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전동 골목이 아름다운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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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전동 골목이 아름다운 까닭
  • 이석미 기자
  • 승인 2006.09.22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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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광교회 최성운 목사, 백혈병 앓는 모자 가정에 500만원 지원

창전동 주택가 골목을 몇 차례 돌고나서야 마당에서 놀고 있는 유빈이를 만날 수 있었다. 앞서 길을 안내하던 채영희 씨(30세)는 아이를 보자 덥석 안아올렸다. 이마에는 어느새 땀이 송송 맺혔다.

영희 씨와 유빈(3세)이는 달랑 둘이 산다. 이른바 모자 가정이다. 아이를 낳고 부부가 이혼을 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도 아니었다. 지난해 9월 혈소판 감소증이라는 증세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날벼락 같은 백혈병 진단을 받은 것이다.

백혈병 치료를 위해선 골수 이식 수술을 해야 했고, 엄청난 수술비가 필요했다. 다행히 <사랑의 리퀘스트>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도움을 주어 올 7월, 골수 이식 수술을 무사히 마쳤다. 그리고 지난 달 창전동 월세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아무리 줄여도 일주일에 두 번은 서울에 있는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야 했고, 간간이 100만 원 안팎이 드는 골수 검사도 받아야 한다. 이렇게 2년을 지내며 예후를 지켜봐야 한단다. 아이를 돌보느라 취직은 엄두도 못내는 형편이니, 수입이란 동사무소에서 생활보조금으로 주는 40만 원이 고작이다. 방세와 이런 저런 공과금만 해도 50만 원이 훌쩍 넘는 상황에서 병원비와 생활비는 엄청난 부담일 수밖에 없었다.

이런 모자에게 따듯한 도움의 손길이 닿았다. 순복음 예광교회 최성운 목사가 이 가정에 의료비로 쓰라며 500만 원을 지원한 것이다. 창전동사무소 복지담당자의 발품도 컸다. 채영희 씨는 어제 교회에 가서 아이 이름으로 된 통장을 받았다면 고마움의 눈물을 훔쳤다.

 “교회를 다니긴 하지만 전혀 모르는 분이었거든요. 제가 이런 도움을 선뜻 받아도 되는지 너무 고맙고 감사해요. 언젠가 이 은혜를 갚을 날이 있겠지요.”
두 모자가 외롭고 힘겹게 걸었음직한 골목길은 가을 하늘처럼 유쾌한 아이들의 소리로 가득했다. 
도움을 받고 싶거나 주실 분은 창전동사무소 복지담당(644-8626)에게 연락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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