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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까치가 이천 쌀에게
icon 노동꾼
icon 2011-01-23 06:29:03  |   icon 조회: 9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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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이 얼어붙는다

첫눈이 오면 재수없다

차는 밀려 교통대란이 일어나고

나이 드신 분들이 조심조심하다고 해도

퍽 미끄러져 팔목이 똑 부러지고

허리도 부상당하고

여자들은 하이힐 신고 나온 게 원수고

병원만 좋게 생겼다

개떡 같이 강남성심병원, 여의도 성심병원, 녹색병원 이딴 데만 노났고

수입이 늘어나 쑥쑥 자라고 속으로 콧노래 나오겠지

니나노~ 닐니리야, 닐니리야

개떡같이 남은 팔목 뿌러졌는데

서민은 살림살이 쪼그려들어 한숨이 나오는데

니니노가 나오지,

아저씨, 아줌마들은 퍼더덕 넘어져 망가지고

젊은이들은 약속 장소에 상대방이 보이면

달려가 멋있는 포즈를 취하려고 했는 데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아 팔을 뒤로 만화 영화처럼
휘적 휘적 휘적거리다가

어,어,어 철~퍼억!

에궁 쪽발려라^^;;;



어디서 친구들과 한잔하고

친구차 타고 남태령을 넘다가 첫눈이 쏟아졌다

갑작스런 눈이라 체인을 준비하지 않은 모양

그것은 주위도 다 그런 모양

차들이 엉키고

만수산 칡뿌리 얽히고 설키고

우리도 이와 같이 뒤엉켜있으면
백 년은 커녕 이틀도 못살고 얼어죽으리라

내려서 차를 미는 데 술을 얼얼하지

차는 밀리지 않고 내 발이 뒤로 밀리다가

차가 갑자기 나가면 오체 투지하듯 앞으로 철퍼덕!

그렇게 몇 번 당하고 오체투지로 남태령을 올랐는데

친구한테 물어보니 고의로 그런 게 아니고

다~ 눈탓이란다. 믿어야지머. 안 믿는다고 헸다가는

내려서 걸어가라 할 텐데.



그날 일을 생각하면 시를 읊어보면



첫눈 오면 첫눈이 오면

도로에 도시에 첫눈이 오면

선죽교 핏자국 새긴

철퇴같은 첫눈이 오면

크리스마스에 첫눈이 오면

예수 사지에 못박은 것같이

차도 십자가 고행이고

사람은 앞뒤, 좌우 가리지 않고

철조망 통과 낮은 포복 훈련소 각개전투 훈련장이고

오체투지로 골목도 설설 기고

도시에 눈이 오면

크리스마스 때 첫눈이 오면

선죽교 피딲지 붙듯 사람들 몸에 달겨붙는

눈이 오면

서민들은 아마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일백번 고쳐죽어도

크리스마스 때 백골 빻아뿌리듯 첫눈이 오면

예수 향한 일편단심이고

천당에 가서 백년해로고 영생을 얻었고 뭐고

재수가 모다 조류독감 걸린 것 같다
2011-01-23 06:2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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