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파동 닭·오리 판매업소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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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파동 닭·오리 판매업소 ‘울상’
  • 이석미 기자
  • 승인 2008.05.2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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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업계 매출 곤두박질 50~80%까지 줄어
官이나 시민단체서 소비촉진 운동 전개해야
조류인풀루엔자(AI) 발생으로 닭·오리 판매업소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업계는 AI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폐업하는 가게가 속출하게 될 것이라며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각에선 ‘관이나 각종 단체에서 소비촉진운동을 벌여야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1일 오후 1시 이천에서 삼계탕이 맛있는 집으로 꽤 유명한 I음식점. 평소 이맘때면 손님들로 꽉 차 있어야 할 시간에 가게가 텅텅 비어 있다. 반면에 바로 옆 분식점에는 회사원들로 보이는 손님들이 자리를 반 이상 차지하고 있으며, 인근 한·중식 음식점도 손님들로 북적였다. 오리나 닭을 취급하지 않는 음식점들은 AI확산으로 때 아닌 ‘대체효과’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I음식점 주인은 “지난 4월부터 손님이 줄기 시작하더니 이달 들어선 매출이 80%이상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아예 손님이 오질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치킨집도 사정은 마찬가지. 부발에서 통닭 배달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34)씨는 “하루 평균 40마리 정도를 배달했었는데 요즘 들어선 5마리밖에 안 나갈 정도로 손님이 뚝 떨어졌다”며 “이대로 가다간 문을 닫아야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영업시간도 단축했다. 평상시 새벽 2~3시까지 하던 영업을 요즘에는 밤 10시까지만 한다고 토로했다. 전기세라도 절약하겠다는 생각에서다.

오리전문음식점들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며 울상이다. 백사면의 한 오리고기 식당 종업원은 “주말이면 예약 전화와 함께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이 몰렸었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선 예약전화는커녕 파리가 날릴 정도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실제로 이날 오후 7시 10분, 저녁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한 테이블도 없었다. 이들 업계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서도 손님이 없는 것에 대해 한숨을 내쉬었다.

일부 가게들은 폐업이나 업종 변경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뚜렷한 대안이 없는데다 반복되는 AI파동이 두려워졌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광우병과 고병원성 조류인풀루엔자 논란이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주민 김모(47)씨는 “지역의 음식업계를 살리기 위해선 관이나 각종 시민사회단체가 앞장서서 소비촉진 운동이라도 벌여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미 다른 지역에선 이런 운동이 활발히 전개돼 소비가 진척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덜어주지 않는 한 요식업계에 몰아치고 있는 혹독한 ‘AI한파’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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