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매립장 오염 막아 이천 최고의 농촌테마공원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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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매립장 오염 막아 이천 최고의 농촌테마공원 만든다
  • 양동민
  • 승인 2007.08.16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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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모가면을 지나면 축하 현수막이 눈에 띤다. 오광석 이천시 이통장단연합회장과 김복수 (사)한국농업경영인 이천시연합회장의 농림부장관상 수상을 축하하는 내용들이다.
두 사람 모두 모가면 어농리 출신이다. 오 회장은 관내 식당에 ‘이천쌀사용업소 현판 걸어주기’ 등 농업인의 소득증대 및 후생 복지에, 김 회장은 농업 발전과 농업경영인회 조직 활동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자신의 이익보다 지역민 모두를 위하는 마음이 앞섰기에 그들의 모습은 더욱 빛난다.

지역 인물 많지만, 시의원은 없다
모가면에는 이런 공공의 이익을 위해 헌신하는 인물이 많다. 가까이에서 둘러봐도 유승우 전 시장과 이교훈 농협이천시지부장이 모가면 출신으로 눈에 띈다.
어느 행사나 체육대회를 가보면 모가면은 면민들이 잘 모이고 협조도 잘 된다는 평이다. 좋게 말해 착하고 순수해서 그렇지, 나쁘게 말하면 제 그릇도 못 찾아 먹는다는 비아냥거리는 시각도 있다.


어느 면민은 “모가면에 인접한 면을 보면 소외된 지역에도 웬만한 농로 확포장 공사가 거의 이뤄졌는데, 우리 면은 유 시장이 3선이 되도록 피해만 본 것 같다”며, 옆의 주민은 “시장인데 어떡하냐? 그래도 자기 출신 지역을 제일 나중에 해야지”라며 푸념을 늘어놓는다.
그래서인지 타 지역에선 혐오시설로 설립을 꺼리는 각종 복지 시설, 골프장, 매립장 등이 모가면엔 특이하게 많단다.


“복지 시설이 모가면에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슈! 아마도 관내에서 제일 많을꺼야. 산내리 향림원이 들어온다고 할 때도 심하게 반대했을 걸. 산내리는 아직도 이장이 없어. 주민들 마음의 상처가 컸지.” 지역 이장 B씨는 복지 시설뿐만 아니라 골프장이나 매립장이 들어올 때에 처음에 보상과 향후 피해에 대해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타 지역에서 혐오시설 들어오면 왜 그렇게 반대하고 싸우는지를 알겠어. 나중에 피해가 발생하면 처리하기엔 너무 힘들고, 어쩌다보면 지역 주민들이 그쪽에 끌려 다니는 신세가 되어버리지.”


B 이장은 이런 문제는 처음에 책임있는 행동을 하는 책임자가 없어서라고 말한다.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반대할 거면 끝까지 반대하고, 들어올 거면 제대로 요구하고 그 약속을 공개해야 주민이 믿고 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열성적이다가도 상황이 진척되면 은근슬쩍 넘어가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는 것이다.

   
매립장 침출수 하천으로 흘러
소고리 매립장의 경우도 그렇다. 소고리 매립장은 지난 5월 말에 계약이 종료됐다. 그런데 광역 소각장이 아직 공사 중인 관계로 기간을 1년 더 연장해야 했다. 하지만 계약 연장에 따른 별도의 주민 지원 사업은 소고리 마을 주민만 알뿐, 인근 주민은 전혀 모른다고 한다.
이에 시는 애초 소고1리 해당 주민과의 약속이며, 2003년 1차 연장시에는 모가면민 모두에게 생활체육공원을 약속했다. 그리고 현재 2차 연장에 있어 별도의 지원 사업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통한 소식에 따르면 소고1리 주민들에게 지원된 부분은 생활체육공원 조성 단지 내, 1983㎡(600)의 부지와 2003년 보상비 15억원에 매입한 여주군 가남면 태평리에 50억원 상당의 마을 명의 부동산을 계약이 끝나는 2008년 5월 이후 소고1리 주민들에게 분할한다고 한다.


아마도 이런 사실이 모가면민들에게 알려진다면 사태는 불을 보듯 뻔 한 일이다.  면민 전체가 느끼는 피해와 불신이 더 크기 때문이다.
“소고리 매립장의 침출수가 아직도 하천으로 흘러 나오고, 도로에는 음식물 쓰레기 차량이 다니며 흘린 오물을 보고, 누구하나 신경 쓰는 사람이 없어. 모가면의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범인데도 말이야...” 한 지역 원로는 시정책에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제지하는 지역 시의원이 없어서라며, 기초의원 정당공천제를 폐지하고 면단위의 참 일꾼을 뽑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모가면은 2006년 제4대 이천시의회부터 선거구제 개편으로 의원수가 줄어든 율면, 설성면, 호법면, 마장면과 함께 지역 시의원이 없는 면이다. 다선거구 의원인 권영천, 김학인, 오성주 의원이 있지만, 면민들은 자신의 지역에도 신경 쓰기 바쁜데 모가면에 어떻게 신경을 써 주겠냐며 거의 포기한 상태.

