교가 의무적으로 이 프로그램을 운영해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것으로 판명하면 해당 학생은 의무적으로 비만클럽에 가입했다가 정상체중이 돼야만 탈퇴할 수 있다.

또 방학 중에는 체중조절 실패를 막기 위해 특별 캠프에 참가해야 한다.

매년 2회 체력검사를 실시해 상급학교 입시에 반영하고 교육부는 매년 체력지수를 토대로 우수학교를 선정해 표창한다. T.A.F 시행 결과 소아비만율이 1992년 14%에서 2005년에 9.3%로 낮아졌다.

◇ PAPS 운영과 문제점 = PAPS가 시행되면 학생들의 자발적인 체육수업 참여가 활발해지고 학부모들은 자녀의 체력평가 결과를 서면이나 이메일로 전달받음으로써 학교 체육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들은 자신의 수행결과를 직접 확인해가며 운동 강도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사가 제시한 신체활동처방에 흥미를 갖고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교사들이 체지방 측정기나 심폐기능 측정기 등 첨단 장비 사용에 익숙할 때까지 정신적 부담을 느끼고 학생들의 건강체력 검사 결과를 분석해 최소 건강기준 이하의 학생들에게 맞춤형 신체활동처방을 내리려면 아무래도 업무량이 늘어나는 만큼 불만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PAPS를 완벽하게 구현하려면 각종 체육장비와 시설을 갖춘 체육관과 운동장이 있어야 하고 학교는 물론, 학생도 IT 측정장비를 갖춰야 하는 것도 문제점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전국 시도 교육청을 비롯한 197개 교육기관에 IT 측정장비를 보급해 일선 학교에서 임대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체육수업 종목은 학교 여건에 맞춰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측정 종목을 조합한 표준형과 전통형, 체육관형, 운동장형, 첨단장비형 등 5가지 모델을 제시하고 일선 학교에서 여건에 따라 선택해 활용토록 한다는 것이다.

또, 비만 조기 발견을 위해 초등학교 1학년부터 건강체력검사를 하되 신체 능력을 감안해 오래달리기와 스텝검사, 윗몸앞으로굽히기 등은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체력검사 변천사

일제시대 부분적 실시 1951년부터 본격 시작

체력검사는 일제시대에도 부분적으로 실시됐으나 본격화된 것은 정부 수립 3년만인 1951년부터다.

당시 측정 종목은 달리기와 턱걸이/매달리기(여), 넓이뛰기, 던지기, 나르기 등 5개였으나 1962년에는 나르기를 뺀 4개로 축소됐다.

1972년에는 턱걸이/매달리기(여), 윗몸앞으로굽히기, 도움닫기멀리뛰기, 달리기, 왕복달리기, 던지기, 오래달리기, 악력 등 8개 종목으로 늘어났고 악력 측정치를 제외한 7개 종목 기록은 고입 내신에 반영됐다.

같은 종목의 성적이 1973년 대학입시에도 활용됐고 1979년에는 평가 방식이 절대기준에서 상대기준으로 바뀌었으며 종목은 100m와 제자리멀리뛰기, 턱걸이/팔굽혀매달리기(여), 윗몸일으키기, 던지기 등 5개로 줄었다.

군사정부 시절이던 1983년에는 오래달리기가 추가됐으나 이후 체력검사 도중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체력장의 문제점을 질타하는 여론이 급등했고 급기야 1993년에 대입 학생 체력검사가 폐지됐다.

이후 학생들의 건강 문제가 꾸준히 제기된 탓에 체력검사가 1996년에 부활했으나 심장질환 등 신체허약자와 지체부자유자에 대해서는 실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조항을 학교 신체검사 규칙에 신설했다.

이런 방식의 체력검사는 평가 자료가 일회성으로 작성돼 학생부에 기록될뿐 학생 및 학부모에게 제공되지 않아 학생들의 건강체력 관리에 활용되지 못하고 4학년 이하의 저학년은 아예 평가조차 하지 않아 저체력 및 비만 학생의 조기 발견이 어려운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2005년 5월 체육교육 혁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고 두달 후 맞춤형 학생건강체력평가시스템 구축 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에 따라 지난해 2월부터 인하대와 서울대, 한국체대, 이화여대 교수들이 참여한 정책연구가 이뤄져 성과물이 최근 완성돼 올해부터 전국 18개 초ㆍ중ㆍ고교에서 PAPS를 시범운영할 수 있게 됐다.

시범학교로 선정된 학교의 체육담당 교사들은 최근 서울 수도여고에 모여 PAPS 활용 방법을 교육받았으며 신학기 체육수업에 PAPS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 기사는 경기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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