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이천 운동과 불법 현수막 그리고 재떨이로 둔갑한 맨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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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이천 운동과 불법 현수막 그리고 재떨이로 둔갑한 맨홀
  • 이백상 기자
  • 승인 2008.08.21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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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도로변에 마구 걸린 불법 현수막을 찾아보기가 꽤 힘들어졌다. 아마도 행정관청에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는 모양이다. 클린이천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이천시로서는 도심 곳곳에 나부끼던 불법현수막이 눈에 가시였을 것이다.

사실 아무 곳에서나 펄럭이던 현수막은 도심의 큰 흉물단지다. 지저분하기 짝이 없었다. 허나 지금은 조금씩 자취를 감춰가고 있으니 클린이천 운동에 어느 정도 실효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불법 현수막은 각 지자체 마다 고질적인 골칫거리라고 한다. 부족한 인력으로 지역 곳곳을 단속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환경을 소중히 생각하는 자발적인 시민의식이 뒷받침되면 굳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시민 의식이 투철한 용인시의 경우다. 용인시민들은 아예 불법현수막을 부착하지 않는다고 한다. 혹 지역의 실정을 모르는 누군가 지정장소가 아닌 아무 곳에나 현수막을 걸어놔도 한 시간이 채 못돼 단속반에 의해 곧바로 철거된다고 한다. 그러니 도심이 정돈 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행정관청의 지속적인 단속보다는 주민 계도가 잘 통했다는 분석이다.

이천시는 지난해까지 불법현수막에 몸살을 앓아야 했다. 하이닉스 증설 허용 불허에 항의하기 위해, 군부대 이천이전을 막기 위해 이천전역에 현수막을 마구 걸어댔기 때문이다. 당시 단속기관에서도 이를 눈감아 줬다. 시의 운명이 걸린 만큼 그 보다 더 중요한 일이 어디 있으랴 싶어 마구 걸어 대도록 협조했던 것이다. 그 이후 불법 현수막은 판을 쳤고, 도심 환경은 어지럽다 못해 흉물스런 모습을 연출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러한 불법현수막은 발을 못 붙이게 됐다.

앞으로 모든 현수막은 지정된 장소에 요금을 내고 걸면 된다. 아무 곳에나 걸었다간 단속반에 의해 곧바로 철거된다는 것을 꼭 알아두어야 한다. 행정관청도 시정홍보나 공익을 위한 현수막을 설치할 경우 가급적 지정된 장소를 이용해 한다. 행정기관에서 흠이 잡히면 제대로 된 단속을 펼칠 수 없다.
무슨 일이든 일순 간 쉽게 바뀌어 지는 것은 없다. 아주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씩 개선해 나가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혁신인 것이다.

▲ 맨홀이 재떨이로 둔갑
한마디로 맨홀이 재떨이로 둔갑했다. 거리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고 전봇대나 담벼락에 마구 붙여진 전단지를 수거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당장 시급한 것은 맨홀 속 담배꽁초를 치우는 게 급선무인 것 같다.

시가지나 지역 곳곳에 위치한 운동장 등지의 맨홀 뚜껑을 열어 보라. 온통 담배꽁초 천지다. 어떤 맨홀은 물에 젖은 담배꽁초로 인해 고약한 악취가 풍긴다. 심지어 수백개의 담배꽁초가 담겨 있는 맨홀도 수두룩하다.

이렇게 마구 버려지고 있으나 어느 누구도 치우려하지 않는다. 담배꽁초는 맨홀뿐만 아니라 각종 배수로 등지에도 지천에 깔려 있다. 그런 장소에 재떨이가 없는 것이 문제다. 버릴 데가 마땅하지 않으니 맨홀이나 특정 공간을 이용해 죄 의식 없이 웃으면서 버리는 게 담배꽁초다. 물론 시민들 전체가 그런 것은 아니다. 일부 시민들의 환경 의식수준이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환경을 생각하는 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 치우고 치워도 계속 쌓일게 분명하다. ‘의식개혁 실천이 클린이천 운동에 첫걸음’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할 때다. 그렇지 않으면 이 운동에 결코 성공을 거둘 수 없다. 이쯤에서 제안하건데 틀에 박힌 청소운동보다 담배꽁초나 쓰레기 안 버리기 캠페인을 먼저 벌이는 게 어떨까 싶다. 버리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 있어서는 결코 깨끗한 도시 만들기가 쉽지 않다.

아마도 만들기도 전에 시민들 스스로가 지치고 말 것이다. 내년에 도민체전을 앞두고 있는 이천시다. 착각하지 말자. 맨홀과 배수로는 재떨이가 아니다. 버릴 곳이 없으면 담배에 불을 지피지 말라. 1만이 넘는 경기도 각지에서 오는 손님들을 맞이하려면 적어도 맨홀에 버려진 담배꽁초 정도는 수거해야 되지 않겠는가. 담배꽁초 없는 청결의 도시 클린 이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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