온천, 골프장에 관광객이 몰린다
골프장도 마찬가지다. 1994년에 모가면에 처음 개장한 뉴스프링빌(구 동진CC, 총 56홀)은 모가면민 전체가 반대에 나섰지만, 사업체와 시와 경찰이 함께 막고 추진하는데 도무지 힘을 쓸 수 없었다고 한다. “경찰서에 끌려간 사람도 많았어요.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막 잡아넣는데 어디 누가 함부로 나서겠어요?”라며 당시 모가 농협에 근무한 직원이 털어 놓는다.
그래도 동진CC 개장 후 별 탈 없이 잘 운영되지만, 2003년에 개장한 비에이비스타(총 45홀)는 한 때 농약과 비료 방류수가 인근 하천으로 흘러 주민간의 마찰이 심각했다.


이천시는 현재 모가면에 2개의 골프장을 추가로 허가했다. 딤플(써니보로) 골프장(소고리, 18홀 95만여㎡)과 효성(두미) 골프장(두미리, 18홀 111만여㎡)이 2010년경이면 개장할 계획이다.
“이젠 지쳤어요. 벌써 일대에 한 두 개가 생겼는데, 더 생긴다고 뭐라고 하겠어요?”라며 인근 주민은 골프장이 더 생기더라도 환경 오염을 최대한 막아야 한다고 덧붙인다.
모가면은 골프장뿐만 아니라 관광 휴양시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주)서림리조트가 신갈리에 온천리조트인 테르메덴을 2006년 1월 개장 후, 주위에는 골프장, 콘도미니엄, 농촌관광지, 쇼핑몰 및 위락 시설들을 추진한다. 또한 농림부와 경기도는 어농리에 31만 9737㎡(9만 6000평) 부지에 50억원을 투입해 ‘농촌테마공원’ 조성을 본격 추진하고 있으며, 행정자치부도 광주광역시와 이천시 모가면 어농리 중에 500억원을 투입해 ‘민주 공원’을 조성할 계획으로 부지 선정 중이다.


이천 농업테마공원은 농촌 문화 체험장, 이천쌀 갤러리, 벤처 농업관, 사계절 테마온실, 물레방앗간, 이벤트 광장 등의 농촌 체험 공간을 비롯해 농특산물 판매, 기술 정보 교류, 자연 학습, 먹거리 볼거리, 건강 레포츠 등의 공간이 들어선다.
하지만 농촌테마공원도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2007년 이천시의회 제1차 추가 경정 예산안에서 사업을 위한 용역비가 삭감된 것이다. 삭각 이유는 시와 의회 간에 의사소통이 잘 안 되었기 때문이다.
모 시의원은 “아무런 사업 보고도 받지 못 했는데, 사업비용을 무작정 승인하라고 한 것은 시의회를 무시한 처사로 아마 괘심죄에 걸려 삭감된 측면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2008년으로 넘기면 사업을 반납해야 할 상황이므로, 하반기 2차 추가 경정 예산에는 반드시 승인돼야 한다.


모가면의 미래는 골프장과 온천휴양지를 연계한 농촌마을을 활성화해 관광단지로 조성하는 것이다.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을 지켜 최고의 농산물을 생산해 지역을 찾는 관광객에게 선보여야 한다. 그 돌파구가 ‘농촌테마공원’이다. 이를 위해 농민의 소득 증대 및 의식 변화를 꾀하는 곳이 모가 농협이다.


어농리 농업테마공원, 선진 농업의 시발점

현재 모가농협은 2선의 김교환 조합장과 이전 이호선 조합장을 거치면서 비약적 발전을 했다. RPC(미곡종합처리장)도 이천에서 최초로 지었으며, 지난해에는 모가면에서 생산되는 쌀의 70%를 저장할 수 있는 초저온저장시설(사이로기)을 추가로 준공을 완료해 수확 후 저장 가공 시설을 완벽하게 갖추게 됐다.
김교환 조합장은 “우리 농협의 특징은 신용사업보다 농업 경제사업에 비중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 농민들이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하는데 최우선 목적이다”라고 강조한다.
그는 요즘 관내 농가에 광역 방제, 고품질 쌀 생산단지, 유기질 퇴비 생산, 여성 조합원 지도 교육, 하나로마트 관리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하지 않고 최고의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현장을 다닌다.


“농협 사업이 별반 차이 없지만, 우리 모가면은 특징상 선진 농업의 근본이 돼야 합니다. 그래서 직원들은 요즘 뙤약볕에 힘들게 일하는 농민들을 언제나 생각하며 그들 속에서 함께 해야 합니다.”
그는 관광 단지화 되는 모가면의 농업 미래에 대해 말을 아낀다. 민관농이 각자 맡은 바 최선을 다하면 된단다. 김 조합장이 말하는 ‘최선’은 제도적으로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현장 중심의 사고를 하며, 얼마나 주민들에게 수익이 돌아갈 것인지를 생각하자는 것이다.
김 조합장의 세가지 원칙이 모가면엔 절실하다. 주민을 생각하며 자연 환경을 보전하고 관광 단지화를 꾀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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