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일/번/지 창전동 ‘먹자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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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일/번/지 창전동 ‘먹자골목’
  • 이석미 기자
  • 승인 2008.03.21 1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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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의 삶과 애환이 묻어나는 곳 지금 이천에는 ‘먹자골목’이 뜨고 있다
“목도 컬컬한데 한잔하고 갈까?” “오늘 저녁 모임은 어디서 뭐 먹을까?”
퇴근길 직장인들의 만남의 광장, 서민들의 삶의 애환이 묻어나는 곳. 창전동 동파(구 동부파출소)옆 먹자골목의 하루는 직장인들의 퇴근시간에 맞춰 하나 둘 기지개를 켜듯 환하게 불을 밝힌다.

IMF이후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않던 경기침체로 다소 위축돼 있던 창전동 먹자골목에 다시금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아지며 활기가 넘쳐난다.

주말을 앞둔 지난 7일 금요일 저녁, 호프집, 대폿집, 횟집, 고깃집 등 30여개의 점포가 자리 잡은 창전동 먹자골목 안 곳곳에는 모임, 회식, 가족외식 등 주말 저녁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초등학교 동창회 모임에 나왔다는 김모(26)씨는 비교적 싸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이 많은 창전동 먹자골목 단골손님이다. “저녁식사 겸 친구들과 간단하게 한 잔 하러 자주 나오는 편”이라는 김 씨는 “다른 곳에 비해 맛있고 다양한 먹거리를 고를 수 있고, 터미널이 가까워 멀리서 오는 친구들과 만나기도 편한 곳”이라고 먹자골목 예찬을 펼친다.

이중 김씨가 주로 찾는 곳은 둥근 양철통이 대폿집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대박동아리’. 소갈비살 전문체인점인 대박동아리를 찾는 사람들은 주로 2~30대 젊은 층이 주를 이룬다. 편안하고 소박한 분위기가 이 골목에선 최고라는 평이다.

주인 이동준(31)씨는 “예전엔 어둡고 칙칙한 골목이라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었는데 상권이 살아나면서 골목이 눈에 띄게 밝아졌다”면서 더욱 활기차고 밝은 골목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또한 유독 젊은 여성들이 많이 찾는 곳 ‘오뎅빠’. 아담하고 깔끔한 분위기가 여성 손님들의 취향에 맞는 듯, 주인 김바른(36)씨는 이곳에서 ‘사장님’이란 호칭대신 ‘삼촌’으로 통한다. 분위기만큼이나 편안한 서비스가 여성손님들에게 제대로 어필한 것.

그런가하면 이곳 먹자골목 내 유명한 맛집 중 하나 ‘동래곱창’. 저녁 어스름이 내리자 하나 둘 자리 잡은 손님들로 식당 안은 금세 북적북적 잔칫집 분위기다. “다녀간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멀리서도 찾아오는 단골이 꽤 많다”는 ‘동래곱창’ 주인 심우영(50)씨는 “먹자골목 안에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져 보기만 해도 기운이 넘친다”며 모자라는 일손에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그러나 창전동 먹자골목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상권은 살아났으나 그에 비례해 늘어난 차량들로 혼잡을 겪는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시민 최씨(39)는 “직장 회식이나 모임 등으로 자주 들르지만 좁은 골목에 주차하거나 사람들 사이로 지나다니는 차량들 때문에 불편하다”면서 “중앙로 문화의 거리처럼 이곳도 일방통행이나 아예 차 없는 거리를 만들어 이천의 특색 있는 먹거리촌으로 형성됐으면 좋겠다”고 평소 바람을 전한다.

현재 창전동 먹자골목에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논의할 ‘상인회’가 구성돼 있지 않다. 그런 안타까움에 ‘오뎅빠’ ‘짤바’ ‘대박동아리’ 등의 젊고 추진력 있는 업주들이 나섰다.

“3월 초에 업주들 첫 모임을 가졌습니다.
아직은 준비단계지만 상인회 구성으로 업주들 간 친목도모는 물론 다양한 이벤트도 구상해 먹자골목이 제2의 문화의 거리로 탄생할 수 있도록 힘을 모을 계획입니다.”

다시 찾은 활기 속에 이천의 또 다른 명소로 발돋움하는 창전동 먹자골목. 무분별한 음주문화가 아닌 이천을 대표하는 특색 있는 ‘먹거리촌’으로 재탄생하길 기대하며, 오늘 저녁 퇴근길 창전동 먹자골목에서 반가운 만남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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