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의 외교관 서희
상태바
고려의 외교관 서희
  • 노정욱 동화작가
  • 승인 2007.08.10 15: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신네 나라는 신라의 땅에서 생겨났으니, 고구려의 땅은 우리의 것인데 당신네 나라가 조금씩 넘어오고 있소. 또 우리와 국경을 맞대고 있으면서 바다 건너 송나라를 섬기고 있소.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군사를 이끌고 왔으니 땅을 떼어 바치고, 우리 황제에게 고개를 숙여 사신을 보내면 무사할 것이오.”
거란의 적장 소손녕이 서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니오. 우리나라는 고구려의 땅이오. 그래서 나라 이름을 고려라했고 평양을 수도로 정했으니, 영토의 경계를 따지자면 당신네 나라 동경이 우리나라에 포함되는 것이오. 또 압록강 내외도 우리의 영토인데 여진족이 가로막고 있어 바다를 건널 수밖에 없으니, 여진족을 내 쫓고 우리 옛 영토를 찾으면 어찌 당신네 나라와 통하지 않겠소.”
소손녕의 말에 서희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이에 소손녕은 서희의 말을 들고 고려에서 물러났습니다.
괭이밥 선생님은 서희 동상 앞에서 책에 있는 서희 장군의 일화를 읽어 줬습니다.


“그런데 정말 말 한마디로 전쟁을 끝냈나요?”
쪽빛은 서희 동상을 바라보며 물었습니다.
“서희 장군의 말에는 깊은 뜻이 있었지. 그 당시 거란의 입장은 전쟁을 더 크게 일으킬 수 없는 상황이어서, 서희 장군의 말을 무시할 수 없었을 거야.”
“거란의 군사가 더 많았을 텐데 왜 그렇게 쉽게 물러갔나요?”
쪽빛은 서희 동상을 끼고 달리는 자동차 소리 때문인지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그래, 거란은 팔십만 대군을 이끌고 고려를 침략했는데, 고려는 군사를 최대한 모아도 이십만이 될까 말까 했으니 계속 공격을 했으면 고려를 점령했을까? 그랬다면 거란이 서희 장군의 말을 듣지 않았을 테고, 또한 서희 장군도 그렇게 무모한 말을 하지 않았겠지. 잘 들어봐 쪽빛아. 송나라가 거란과 국경을 접하고 있었어. 거란이 다른 나라와 전쟁을 하면 송나라는 거란을 자주 공격했지. 그러니 거란은 불안해했고 또 고려는 송나라와 친교가 있어 거란도 고려와 친하게 지내면 송나라와 전쟁을 하더라도 고려가 어느 한 쪽 편을 들지 못할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 거지. 그러니 거란은 굳이 싸우지 않고 고려와 친교를 맺고 송나라를 견제할 수 있었던 거지.”


“그런데 서희 장군은 거란의 마음을 어떻게 알았을까요?”
“서희 장군은 스물두 살에 송나라 사신으로 파견되어서 검교 병부사서라는 벼슬을 얻는데, 지금으로 말하면 국방부 장관에 해당하는 관직이지. 그러니 송나라에서 보고 들은 지식이 송나라, 거란, 고려의 이해관계를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을 거야. 그래서 거란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을 거다.”


“선생님 거란이 그렇게 대단한 나라였나요?”
쪽빛은 굳은 얼굴로 물었습니다.
“쪽빛 얼굴이 왜 그래?”
“발해를 멸망시킨 게 거란이 아닌가요? 맞죠? 그래서 그래요.”
“그래도 발해가 멸망했어도 고려에 편입된 발해인은 거란에 큰 피해를 주어 서희 장군에게 힘을 실어 주었단다. 거란은 기마병들이 주축이었는데, 발해인은 수레에 긴 창을 부채모양으로 달아 일렬로 일제히 굴려 거란의 기마병에게 큰 타격을 주었단다. 또 우리나라 산악지형에는 말을 타고 빠르게 움직이지 못했고, 군량미가 부족한 거란은 서희 장군의 말에 응할 수밖에 없었던 거란다.”


“서희 장군은 뛰어난 외교관이었네요.”
“그렇지. 고려는 송나라와 거란과도 친교를 유지했고, 고려의 골칫거리였던 여진족도 쫓아낼 수 있어 서희 장군은 뛰어난 외교력을 발휘한 거지. 쪽빛도 우리 이천의 자랑 서희 장군을 본받아야 한다.”


“네. 선생님.”
쪽빛은 입을 크게 벌려 대답했습니다. 서희 동상에 햇빛이 내려 빛났습니다.
서희 장군은 이천이 본관이고 서희 장군의 동상은 이천 중리동에 있습니다. 그러나 서희 장군의 묘는 여주에 있습니다. 서희 장군의 외교력이 고려를 위기에서 구해낸 것입니다.

* 거란은 서희 장군의 말을 듣고 물러났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 거란, 고려, 송나라의 관계를 설명해 보세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