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쌀밥에 자연산 나물이 무쳐진 ‘점봉산 산채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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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쌀밥에 자연산 나물이 무쳐진 ‘점봉산 산채마을’
  • 양동민 기자
  • 승인 2008.08.21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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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밥집촌으로 이전해 당당히 어깨 견줘
자연산 나물에 들어간 조미료는 ‘노력과 정성’

이천사람이라면 외지에서 손님이 찾아와 대접을 해야 할 경우, ‘어느 집으로 모시고 갈까’라는 고민을 누구나 한번쯤을 했을 것이다. 대접할 손님이 나이가 있고, 호식가라면 국도변 서이천IC 삼거리에 위치한 ‘점봉산 산채마을’을 소개한다. 지난 3월에 서이천IC 입구에서 국도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천쌀밥집이 즐비한 곳으로 이전한 이 음식점이 이웃 음식점들과 당당하게 어깨를 겨누면서 찾는 손님들도 끊이질 않는다.

개업 5년차에 접어든 ‘점봉산 산채마을’이 조병돈 시장은 물론 이규택 전 국회의원, 이현호 시의회의장, 세무서장은 물론 기업체 임원들이 많이 찾아 손님들에게 이천의 음식을 선보이는 음식점으로 정평이 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 음식점의 자랑은 이천돌솥밥에 십여 가지의 산채나물이 일품이다. 특히 산내음 물씬 풍기는 더덕구이는 밥 한 그릇이 뚝딱이다.

‘산채정식’에 나오는 나물을 보더라도 듣도 보도 못한 나물이 하나하나 젓가락을 댈 때면 그 맛이 각양각색이다. 곰취, 재피잎, 참나물, 가죽나무, 무, 고추, 신선초, 노리대, 엄나무 순, 오가피 순을 재료로 한 나물과 장아찌는 어쩔 땐 반찬이라기보다는 약재와 같은 보양 음식 같기도 하다.

이런 맛을 내기까지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재용(53), 권오자(47) 씨 부부는 손발이 딱 맞는다. 강원도 산기슭을 다니며 직접 나물을 채취하는 김 씨와 이를 가져다 손수 말려 화학조미료는 전혀 쓰지 않고 이천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개발한 권 씨의 정성과 능력은 맛에 유일하게 첨가된 인위적인 조미료다.

“나물 하나 하나의 맛을 내기위해서 전국의 맛집을 안 다닌 곳이 없어요. 남도의 음식이며 해안과 산사의 음식이며 하나의 나물을 전수받기까지 1~2년의 세월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이를 그 지방의 토속음식이 아닌 경기도 이천의 입맛에 맞게 개발하는데도 1년이 넘게 걸렸습니다.”권오자 씨의 손끝에서 새로운 음식이 창조됐다. 몇몇 손님들이 “어떻게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고 이런 단맛을 낼 수 있냐?”며 “혹시 설탕이나 물엿을 쓰지 않았냐?”라는 질문을 할 때 권씨는 “믿어주세요, 오직 무공해 자연재료로만 만들었다”고 강조한다.

요즘 원산지 표기로 모든 식당에서 메뉴판에 산지명이 기재되는데 ‘산채마을’의 메뉴판은 간단하다. 쌀 -이천쌀, 김치· 닭 - 국내산, 불고기 - 한우 등 믿음이 가는 메뉴판이다.또 권씨와 달리 남편 김재용 씨도 “봄의 향기가 듬뿍 느껴지는 5월부터 2개월간 강원도의 산이란 산은 모두 다니며 1년 동안 쓸 나물을 캡니다. 산을 다니며 멧돼지와 노루를 만나기도 하고 바위를 타다가 아찔한 사고 위험을 느낀 적도 많습니다”며 “그래도 손님들이 음식을 드시고 난 후 ‘고맙다’라는 말 한마디를 들을 때면 모든 근심과 어려움이 떨쳐집니다”고 말해 산속에서 고행도 즐겁게 느끼는 듯싶다.

요즘 김씨 부부는 이전에 따른 단골손님들을 놓치지는 않을까 걱정이었으나, 어떻게 알고 물어물어 찾아오시는 손님들을 볼 때면 고맙다. 국도변으로 자리를 옮기니 손님도 많이 늘었다고. 매출로 봐서도 30%나 늘었다.“전통 쌀밥집과 비교해 가지 수도 볼품없는 메뉴입니다. 하지만 나물 하나하나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젠 이렇게 네모 반듯한 식당을 차려서 손님을 기분 좋게 모실 수 있어 무엇보다 기쁩니다.”

음식의 가지 수와 건물의 볼품을 가지고 음식 맛을 논하겠는가. ‘점봉산 산채마을’을 찾은 손님이라면 ‘고맙다’라는 말을 부부에게 꼭 전한다. 이들 부부의 자부심이다. 이천쌀밥에 갖은 나물과 더덕구이, 된장찌개. 이천의 새로운 음식 메뉴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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