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채권단이 내년 1월부터 지분매각이 가능해짐에 따라 수 년 동안 잠잠하던 하이닉스 매각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하이닉스 반도체가 ‘이천공장 구리공정 허용’과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 진출’ 등 제2의 도약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한편에선 몇 년째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하이닉스 매각 작업이 다시 거론되고 있어 관련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부에서는 주가 하락에 따른 반등을 목적으로 한 뜬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으나 50% 상당의 하이닉스 지분을 보유한 채권단이 2008년 1월1일 후 지분 매각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매각설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채권단은 지난 4월부터 하이닉스의 M&A 대비를 태스크포스 구성과 경영 자문사 선정에 따른 매각 세부작업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도 하이닉스가 계속 커지고 있어 내년 정도가 인수 시점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하이닉스 매각시기가 도래했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세계 반도체시장의 선두업체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부문은 공격적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는 한편 비메모리 반도체로의 수익구조를 꾀한다는 사업방향을 설정하고 있어, 변화하는 세계시장 흐름에 발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D램 부문 세계 2위의 주인 없는 하이닉스가 급변하는 세계시장에 발 빠르게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 뿐만아니라 강대해져만 가는 하이닉스 인수대금 또한 더욱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매각의 시점이 도래했다는 지적이다. 주가를 보더라도 올해 7월에 4만원까지 하던 하이닉스 주가는 지난 19일에 2만 6000원에서 22일 2만 5250까지 떨어졌다.
이는 시가총액이 15조원이 넘던 것이 11조원 대까지 떨어진 것이다. 증권가에선 하이닉스 주가가 저평가되고 있는 만큼 더 이상의 바닥은 없을 것이라 하지만 시장 상황 상, 연말까지 2만원 언저리까지 내림세를 지속하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그렇다면 시가총액 11조원 대까지 떨어진 하이닉스를 인수할 회사는 어디일까? 현재 거론되는 회사는 LG전자가 인수 후보 1순위로 꼽히지만 회사측은 이를 부인하는 입장이다. 이외 동부아남반도체의 모기업인 동부그룹과 삼성전자가 거론되지만 인수전에 선뜻 나서기에는 어려워 보인다는 분석이다. 반면 중국, 대만 등 외국계 자본도 변수다.
하지만 최근 외국계 자본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과 국부 유출에 따른 우려가 높아지면서 국내 매각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LG전자와 동부그룹, 삼성전자가 하이닉스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하이닉스 반도체 채권단에서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하이닉스 매각설과는 별개로 지난 18일 하이닉스 반도체는 17분기 연속흑자라는 2007년 3분기 실적과 환경부의 이천공장 구리공정 무방류 시설에 대한 관련법 개정, 그리고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 사업진출 등을 밝힌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