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명품쌀’ 창고 신세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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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질 명품쌀’ 창고 신세로 전락
  • 양동민 기자
  • 승인 2008.05.02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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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포장지 제작 못해 6개월여 동안 2천900톤 창고에 방치
일선농협, ‘이천쌀 한오로미’ 새 포장지 인쇄 주문도 안 해
이천시와 농협이 많은 예산을 들여 의욕적으로 만든 ‘명품쌀’ 2천900톤이 생산된 지 6개월여가 넘도록 시판되지 못한 채 일선 농협 창고에 그대로 방치돼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아직까지 명품쌀 포장지를 제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시는 최근 2008년 고품질 명품쌀 단지에 2억 700만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농민들은 “혈세 지원에 따른 생산에만 급급했지 유통·판매에선 제 역할을 못 하는 늑장 행정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며 맹비난 하고 나섰다.

30일 이천시와 농협시지부 등에 따르면 임금님표 이천쌀 품질고급화를 위해 지난해 571농가를 대상으로 500㏊ 규모의 명품쌀 생산단지를 조성해 모두 2천900여 톤의 조곡을 생산했다.
명품쌀은 기존 품질인증미보다 비싼 가격에 시판할 계획으로, 포장지도 ‘임금님표 이천쌀 한오로미’로 디자인했다. 그리고 조곡이 건조해져 밥맛이 떨어지는 6월부터 8월경에 출시해 소비자에게 선보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명품쌀은 포장지를 제작하지 못해 아직까지 출하되지 못한 채 생산된지 6개월여가 넘도록 일선 농협 창고에 그대로 방치돼 있다. 특히 일선 단위농협은 새 포장지인 ‘이천쌀 한오로미’의 포장지 인쇄 주문조차도 안 된 것으로 나타났다.더군다나 이는 당초 임금님표 이천쌀 5종 세트를 출시해 소비자들로부터 ‘골라먹는 재미’로 타 지역 쌀과 차별화로 경쟁우위를 선점한다는 계획과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농민 K씨(부발읍)는 “명품쌀 단지에 들어가기 위해 많은 교육도 받고, 시에서도 상토 및 친환경 비료도 지원하고 있어 생산에 심혈을 기울였다”며 “그런데 왜 판매를 못하고 있는 지 답답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모 농협 조합장은 “없어서 못 파는 이천쌀이다. 명품쌀은 곧 출시되어 소비자에게 최고 쌀로 다가설 것”이라며 “명품쌀은 저온저장 창고에 잘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명품쌀이 시판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는 ‘명품쌀 생산단지 육성’을 위해 올해 2억 700만원을 지원, 지난해 재배면적의 두 배 규모인 1천㏊를 확장·시행한다고 지난달 1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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