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어로 주례한 이강복 서장 웃음 꽃 핀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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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어로 주례한 이강복 서장 웃음 꽃 핀 ‘결혼식’
  • 이석미 기자
  • 승인 2008.06.26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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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장 “사랑하고 백년간 행복 하세요”
방범대원과 미모의 베트남 여성 결혼식
“쮸꾸멍 상 한국 봐~아. 홈나이 다움 그어이”
이 말은 이강복 이천경찰서장이 주례과정에서 “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하며, 결혼을 축하드린다”다는 뜻의 베트남어로 건넨 인사말이다. 지난 22일 오전 11시 50분 이천 대월농협 2층 대강당에선 한국남성과 베트남 여성이 백년가약을 맺는 결혼식이 열렸다.

신부는 미모의 베트남 여성 응우엔 뚜엔띠(21)양. 이날 주인공이자 신랑은 이천경찰서 남천파출소 소속 대월자율방범대 김인섭(39) 대원. 이들의 주례를 맡은 이강복 서장은 10여 년째 마을 치안발전을 위해 자율방범대에 몸담고 있는 김 군의 주례부탁을 제의받고 흔쾌히 수락했다고 한다.

혼인서약에 이어 이 서장의 주례가 시작되자 하객들은 숨죽인 채 주례내용에 귀 기울인다. “사우 무짬남 하이푹”(그리고 백년간 행복하세요) 신부가 베트남 여성임을 감안해 이들의 앞날을 축복한다는 뜻이 담긴 베트남어를 미리 공부해 온 것. 이 서장은 주례를 시작할 때와 마칠 때 모두 베트남어를 인용했다. 주례선생님의 이 같은 세심한 배려에 하객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사실 이 서장은 그동안 경찰서장으로 재직하면서 주례 부탁을 많이 받아 왔고, 줄곧 거절하기 일쑤였다고 한다. 그러나 자신의 부하 직원이나 다름없는 방범대원이, 그것도 베트남 여성과 아주 어렵게 인연이 돼 결혼을 한다기에 기꺼이 주례에 응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그래서인지 이 서장은 주례과정에서 “서로 사랑하고, 서로 건강하고, 서로 행복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주를 이뤘다.

웃음꽃 핀 결혼식. 신랑과 신부의 나이 차이는 18세. 김 군이 장인으로 맞이하게 될 응우엔 뚜엔띠양의 부친과도 5살 밖에 차이가 안 난다고 한다. 이날 결혼식 사회를 맡은 김 군의 친구 박해준씨는 바로 이런 점을 부각시켜 신랑에게 나이차이만큼 팔 굽혀 펴기를 실시할 것을 즉석에서 주문, 하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특히 김 군의 조카는 ‘이게 사랑이야’라는 제목의 축가를 불러 주기도 했다.

하객들은 노래에 맞춰 일제히 두 팔을 높이 들고 노래에 몸을 실었다. 김 군의 가족들도 베트남 여성을 맞이하는데 있어 어느 것 하나 거리낌 없이 연실 즐거워보였다. 더욱 다행인 것은 이들의 보금자리가 마련된 대월면 초지리에는 베트남 신부가 이미 3명이나 살고 있다는 것.

어떻게 알았는지 이들도 이날 결혼식장에 참석해 막내겪인 응우엔 뚜엔띠 양과 서로 인사를 나누는 등 행복을 다짐했다. 신부는 더 즐겁고 더 행복했다. 이국땅을 밟자마자 금 새 친구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들의 이런 모습에 하객들로 참석한 200여명의 주민들도 즐겁기는 마찬가지. 최장병 자율방범대장은 “착한 후배가 너무 이쁘고 좋은 신부를 맞이하게 돼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며 “행복하게 오래 오래 잘 살기를 대월방범대원 모두가 축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인섭 군과 응우엔 뚜엔띠 양은 전국 순회를 목표로 신혼여행을 다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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