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로가 전하는 ‘실천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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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로가 전하는 ‘실천의 사랑’
  • 이석미 기자
  • 승인 2008.06.19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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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세 권오환 씨, 결식아동위해 남몰래 선행 ‘감동’
70평생을 농사만 지으며 살아온 한 촌로가 관내 결식아동을 위해 써 달라며 일금 백만원을 희사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본인은 6월이 오면 외로움, 가난, 굶주림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해방 후 5년 만에 6.25전쟁이 나고, 1.4후퇴 등 갖은 고생과 가난 속에서도 죽지 않고 70평생을 넘어 서산으로 지는 해처럼 이 몸도 넘어 넘어 서산으로 갈 것 같습니다. 우리 부발읍 아동 결식에 작은 성의와 부족한 마음으로 일금 백만원을 전하는 바입니다.”

지난 16일, 부발읍 박치완 읍장에게 건네진 한 통의 편지 전문이다.
사연의 주인공은 부발읍 죽당2리의 권오환(75)씨. 권 씨는 지난 세월 겪은 고생과 가난 속에서도 가장 힘들었던 6월의 굶주림을 상기하며, 결식아동들에게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성금을 전달했다.

굳이 나서기를 꺼려하는 권 씨에 대해 죽당2리 김인영 이장은 “평소 마을일에도 적극 참여하시고 75세의 연세에도 하루도 일을 거르는 날이 없을 정도로 부지런하신 분”이라며 “마을을 대표하는 이장으로서 감사하기도 하고, 노인의 선행에 자신이 부끄러워진다”고 말했다.이를 전달받은 박치완 읍장은 “(권오환씨는)결코 넉넉지 않은 살림에 75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늘 농사일에 열심이신 분”이라면서 “이분의 성금은 부자가 1억을 내는 것보다도 더 값지고 큰 돈”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박 읍장은 권 씨의 선행에 동참할 뜻을 밝히고 부발농협 봉재승 조합장, 황선균 부발읍 이장단협의회장, 죽당2리 김인영 이장, 부발읍사무소 직원 등과 함께 십시일반 성금을 모금했다. 이렇게 모인 성금은 권오환 씨의 성금에 보태 관내 결식아동들에게 권 씨의 마음을 담아 전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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