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짓는 마을, 덕이 많은 마을 어농3리‘풍덕말’
상태바
농사짓는 마을, 덕이 많은 마을 어농3리‘풍덕말’
  • 이석미 기자
  • 승인 2008.07.31 11: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가면체육대회 1등 독차지하는 화합1등 마을
범죄없는 마을 지정, 회관 앞 정자는 주민의 쉼터

어농리의 옛이름은 於陵洞里. 100년 전에 어느 도승이 와서 좌결(座訣)을 하다가 용이 승천한 자리는 농사를 지으면 부귀영화를 누린다하여 늘 농사를 짓는다는 뜻으로 늘어(於)자와 농사농(農)자를 따서 ‘어농리’라 칭했다. 그중 ‘풍덕말’로 불리는 어농3리. 옛날에 이 마을에 살던 한 부자가 마을 사람들에게 크게 선덕을 베풀어 이웃마을에서 이곳을 덕이 많은 마을이라 하여 ‘풍덕(豊德)말’이라 부르기 시작한데서 유래된 지명이다.

‘늘 농사를 짓는다’는 뜻을 지닌 어농3리. 그 이름이 정말 잘 어울린다싶게 마을입구부터 길 양 옆으로 펼쳐진 넓고 푸른 들판이 보는 이의 마음까지 시원하게 한다. 모가면 조그마한 시골 동네가 어찌 그리 넓고 깨끗한지, 게다가 한여름 뙤약볕에 알알이 영글어가는 너른 들판의 벼들은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 듯 넉넉함이 느껴진다.

마을회관 앞 정자에 한가로이 모여 한낮의 더위를 식히던 주민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모가면에서 가장 살기 좋은 마을”임을 자칭한다.33가구에 60여명밖에 안되는 마을주민이 옹기종기 살아가는 어농3리는 ‘풍덕말’이라 불리던 옛 이름처럼 넉넉한 마음으로 서로 도와가며 가족처럼 살아가는 모습이 정겹다.

마을회관 현관에 걸려 있는 ‘범죄 없는 마을’ 현판이 이를 증명하듯 자랑스럽게 빛난다.“오광석 전 이장님께서 도로포장 등 마을의 숙원사업은 모두 이뤄놨기에 마을 주민들의 화합이 더 잘 이뤄지도록 이끄는 게 남은 저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서로의 허물을 덮어주고 내 가족처럼 감싸는 마음만 있다면 어려운 일도 아니죠. 옛날부터 모가면에서 화합 잘되기로 으뜸가는 어농3리의 전통을 잘 지켜내겠습니다.”

전 이천시이통장단연합회장을 역임했던 오광석 이장에 이어 든든하게 어농3리를 이끌고 있는 정만교 이장의 다짐이다.그런가하면 넉넉하고 살기 좋은 마을을 아름답게 가꾸는 것은 부녀회와 노인회, 새마을 지도자 등의 몫. 이정자 부녀회장과 이수일 새마을지도자는 이면원 노인회장을 보필하며 마을길 가꾸는 데 정성을 다한다.

“시골 마을길이 이렇게 잘 닦여진 곳은 아마 드물게야. 이런 좋은 길가에 예쁜 꽃이 어우러졌으니 얼마나 보기 좋아. 어농성지나 골프장을 들르는 외부 관광객이 많이 지나다니니 우리 마을 자랑도 되고, 예쁜 꽃길을 산책하면 또 얼마나 좋은데.”해도 해도 끝이 없을 듯 이어지는 노인회장 어르신의 마을자랑이다.

주민들 수는 적지만 예부터 화합 잘 되기로 유명했다는 어농3리는 지금도 모가면체육대회에서 줄곧 1등을 놓치지 않는단다.또한 요즘처럼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 여름, 마을회관 앞 커다랗게 자리한 정자에서는 밤늦도록 ‘하하호호’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각자 집에서 가져온 수박, 음료수 등을 나누며 이런저런 이야기 꽃을 피우다보면 이보다 더 좋은 피서지가 따로 없다.

마을주민들이 손수 가꾼 꽃길을 밝게 비춰주는 마을길 가로등처럼, 소박하고 넉넉한 마음을 나누며 살아가는 어농3리 주민들의 웃음소리가 아름다운 메아리로 울려 퍼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