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孝)와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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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孝)와 추석
  • 전광우 경한실업(주)/상무
  • 승인 2006.09.2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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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추석 때는 연휴가 계속되어 어떻게 하면 편안한 휴가를 보낼까하는 요령으로 제사도 콘도에서 지내고, 상차림도 음식 전문점에 주문하여 송편과 과일, 전 등 남의 손에 의존하여 추석 차례를 지내는 것이 다반사가 되어 버렸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옛 풍습은 사라져가고 집안 준례가 없어져가고 있는 것에 아쉬움이 많다.  

우리의 추석은 정말 먹거리가 풍성하여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추석만 같아라”라는 말이 생기기도 했다.

이웃간의 정과 집안간의 성이 넘치고, 사랑이 넘치고, 집안의 질서와 가훈을 지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한 가정에 있어서 어른과 어린아이가 분별이 없다면 그 집안의 질서는 무너지는 것이 되고, 윗사람은 아랫사람을 사랑으로 이끌고, 아랫사람은 윗사람을 공경하며, 윗사람의 말에 순응함으로써, 그 집안의 질서가 바로 잡혀야 발전과 번영을 기대 할 수 있는 것이다.  

친족사이의 화목이란 주로 부녀자들이 하기에 달려있는 것인데, 부녀자들이 법도를 지키고 부덕(婦德)을 발휘한다면 친족사이에 화목을 가져 올 수 있을 것이다.  만약에 부녀자들이 법도를 지키지 않고, 부덕이 없다면 화목이 깨지게 되기에 규문(閨門) 유례(有禮) 삼족화(三族和)란 말이 나오게 된 것이다.

규문이란 부녀자들이 거처하는 안방을 뜻하는데, 부녀자들의 위치가 예전에 무척 중요했던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은 남녀평등이란 구호아래, 오히려 부녀자들의 위치에 대한 중요성과 덕망이 손상되고 있음에 필자는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   또한 추석 성묘도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부모에 대한 효(孝)에 근거하여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3년 탈상 때까지 상청을 차려놓고 조석으로 산 사람처럼 밥을 차려 올렸으며, 그동안은 흰 옷만 입고, 술과 고기를 먹어도 안 되었으며, 아이를 만들어서도 안 되었다. 집에 불이 나면 불에 갇힌 사람보다 신주를 먼저 꺼내는 것이 법도이기에 그때 불에 타죽은 효자, 열녀가 얼마나 많았던가?

옛날의 효자들은 탈상 때까지 3년 동안 무덤 옆에 임시가옥을 지어놓고, 그곳에서 사자와 더불어 사는 여묘(廬墓) 살이를 했던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의 추석맞이는 조상에 대한 예와 집안간의 화목을 중요시하기 위한 명절이었다. 지금은 더구나 현실주의에만 젖어있어 성묘를 하는데도 남에게 품삯을 주고, 묘에 잔디를 깎는 진풍경이 이루어지고 있다. 인간의 행복(幸福)은 큰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천만금을 가진 사람은 천만가지 걱정이 있고, 적게 가진 사람은 근심과 걱정도 적게 갖고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알면서도 인간의 욕심 때문에 재화에만 온갖 정신을 쏟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부모와 자식, 스승과 제자 모든 것이 자신 위주의 개인주의화 되어가고 있다. 진정한 친구를 찾아보기 힘들고, 스승다운 스승, 제자다운 제자, 부모다운 부모, 자식다운 자식, 부부다운 부부, 정치가다운 정치가..... 다운 것을 찾아보기 힘든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 너무나 슬프다 못해 안타깝다.

이번 추석 때는 할머니 내외분, 어머니 내외분, 며느리 자식, 손자 손녀 한자리에 모여 앉아 윷놀이를 하며 한바탕 웃음을 웃어 봅시다.

부녀자들이여! 오는(추석) 하루 만이라도 손 걷어붙이고 송편 빚고 부침개 부치면서 고부간에 형제간에 다소곳이 이야기꽃 피우며 정다운 정 나누어봅시다. 그리하여 불신사회 풍조를 없애어서 위에서는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국민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좌파니, 우파니, 보수니, 진보니, 계혁이니를 떠나 이제 제발 우리 본연에 이성을 찾고 우리 고유의 문화 전통을 이루어 세계 제일의 국가가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적거나 작은 것을 가지고도 고마워하고, 만족할줄 안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현대인들의 불행은 모자람에서가 아니라, 오히려 넘침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법정스님의 『당신은 행복한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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