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양돈협회 최영수 이천지부장 / 한미 FTA 체결과 이천의 양돈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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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양돈협회 최영수 이천지부장 / 한미 FTA 체결과 이천의 양돈업
  • 양동민
  • 승인 2007.04.26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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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좋은 돼지고기를 만들어 품질 경쟁에서 이기는 길밖에 없습니다”

지난 4월 24일, 대한양돈협회 제6대 이천지부장에 최영수 씨가 선임됐다. 정종극 전임 지부장은 대한양돈협회 부회장에 선임되었으니 이천지부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진 것이다. 최영수 신임 지부장은 이천 축협 조합장과 이천 YMCA 이사장을 지냈으며, 4000두의 돼지를 키우는 축산 농가이기도 하다. 다음은 이취임 식장에서 가진 최영수 지부장과의 대담이다.

   
>> 이번 한미 FTA 체결을 보는 양돈협회의 입장은?

한미 FTA가 어떻게 체결됐는지는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들도 모르고, 정치를 하시는 분들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대책이 불분명합니다. 그동안 축산인들이 그렇게 고함을 질러도 귀담아 듣지 않더니 결국 이 모양이 된 겁니다. 이렇게 간다면 1차 산업은 망가지게 되는 겁니다. 5,60년대 미국의 밀가루 무상 공급으로 우리나라 밀 농사가 끝이 났듯이 말입니다. 소련 같은 나라도 농업을 게을리 하다 군수 산업이 무너지자 결국 망한 거 아닙니까. 우리나라도 1차 산업을 안 지키면 소련보다 더 심한 위기를 겪을지 몰라요. 축산이나 쌀농사는 반드시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반드시 지켜내야 합니다.

>> 돼지고기 수입은 어느 정도인가?

돼지고기는 엄청나게 수입되고 있어요. 사실 완전 개방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나마 국내 시장이 지켜지는 이유는 33%의 관세가 있기 때문이지요. 지난달에 캐나다에 가서 양돈업을 하는 사장한테 돼지고기를 얼마에 파냐고 물어 봤더니 100kg짜리가 80달러라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110kg 기준으로 생산단가가 17만 9000원입니다. 이것도 가장 키운 농가의 경우고 보통농가는 20만 원정도 들어가요. 그러니까 20만 원 아래로 내려가면 다 죽는 거예요. 경쟁이 안 되는 거죠. 그나마 이 관세도 10년 동안 간다고 했는데 10년이 아니에요. 5년 후부터 관세를 내려 10년이 되면 완전 무관세를 한다는 거죠.

>> 그럼 관세 33%만 유지된다면 할만 한가요?

그렇죠. 견디죠. 돼지고기가 7만 톤씩 들어와요. 몇 만 톤이 들어와도 관세만 적용된다면 살아요. 한 4년이 흘렀는데도 안 망가지고 지금 잘 가고 있잖아요. 이 관세를 가지고 나가야 하는데 이것이 5년, 7년, 10년 단위로 완전히 없어진다니 깨끗이 끝나는 거지요. 외국 축산업자들의 노력도 대단해요. 한국 사람들은 사료 먹인 고기를 좋아한다고 해서 한국으로 수출하는 것은 6개월간 사료를 먹여요. 그 사람들은 풀을 먹인 고기를 좋아하는데 우리는 사료 먹은 고기를 좋아해요. 사료 먹인 고기가 훨씬 고소하고 맛이 좋거든요. 도축장에도 한국 사람을 고용해서 한국사람 입맛에 맞게 구분해서 공급하고 있지요.

>> 소고기 수입 개방하고는 돼지고기와는 어떤 영향이 있나요?

소고기를 수입하면 소가 먼저 망가지지 않고 돼지가 먼저 망가져요. 한국 사람들은 소고기를 더 좋아하거든요. 돼지고기보다 소고기를 더 좋아하는 나라가 일본하고 한국밖에 없다고 해요. 다른 나라들은 돼지고기를 더 선호합니다. 값도 비싸고. 유일하게 일본이 소고기가 가장 비싸고 그다음이 한국이거든요. 그러니깐 한국이 엄청난 시장이에요. 그래서 미국이 한국시장에 들어오려고 난리를 치는 거죠. 값싼 소고기가 들어오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안 먹고 소고기를 먹지요. 그래서 우리나라는 소고기 사장이 개방되면 제일 먼저 망하는 것이 소고기가 아니라 돼지고기가 먼저 망한다는 거예요.

>> 이런 애기들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닌데, 그동안 축산업계에서는 어떤 노력을 했습니까?

미국에 광우병이 발생하면서 3년 반 동안 소고기 수입이 안 되었는데 그 덕에 우리나라 소고기 시장이 호황을 누렸지요. 제가 축협에 있을 때 소 한 마리가 150~160만원정도가 되었는데 송아지가 300만원, 큰 소는 500만원~700만원까지 올라갔거든요. 그러니깐 이것밖에 할 것이 없다고 농가들이 생각을 했지요. 반면에 양돈 쪽도 소고기가 안 들어오니까 돼지고기 값도 좋아졌어요. 그래서 양돈 농가도 많이 좋아졌죠. 문제는 경쟁력이었지요. 우리도 고기의 맛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투자를 했지요. 제가 하는 방법으로는 맛좋은 돼지 한 마리를 생산하는데 7~8000원이 더 들어요. 한두 마리라면 그 정도 비용은 문제가 아닌데 몇 천 두를 그렇게 키우려면 엄청나게 많은 돈이 들어요. 대신 소비자가 원하는 맛좋은 고기를 만들면 비인기 부위인 넓적다리 살도 맛이 좋아요. 근데 그 노력을 안 쳐줘요.  유통업자가 그만큼 더 값을 주고 가져 가야하는데 그 돈을 안주려고 해요. 없어서 못 파는 형국이다 보니 그렇지요. 그러니 고급육이 덜 나올 수밖에 없는 거예요. 앞으로는 유통 관계자들과 긴밀히 협조해서 최고급 고기를 만들어 외국 고기가 들어와도 맛으로 승부를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합니다. 유통업자들과 대화가 안 되면 국가사업으로라도 해줘야 합니다. 국가에서도 일정 기간 보장만 해줘서 소비자, 유통업자, 생산자 모두 공감대만 형성되면 그때는 쉽게 넘어갈 수 있거든요.

