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규의 실천 부자학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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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규의 실천 부자학 <8>
  • 이태규
  • 승인 2006.09.28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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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자가 아닌 함께 하는 자가 성공한다(Ⅱ)

부자들의 ‘face to face’ 인맥 지도

▶ 부자학 7호에 이어

특히 나는 홍콩상인의 땅을 보는 안목과 세심한 신중함에 호감을 느꼈고, 그는 나의 열성적인 협조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우리가 인맥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의 인맥지도 안에 내가 들어갔고, 나의 인맥지도 안에도 그가 한 지점을 차지하고 들어앉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부동산 중개업자는? 그는 여전히 부동산 중개업자일 뿐이다. 그 날은 함께 했지만 다음에는 굳이 만날 필요가 없다.

사회생활에서의 모든 만남이 이렇다. 100% 사적인 만남의 자리이거나 100% 업무적인 자리가 아니라 업무적인 만남도 사적인 관계로 이어지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많이 있을 수 있다. 특히나 정리적(情理的)인 한국사회에는 더욱 그렇다. 이것이 필자의 졸저 <한국의 부자인맥>에서 제시한 ‘다목적 멤버십 라이프’의 성공생활 철칙이기도 하다.

그런데 성공도 하기 전에 일신의 편함만을 우선하거나 만남의 자리를 일회적인 것으로 평가절하하여 생각하는 건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성공하지 못하는 자질을 가진 사람들은 당장의 편안함이나 남에게 보이기 위한 자존심만을 중시하고, 한 가지 일에 담긴 다양한 의미를 생각하지 못한다. 부동산에 대해 아무리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것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어떤 분야라 하더라도 전문지식 하나만으로는 큰 성공을 거두기 힘들다. 진정으로 성공하는 자질이 무엇인지,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학창시절 열심히 공부했다고 반드시 성적이 잘 나오는 게 아니듯 어떤 노력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한 마디로 진정한 성공, 진실로 오래 가는 성공이란 ‘함께 하고자 하는 노력’. 이것이 중요한 것이다.

부자들의 인맥, ‘페이스 투 페이스!’

세미나나 특별한 행사에 참석하면 너도나도 깨끗한 명함을 들고 와서 공손히 인사를 하고 혹시 대어를 낚게 되지 않을까 약간의 기대도 하는 눈치다. 그래서 정말 유명한 사람, 혹은 영향력 있는 사람과 만나 명함이라도 주고받으면 막연한 기대감마저 갖는다.

그러나 한번 명함을 주고받고 몇 번 봤다고 해서 그것이 인맥이 될까? 천만의 말씀이다. 수많은 명함은 그저 종이조각일 뿐이다. 부자들의 인맥지도는 어떠한가? 철저히 페이스 투 페이스이다. 무슨 모임의 일원이라든가 하는 지인들이 나의 인맥이 될까? 1:다수의 만남은 진정한 의미의 ‘함께’가 되기 어렵다. 그 중 절친한 친구 한두 명만이 나의 가슴으로 들어올 수 있을 뿐이다.

위에서 말한 홍콩 상인과의 만남에서도 함께 친밀한 시간을 보냈기에 정이 들고 인맥이 되는 것이지 다수 속에서 우르르 인사를 주고받고 끝냈다면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명함 속의 이름으로 끝났을지 모른다. 만남도 페이스 투 페이스로, 인맥도 페이스 투 페이스로 맺어야 한다. 많이 아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말 가슴으로 가깝게 안아야 나의 인맥이 된다.

내가 알고 지내는 한 사업가는 IMF 때 도산하여 한때 노숙자로 도시의 구석에서 처참한 생활을 했다. 원래 제조업계의 중견기업 사장이었는데 한순간에 길바닥에 나앉게 된 전형이었다. 인생은 밑바닥으로 굴러 떨어졌고 다시는 일어설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런 그가 지금은 꽤 잘 나가는 사업가로 재기에 성공했다. 어떻게 그 위기를 이겨냈느냐는 수많은 질문에 그는 한 마디로 대답한다. 평소 알고 지내던 몇 사람의 도움이 나를 다시 살렸다고.
그를 우리 지인들의 모임에 초대해서 간단한 강연을 부탁한 적이 있는데 “성공이란 지식이나 이론에 있는 게 아니라 현장, 인맥에 있다. 정말 진정한 인맥 몇 사람만 있어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평소 내가 주장하던 철학과 너무도 흡사하여 감동을 넘어 전율을 느꼈다. 듣던 사람들 역시 어떻게 그렇게 똑같은 말을 할 수 있느냐며 놀라워했다. 그러나 그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실패와 성공의 갈림길, 성공의 현장에서 피부로 느껴본 사람, 인생을 지식이 아니라 몸으로 체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깨달을 수 있는 진리이기 때문이다.

사실 그 노숙자였던 사업가는 앞에 두세 사람만 넘게 있어도 수줍어하고 제대로 말을 못하는 숫기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강연을 맡기니 참으로 난처해하며 어리숙하게 몇 마디로만 진심을 말할 뿐이었다. 그런 사람에게 얼마나 많은 인맥이 있었겠는가. 페이스 투 페이스로 맺어진 소수정예의 인맥이 그를 살린 것이다. 명함첩을 장식하고 있는 으리으리한 수많은 이름들이 도대체 나의 인생과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성공한 사람들은 인맥을 가꿈에 있어 한 번에 다수를 상대하는 법이 없다. 은밀하고도 진실하게 소수의 인맥을 선택하고, 소중한 몇 사람에게 정성을 들이며, 자신의 정보를 나누어 주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준다. 페이스 투 페이스의 인맥 지도를 그리고, 가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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