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이하이디스’매각과정서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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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이하이디스’매각과정서 ‘진통’
  • 양동민 기자
  • 승인 2008.01.2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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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직원들 “1250명의 직원은 이천에서 삶을 영위하고 싶다”
노조, 5년 내 매각 금지, 기술유출 방지 등 10개 요구
대만의 PVI사 “본 계약 후 논의하자”고 맞서 ‘난항’

“시민여러분, 우리 회사에 관심 좀 가져주십시오.” LCD생산 전문업체인 ‘비오이하이디스’에 근무하고 있는 한 직원의 항변이다. 비오이하이디스가 최근 해외 매각과 관련해 상당한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노동조합은 매각 조건으로 계약에 앞서 ‘5년 이내 매각 금지’,‘기술 유출 방지’ 등 10개 요구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비오이하이디스 회사 직원들에 따르면 하이닉스 공단 내에 위치한 이 회사는 지난 2001년 하이닉스에서 분사된 지 2년만인 2003년 1월 중국 BOE그룹에 소유권이 넘겨졌고, 2006년 9월 법정관리가 신청됐다. 이후 1년 5개월여가 지난 이 시점에서 제2의 기술 및 자본 유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이 회사가 최근 대만의 ‘PVI(Prime view international)사’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총 근무인원은 1250명에 달한다. 이 회사 일부 직원들은 ‘M&A 매각’과정과 별개로 지역기업체로써의 존립에 대한 관심을 요구했다.

비오이하이디스는 지난 2003년 인수당시 매출 7965억원(영업이익 961억원)이었다. 하지만 2004년에는 매출이 755억원으로 급감했고, 2006년 법정관리 당시에는 매출이 4649억원(영업이익 -1099억원)으로 영업 손실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들은 비오이하이디스가 법정 관리에 이르기까지 중국 BOE그룹의 행한 그동안의 행태를 감안하면 예상된 결과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직원은 “BOE그룹은 하이디스를 인수 이후 중국 내 ‘BOE-OT’라는 자회사를 설립해 하이디스의 자본을 투입함과 동시에 핵심 기술과 인력을 자회사로 전환?배치해 기술 및 인력 유출을 끊임없이 자행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후 BOE 하이디스는 대주주의 신규투자가 전무한 가운데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BOE그룹의 자회사인 ‘BOE-OT’는 채권단에 5000만 달러의 자금 지원을 제안하며 핵심 LCD기술 이전을 요구하는 등 그 행태는 법정관리 시점까지 자행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특히 지난해 11월 법정관리 시점에서 인수 회사를 물색 중 최종적으로 대만의 ‘PVI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PVI사는 매각대금 2600억원 가운데 5%에 해당하는 130억원을 지불하고 MOU를 체결했고, 정밀 실사를 거쳐 현재 최종 본 계약을 남겨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비오이하이디스 노동조합은 사업계획서, 5년 이내 매각 금지, 기술 유출 방지 등의 10개 요구안을 본 계약에 앞서 합의를 요구했으나 PVI사는 “본 계약 후 논의하자”고 맞서고 있어 진통을 겪고 있다.

노동조합의 한 관계자는 “우리(하이디스)는 우리나라 최초의 외국에 매각된 기업으로 중국 BOE그룹에 사전 준비 없이 매각돼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며 “제2의 고통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보다 정확한 요구안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PVI사는 LCD생산 동종 기업으로 기술 유출 문제는 없지만 생산기반이 하이디스에 30% 수준으로, 거래처와 자본 잠식의 여지가 있다”며 “본 계약에 앞서 명확한 요구안이 합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1250명의 직원은 이천에서 삶을 영위하고 싶다. 외국 기업에 매각돼도 살아갈 방법이 있다. 본 계약에 앞서 요구안 합의가 이뤄지면 된다. 이를 위해 집회도 필요하다. 하지만 우린 어떤 이유에서인지 집회를 하지 못했다. 시민들이 하이닉스 증설과 관련해 하나로 뭉친 높은 관심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작은 관심이라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소외를 밝혔다.

이천시는 지난해 최근 대월면에 ‘나모텍’ 공장을 유치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나, 나모텍은 비오이하이디스의 하청업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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