>> 고급육 외에 다른 대책은 없는가?

축산업에서 가장 골머리 앓는 것은 분뇨 처리입니다. 축산 분뇨를 흘리면 그날로 바로 구속입니다. 간첩 잡는 법보다 무서운 게 환경법 아닙니까? 그런데다가 몇 년 동안은 바다에다 버려라 해서 바다에다 버리기 시작했어요. 그랬는데 런던조약 체결로 안 된다고 하니 이것은 어디로 보냅니까. 예를 들어 한 4천두를 키우는 농가에서 친환경 분뇨 처리 시설을 만들려면 3~4억이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지요. 그래서 국가에서 어떤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아우성을 치는데 의지가 없어요. 그래서 지금 총 궐기 대회를 하자고 하는 거 아닙니까. 어쨌든 살아남아야 하니까 모든 힘을 합쳐서 매진을 해야지 어쩌겠습니까.

>> 경기도 축산과장의 말로는 축산업의 위기는 관세가 아니고 위생 조건들을 강화해야 한다고 한다. 경기도에서는 FTA에 대비해 어떤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가?

그것은 공무원 입장이지요. 다들 정부 정책이 그러니까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형국이지요. 답답합니다. 체결을 해놓고 결정을 지어놓고도 이렇다 저렇다 방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이런 나라가 또 어디 있을까요? 기본적인 정책은 정해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모든 건 정치하는 사람이 의지에 달려 있어요. 그런 의지를 책임자가 안 가지고 있다는 게 문제지요.

>> 분뇨에서 활성오니로 처리한다는 것은 자연으로 다시 돌려놓겠다는 뜻인가?

요즘은 웰빙 소리 많이 하잖아요. 지난해도 저희 협회에서 이것을 권장해가지고 활성 오니를 이용해 농사를 지었어요. 협회에서 농사 잘 지은 농가에 상금을 주기도 했지요. 이렇게 만든 쌀을 먹어보았는데 이천에서 가장 맛있다는 쌀보다 훨씬 맛이 좋아요. 그래서 조사를 해보았는데 쌀맛을 좌우하는 수치가 비료로 농사를 짓은 농가는 6.1%가 나왔는데 액비로 지은 쌀은 5.1%로 나왔어요. 낮게 나올수록 밥맛이 좋다고 해요. 이렇게 맛있을 거 같으면 수출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쪽으로 가야 한다고 봅니다.

>> 축사 신축 문제는 농지법을 개정해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데?

2007년 7월 4일부터 농지에 축사를 짓는데 지금까지는 농지 지목을 변경했는데 농지 지목 변경이 참 어렵습니다. 어차피 돼지 기르는 것도 1차 산업이거든요. 농사도 1차 산업인데 똑같이 1차 산업을 하는 건데 뭐 지목을 바꾸냐고 주장해서 그대로 통과가 되었어요. 그런데 어려운 난관은 돼지만 기르고 소만 기른다고 하면 상관없지만 축사에 사료를 보관한다든지 창고를 만든다든지 할 때 관리사가 들어오지 못하게 되어 있어요. 이것까지 다 처리가 되어야 해요. 이런 문제들은 정치를 하시는 분들이 너무 전문성들이 없기 때문에 모르시는 것 같아요. 축사 증축을 할 수 있게 되면 질병이 차단이 됩니다. 질병이 없어야 수출을 할 수 있거든요. 지금 수출을 못하는 이유는 열병 전염병이 들어온 뒤에요. 그때 딱 끊어졌거든요. 일본하고요. 근데 일본하고 수출할 때 자동차 수출만큼 돼지가 효자 상품이었어요. 그 이후 지금까지도 막혔잖아요. 일본 수출을 위해서는 환경을 개선해야 하고 그래야 고급육도 만들게 되는 거지요.

>> 6대 양돈협회장이 되셨는데 올해 중점 사업으로는?

지난 해 분뇨를 액비로 만드는 사업이 효과가 좋았어요. 그러다보니 분뇨를 달라는 농가는  많은데 뿌려줄 분뇨가 없어요. 분뇨를 액비로 만드는데 보통 3~6개월이 걸려요. 그런데 새로운 공법으로 액비를 만들면 30일이면 가능하데요. 냄새도 하나도 없고요. 그 회사하고 계약을 했어요. 그런데 비료를 만들려면 만평 정도의 분뇨장이 필요해요. 그래서 시에 얘기를 했더니 농지는 협회에서 구입하고 대신 시설 자금은 대겠다고 합니다. 농가들의 동의를 얻어서 농협 대출을 약속받고 지금 농지를 물색 중입니다. 농민들이 이런 엄청난 부담을 안고서도 이것을 시행하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어요. 우선 이 사업이 잘 되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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