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자가 아닌 함께 하는 자가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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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자가 아닌 함께 하는 자가 성공한다
  • 이태규
  • 승인 2006.09.22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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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face to face 인맥지도

“꽃은 개나리만, 나무는 삼나무만, 새는 휘파람새만 존재한다면? 그것도 나름대로 운치가 있겠지만 산과 들에 한 종류의 꽃과 나무와 새만 있다면 자연의 풍요로움은 도저히 볼 수 없을 것이다. 사람도 각양각색이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풍부한 재능도 발현되는 것이다. 그 차이 안에 존재하는 무한대의 다양함을 느껴야 한다. 그리고 각자 최선을 다해서 서로 도우며 살아야 한다.”

맨손으로 시작해 세계적인 마쓰시타 그룹을 일궈내 일본국민에게 ‘경영의 신’으로 추앙받는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말이다. 초등학교 4학년 중퇴의 학력으로 22세 때 작은 전기회사를 차려 시작한 기업가. 말하자면 주변의 도움 없이 자수성가한 그가 서로 도우며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저서에서 남기고 있음은 문득 아이러니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혼자보다는 함께의 힘에 대한 통찰력이 있었기에 마쓰시타가 한 시대를 풍미한 대기업가가 될 수 있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 서로 도우며 살아야 한다”는 말은 정보사회인 21세기로 올수록 현실적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과거 산업사회에서는 소수의 사람만이 정보를 독점할 수 있었고, 그 정보를 기반으로 부를 쟁취하고 성공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의 도움보다는 개인의 능력으로 성공이 가능했던 셈이다. 그런데 지식정보 사회인 21세기에는 인터넷 등의 보급으로 모든 정보가 대중에게 공개되어 버렸고 단순히 실력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개인의 능력보다는 서로 돕는 인맥이 진정한 힘을 발휘하는 시대다. 성공을 담보해주는 것은 바로 그러한 고급정보를 줄 수 있는 고급인맥들. 그래서 부자들은 철저히 자기들끼리만 고급정보를 교환하고, 부와 성공은 그들만을 오가는 물줄기가 되어 버린다.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빈익빈 부익부의 고착으로 보일 수 있는 이러한 현상도 알고 보면 그들만의 특수한 인맥지도의 결과물인 것이다. 고급정보가 흘러가는 그들만의 인맥지도. 그들은 인맥지도 안에서 얄미울 정도로 폐쇄적이고 은밀하다.

종교적인 일체감으로 똘똘 뭉친 듯한 유대인의 문화가 부자들의 문화에 젖어 있기라도 하듯 세계의 부자들은 자기들끼리만 고급정보를 공유하고 자기들끼리만 소통을 한다. 본질적으로 부란 소수의 사람들에게 집중되기 마련이고, 그것이 대중에게 공개된다면 부자라는 말 자체도 없어질지 모르겠다. 따라서 평범한 사람들이 부자들의 성으로 뚫고 들어가기 위해서는 그들의 비결을 보고 그 비결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성공할 수 있는 자질 vs 성공할 수 없는 자질

나는 당대에 스스로의 힘으로 부를 이룩한 사람들을 진정한 의미의 부자라 부른다. 그런데 그들은 부자들만의 철칙과 비결을 가지고 있다.

몇 달 전 한국의 토지 매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한 홍콩 사업가로부터 투자가치가 있는 땅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평소 그의 사업추진력과 성실함을 익히 알고 있던 나는 근교에 있는 몇 군데의 땅을 보여주기로 했다. 홍콩 상인과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사람, 그리고 나의 오랜 인맥 중 하나로 수백억 원 대의 재산을 가지고 있는 K회장 등 몇몇 관련자들이 동행이 되었다.

“다 함께 갈 수 있도록 9인승 승합차를 이용하는 게 좋을 것 같소.” 평소에는 개인 리무진을 사용하는 K회장이 말했다. 그러자 동행하는 부동산 중개업자가 말했다. “편하게 가려면 승용차를 따로 마련해 두 대로 나누어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냥 지나치면 대수롭지 않은 말이지만 나는 여기서 부자와 평범한 사람을 구분짓는, 성공할 자질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경계를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부동산 중개업자는 현재 그다지 부유한 편이 아니다. 그리고 어서 성공해 큰 재산을 모으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그에 비해 K회장은 이제 성공의 정점에 이르렀다고 해도 될 만큼 부유한 사람이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은 현재 자신의 상황과는 다소 상반되는 말을 던진 것이다.
결국 부동산 중개업과 그의 동행자는 별도의 승용차를 이용하고 나와 K회장, 홍콩의 상인 등은 9인용 승합차를 타고 하루 동안 친밀한 시간을 함께 했다. 목적지로 내려가고 올라오면서 도중에 식사하고 화장실 가고 내려서 잠깐 담배 피우고 차를 마시면서 해질녘 서울로 올라와 각자 헤어질 무렵에는 서로의 가족관계, 간단한 습관, 평소 생활상, 나아가 가슴 속 취향까지 알게 되었다.
▶ 부자학 8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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