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외지로 전통이 살아 숨쉬는 와현2리(호현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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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외지로 전통이 살아 숨쉬는 와현2리(호현마을)
  • 양동민 기자
  • 승인 2008.08.21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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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가 출현했지만, ‘사람이 찾는 마을로’
산업도로를 타고 장호원읍을 들어서면 선읍휴게소가 보인다. 선읍휴게소 맞은편 한적한 농로길을 따라 1㎞ 정도 들어가면서 길 양쪽으로 늘어선 복숭아밭이 즐비해 있어, 산전체가 복숭아밭이다. 복사꽃이 필 때면 분홍색 산이고, 지금은 손을 내밀면 바로 복숭아를 잡힐 듯싶다. 역시 복숭아의 고장임을 다시금 느낀다.

하지만 외지인이 시골길에 취해 들어오면 길을 잃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이런 외진 곳에 부락이 형성된 마을이 와현1, 2리다. 청주한씨의 집성촌인 와현 1리와 광주이씨의 집성촌인 와현 2리는 일제시대 이전에는 와골(와현1리)과 호현부락(와현2리)으로 불리었다.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이 와골은 왜구의 소굴이 있었음을 그리고 호현부락은 호랑이가 자주 출현했다고 해서 지어진 마을이름이다. 그만큼 외부와 단절되어 있는 외진 동네임을 알 수 있다.

낙화달기로 풍년기원과 액운 쫓아
와현2리 이창수 이장은 마을 자랑에 과거의 전통을 지키며 주민간의 단합이 잘되는 고장이란다. 지금도 전통 행사인 매년 정월대보름에는 집집마다 ‘낙화달기’를 하며 한 해 풍년기원과 액운을 쫓는다. “정월대보름이면 마을사람들이 모여서 쑥가루와 숯가루를 으깨 신문지에 말아 만든 낙화를 집대문 위에 새끼줄로 꼬아 걸어둡니다. 그리고 저녁이면 낙화에 불을 붙이면 뜸을 들이듯 타들어가는 불꽃과 마을 전체가 은은한 쑥 내음으로 꽉 찹니다.”다양한 매체를 통해 정월대보름 전통 행사를 많이 봤어도, 낙화달기 행사는 처음이다. 은은한 쑥냄새가 거리며 집집마다 풍기는 것을 생각하면 액운은 물론 정신까지 맑아지는 느낌이다.

현재 와현2리는 60가구 180여명의 주민이 거주한다. 대개가 논농사와 복숭아농사를 짓다보니 평균소득도 만만치 않다. 벌이가 괜찮아서일까 다른 농촌마을과 달리 이 마을은 젊은 농사꾼들이 많다. “현재 청년회를 맡아 보는 이상명 회장이 30대 중반입니다. 새마을 지회장직도 같이 맡아보는데 마을의 일꾼입니다. 젊은이들이 움직여야 활력이 넘치거든요.”

현재 이 마을엔 60여명에 가까운 젊은이들이 마을의 대소사 일을 맡으며 열심이란다. 몇 해 전부터는 마을의 휴경지를 경작해서 마을기금을 조성한다. 그리고 이 기금으로 마을 어르신을 모시고 관광을 시켜 드린다.청년회장은 “올해는 마을회관 2층에 부녀회원들의 전용공간을 짓는데 쓸 것입니다. 현재 할아버지, 할머니 방만 있어, 부녀회원들의 휴식공간을 부족했던 터라 올 가을이 지나면 제대로 된 부녀회원만의 공간이 만들어 질 것입니다”며 흐뭇한 표정을 짓는다.

전통과 더불어 효를 아는 젊은이들이 많아
외지인의 귀농도 없어 완전한 토박이들의 마을인 만큼 집집마다의 예의와 효는 말할 것도 없다. 젊은이 많은 만큼 부모님을 모시며 대를 이으며 살아간다. 100세에 가까운 병든 노모를 모시는 며느리 이용옥 씨(67세)가 대표적 예다.이렇게 끈끈한 혈연이 얽혀있는 와현2리는 요즘 새로운 변화를 모색한다. 향후 이 마을을 지나는 자동차전용도로와 나들목이 생기면, 나름의 ‘찾아오는 농촌마을’로 변화를 꾀한다.

“쌀은 물론 복숭아라는 천혜의 자원이 있습니다. 그리고 새나 벌레가 먹은 상품가치가 떨어진 맛있는 복숭아가 많이 나옵니다. 이를 이용해 가공식품을 만든다면 관광상품으로도 큰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이창수 이장은 요즘 바쁘다. 복숭아를 이용한 가공식품 개발과 토속음식을 연구해 관광상품화하기 위해서다. 외지인 발길이 드문 마을이 ‘찾아오는 농촌마을’로 활기를 찾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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