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꿈나무 돕는 ‘호법축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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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꿈나무 돕는 ‘호법축구회’
  • 양동민 기자
  • 승인 2008.01.13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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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시일반 모은 회비 210여만원 선뜻 지원

“축구꿈나무들이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도울 생각입니다”

선배들의 따뜻한 후배사랑이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주인공은 이천 호법축구회(회장 김찬중). 축구꿈나무인 정연화(이천초교 6년)양은 지난 6일 오전 호법레포츠공원에서 호법축구회 회원들로부터 1년 치에 해당되는 합숙비 210여만원과 20만원 상당의 축구화를 전달받았다.

정양은 “훌륭한 선수가 되어 꼭 보답 하겠다”고 말했다. 정양은 지난해 10월 안동에서 이천초교 축구부로 전학했다. 그는 축구에 소질이 다분했고, 항상 밝고 명랑했다.

하지만 그 명랑한 모습 뒤에는 늘 걱정이 뒤따랐다. 용돈이 모자라 투덜대는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합숙비 낼 형편이 못돼 늘 고민에 빠져있던 것이다.

고아 출신인지라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100만원이 훌쩍 넘는 합숙비를 마련할 방법이 없던 것. 옆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는 장동진(33) 감독의 마음은 더욱 타들어갔다.

도움이 절실했다. 그래서 장 감독은 독지가를 찾기로 마음먹고, 우선 자신이 소속돼 있는 호법축구회에 정양의 딱한 사정을 알렸다.

이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호법축구회 회원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정양을 돕자는데 적극 찬성했다. “우리 주변에 아직도 이렇게 어려운 학생이 있었는지 몰랐습니다. 작은 정성이지만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들은 축구회 살림을 알뜰하게 꾸려왔다. 축구가 끝나면 운동장 사무실에서 손수 밥도 지어 먹었다. 그렇게 해서 제법 모은 회비를 정양을 돕는데 선뜻 내놓은 것이다.

일부 부족한 돈은 김찬중 회장이 자비를 털어 보탰다. 그야말로 쌈짓돈이다. 많지는 않지만 선배들의 후배사랑이 있었기에 더욱 값졌다. 더욱이 자신의 지역 후배도 아닌데 선뜻 도움을 주겠다고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이들은 “감독이 호법출신이긴 하지만 이천초교 학생도 다 똑같은 이천지역 후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호법축구회의 선행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호법 매곡초교에 매년 50만원씩 각각 장학금을 전달해오고 있으며, 그 이전에는 매년 20만원씩 10여 년째 지원해주고 있다.

게다가 지난 8년 동안 민·관·직장이 함께하는 축구대회를 개최, 축구를 통해 지역을 화합으로 이끌기도 했다. 호법지역 출신들로 구성된 호법축구회에는 20-50대까지 모두 60여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다.

최근 개최된 시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남부럽지 않는 기량을 갖추고 있지만 위계질서와 단합 면에서 만큼은 이천 최고를 자랑한다.

김찬중 회장은 “정양의 더욱 밝아진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며 “그동안 아껴 쓰고 모은 회비 돈으로 이렇게 좋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호법축구회 회원들에게 매우 감사하다”고 전했다.

장동진 감독은 “큰 도움을 주신 선배님들께 깊은 감사를 감사드린다”며 “정양이 훌륭한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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