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큼은 모든 시름 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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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만큼은 모든 시름 잊으세요”
  • 이석미 기자
  • 승인 2008.05.15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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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동문회, 300여명 독거노인에 ‘사랑의 식사’
어르신들, 정성어린 대접에 감동 ‘눈시울’
5월8일 어버이날. 어릴 적 어버이날만 되면 학교에선 으레 ‘어머님 은혜’라는 노래를 소리 높여 부르던 생각이 난다. ‘나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정말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셨건만, 이런 저런 피치 못할 사정으로 노년을 쓸쓸히 보내고 있는 독거노인들에게는 어버이날 카네이션 하나 없는 빈 가슴이 더욱 허전하게만 느껴진다.

이러한 독거노인들을 위해 지난 8일 이천시연합동문회(회장 정우현)가 ‘어버이날 사랑의 식사’ 대접으로 독거노인들을 위로하는 자리를 마련해 훈훈한 감동을 전했다.
중리동 소재 음식점 ‘하누야’에서 마련된 이번 어버이날 기념 ‘사랑의 식사’ 자리에는 관내 14개 읍면동 300여명의 독거노인들이 초대돼 불고기와 떡, 과일 등 연합동문회 회원들이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을 나누며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한번도 이런 대접을 받아본 적 없는데,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어요”라며 정우현 회장의 손을 잡고는 이내 눈물을 흘리시는 할머니. 그런 할머니의 인사에 “고작 한 끼의 식사대접일 뿐인데, 오히려 그간의 무심함이 죄송스럽다”는 정우현 회장은 민망해 자리를 피하고 만다.

한편, 오랜만에 여럿이 어울려 대화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어르신들 속에서 식당 안쪽에 자리한 한 가족이 눈길을 끈다.12살, 10살 형제와 할머니, 이렇게 셋이서만 생활하는 이른바 조손가정이다. ‘맛있는 것 좀 먹이고 싶은 마음’에 이 가정을 담당한 자원봉사자가 어버이날 행사에 이들 형제를 함께 데려온 것. 경미한 정도지만 정신질환으로 평범한 일상생활이 불편한 할머니와 함께 생활하는 형제는 지난 어린이날도 그냥 집에서 지내야 했단다. 그런 형제는 할머니와 함께 오랜만에 먹어보는 진수성찬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느냐’는 질문에 “어버이날이요~. 할머니,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큰 소리로 대답하는 형제. 이를 대견한 듯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는 할머니. 이날 연합동문회의 ‘사랑의 식사’가 제대로 한 몫 한 것 같다.
이날 ‘사랑의 식사’는 어버이날을 맞아 잊혀져가는 경로효친사상을 되새기고 쓸쓸히 홀로 지내시는 독거노인들을 위한 것으로 이천시연합동문회 주최, 이천시연합동문회 여성분과 주관으로 마련됐다.
연합동문회는 이날 버스 4대를 동원, 설성면, 율면, 장호원읍 등 교통이 불편해 참석하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없도록 배려해 관내 14개 읍면동 300여명의 독거노인들께 정성어린 식사를 대접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정우현 회장은 “연합동문회 회원들을 비롯해 기꺼이 오늘의 행사에 동참해준 하누야 직원들의 수고에 감사하다”면서 “미흡한 대접이지만 오늘 하루나마 어르신들이 시름을 잊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행사를 치르며 “작은 정성에도 감동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에 새삼 효에 대한 많은 것을 느낀 시간이었다”는 연합동문회 회원들. 그렇기에 그들은 “더욱 강한 책임감으로 앞으로도 지역을 대표하는 젊은 봉사단체로써의 역할을 확실히 수행할 것”을 힘주어 다짐한다. ‘강인함’속에 ‘부드러움’을 간직한 이천시연합동문회. 젊은 그들이 있기에 이천의 미래가 든든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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