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 칼럼
상태바
저널 칼럼
  • 유종열 / 정치학 박사
  • 승인 2007.04.05 15: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외국 기업의 유치만이 살길이다

하이닉스 공장증설을 이천에 허락해달라고 피맺힌 호소를 하는 이천주민들의 절규(絶叫)를 못들은 척 하는 정부에 분노를 느끼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이천의 살길이 그길 밖에 없는가를 되짚어보게 된다. 하이닉스 공장증설이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그것이 어려워진다면 이천은 다른 살길을 찾아야 한다. 이천이 살길은 단 한 가지다. 즉 외국기업을 이천에 유치하는 것이다.

많은 시민들은 이천 시내 공장 증설도 청주에 빼앗기는 형편에 어떻게 외국 기업체를 이천에 유치하겠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불가능할 것 같은 것이 오히려 쉽게 풀려나갈 수도 있는 것이다. 과거에 현대전자가 이천에 창설될 때 누가 과연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었는가? 이천시민들은 꿈도 꾸지 못했던 일이다. 서울 외곽순환도로에서 장호원까지 이어지는 차량 6차선 도로가 건설되리라고 누가 감히 생각이나 했었는가?

현대전자가 이천에 오게 된 것은 신둔면 출신인 필자가 정주영 회장에게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으시도록 도와드린 일이 계기가 되어 정 회장이 구상하시던 기계 산업은 사양 산업이니 미래 산업인 전자산업에 투자하시라는 작은 건의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다. 차량6차선 도로역시 필자의 친구인 이정무 당시 건설교통부장관을 이천에 초청해 강연을 하게 하면서 주말마다 반복되는 이천-서울 간 교통체증을 직접 눈으로 보게 했던 작은 일 때문에 가능해진 것이다.

이 말들은 필자의 자랑을 늘어놓기 위해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현재로는 불가능할 것 같은 외국기업의 이천 유치도 그 맥점을 찾아 추진하면 이와 같이 작은 일들로 인해 큰일들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한 말이다. 바둑을 두다 보면 작은 맥점에 의해 대마가 살기도 하고 죽기도 하는 것을 종종 볼 수가 있다. 외국기업을 이천에 유치하는 것도 그 맥점을 제대로만 찾으면 가능해질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맥점이 무엇인가를 끈질기게 또 총력을 다해 찾아보는 일이다.

그 맥점의 첫 번째 요소는 한국에 투자하기를 원하는 외국 기업이 어디에 있는가를 찾아내는 것이다. 최근 많은 외국 기업들이 한국 노동자들의 불성실성과 높은 인건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한국을 떠나고 있다. 이러한 때에 새로운 외국 기업을 유치한다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필자의 정보에 의하면 높은 인건비와 노동자들의 횡포에도 불구하고 한국 투자는 수익성이 높다고 외국 기업들에게 알려져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열심히 찾아보면 좋은 기업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맥점의 두 번째 요소는 이천시가 외국 기업 투자의 적지(適地)라는 것을 외국 기업들에게 널리 알리는 일이다. 외국 기업들에게는 이천시가 어떤 도시인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니 외국 기업들에게 이천시가 투자의 적지라는 것을 알리는 체계적 홍보활동을 벌려야 할 것이다. 이와 동시에 어떤 종류의 산업을 집중 유치할 지도 결정해야 한다. 가능하면 비슷한 분야의 기업을 집중적으로 유치하는 것이 이천시의 산업특성화를 위해 도움이 될 것이다.
세 번째로 이천시청에 외국 기업 유치 전담 부서를 새로 설치할 필요가 있다. 외국 기업 유치 가능성이 불확실한데 어떻게 인력과 예산을 배정하느냐고 반대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초 투자도 안하고 열매만 따먹겠다고 해서야 되겠는가. 외국기업 유치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과감하게 투자하라.

네 번째로 민관 합동의 외국기업투자유치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천출신들은 전국 각지에 또 세계 도처에 흩어져 살고 있다. 그들 중 외국 기업 유치에 도움이 될만한 사람이면 모두 초빙하여 활용해야 한다. 사람을 쓸 때도 정치적 이해관계를 따져 사람을 쓰면 안 된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누가 그 목표를 달성하는데 가장 큰 일을 해줄 수 있는가를 파악하여 위원들을 초빙하라. 결과가 좋으면 누가 그러한 일을 했는지를 떠나 모두 이천시장의 업적으로 인정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정치적 내편 찾기가 아니라 외국 기업 유치라는 목표를 달성해내는 것이다.

마지막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을 위시한 공무원들과 시민들 전체가 이천의 살길은 외국 기업 유치라는 확고한 의식을 갖는 것이다. 그런 혼연일체의 목표 의식을 갖고 외국 기업 유치를 추진하면서 정부의 각종 규제에 대해 체계적인 대응책을 수립해야 한다. 체계적인 노력만 기울인다면 멀지 않아 외국기업유치는 성공할 것이다. 또 한미 FTA 협정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